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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 서울역 스고이(좋아요)!”

일본인 관광객 필수 여행 코스…선물 구입 마트엔 하루 1000명 북적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김대원 인턴기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아, 서울역 스고이(좋아요)!”

“아, 서울역 스고이(좋아요)!”

서울역 롯데마트는 물건을 사려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늘 붐빈다.

항의 방문은 싱겁게 끝났다.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며 한국을 찾은 일본 의원들(중의원 2명, 참의원 1명)은 비빔밥 먹고 김을 한 박스 사서 9시간 만에 돌아갔다. 고작 이러려고 그렇게 물의를 일으켰느냐는 조롱이 이어졌다. 사실 김을 사간 일본 의원들의 행동이 특이한 것은 아니다. 쇼핑하러 한국에 온 일본인이라면 응당 하는 행동인 것. 일본인의 ‘바이 코리아’가 2000년대 초부터 시작한 점을 생각하면 신기한 일도 아니다.

최근 서울 남대문이나 시내 중심지 백화점을 제치고 일본인 관광객의 신흥 쇼핑 중심지로 부상한 곳이 있다. 바로 서울역 롯데마트다. 일본인 월평균 방문자 수도 3만2000여 명에 이른다. 하루에 1000명 넘는 이가 방문하는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체 매출 중 8%가량이 일본인 관광객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8월 10일 오전 9시 서울역 롯데마트를 찾았다. 입구에서부터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안내방송이 차례로 흘러나왔다. 가방을 고객센터에 맡기고 안으로 들어갔다. 코너별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병기해 놓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마트 전체가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인 고객도 어떤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구조였다.

김과 다시마가 최고 인기 상품

쇼핑하기엔 시간이 일러서였는지 일본인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서너 명이 이것저것을 살피는 모습이 보였다. 김과 다시마가 있는 코너로 다가가자 일본인이 몇 명 더 있었다. 규슈에서 온 사토 마유키(43) 씨와 사토 레이카(15) 씨 모녀도 그 가운데 있었다. 두 사람은 신중하게 김을 고르는 중이었다.



“종류가 무척 다양해 어떤 김을 사야 할지 고민이네요(웃음).”

일본인 대부분이 대량으로 김을 사가기 때문에 롯데마트에선 10봉에서 20봉 정도를 묶어 ‘번들 제품’으로 판매한다. 그러다 보니 부피가 커 3개 정도만 사도 들고 다니기가 힘들다. 이런 점을 고려해 서울역 롯데마트는 국제특송(EMS) 서비스를 운영한다. 김과 다시마같이 부피가 큰 상품은 판매대 옆에 무게에 따른 EMS 운송비를 따로 표시해놓았다. 롯데마트는 “월 110건 정도 EMS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사토 씨도 EMS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사토 씨에게 왜 한국 김을 사느냐고 묻자 “오메야기(선물)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국 김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 선물로 사다 주면 매우 좋아한다는 것. 김만이 아니었다. 일본인이 선물하려고 혹은 한국에 온 기념으로 사가는 물건은 브라우니 같은 과자를 비롯해 김치, 라면, 삼계탕 등 종류가 다양하다.

오전 10시가 지나면서 매장 안은 붐비기 시작했다. 젊은 일본 여성들의 장바구니에는 브라우니가 꼭 들어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시하라 미카(21) 씨와 하네다 나오코(21) 씨도 브라우니를 담고 있었다.

“디자인도 예쁘고 무엇보다 일본에서 접할 수 없는 과자라서 마음에 들어요.”

그러면서 이시하라 씨는 신난 얼굴로 가이드북을 보여줬다. 일본어 가이드북 중앙에 자리한 서울역 롯데마트와 브라우니 선물세트 사진이 보였다.

교통 편리한 지리적 매력도 한몫

일본 관광객은 서울역 롯데마트의 인기 요인으로 전통적 쇼핑지인 명동 및 남대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저렴한 제품 가격을 들었다. 여기에 결정적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교통 이점이다. 배를 이용한 일본인은 부산항에 도착해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린다. 비행기를 타고 온 일본인도 인천공항에 내려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곧장 서울역으로 온다. 따라서 서울역은 한국에 온 일본인의 첫 코스이거나 귀국 전 마지막 코스인 셈이다. 브라우니를 산 이시하라 씨와 하네다 씨, 그리고 김을 구입한 사토 씨 모녀 모두 귀국하기 전 코스로 서울역 롯데마트에 들렀다.

정오가 되면 롯데마트는 조금 한적해진다. 일본인이 밥을 먹거나 관광하러 떠나기 때문이다. 그러다 점심시간이 끝나는 오후 3시쯤 되면 다시 북적대기 시작한다. 크게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 김, 과자, 그리고 라면을 진열해놓은 곳에는 한국인보다 일본인이 더 많다. 저녁시간이 되면 다시 한 번 손님이 빠지긴 하지만 크게 줄어들진 않는다. 스낵코너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는 일본인도 많다.

하루 관광이 끝나는 오후 8시쯤부터 다시 관광객이 몰려온다. 이때 서울역 롯데마트는 작은 아시아가 된다. 오전에는 거의 없던 대만인과 중국인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대만인과 중국인에게도 롯데마트는 인기다. 대만에서 온 린쉬샨(24) 씨와 오니야 린(24) 씨는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이곳을 찾았다. 홍콩에서 온 한 가족은 인터넷 자료에서 뽑아온 서울역 롯데마트 여행기를 들고 쇼핑하고 있었다. 이들은 “싸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살 수 있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실 이들과 일본인이 선호하는 품목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대만 젊은 여성들도 일본 여성들처럼 브라우니 선물세트를 빼놓지 않고 구입했다. 대만 여성 피비(25) 씨는 “한국 브라우니는 대만에서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라면 코너에서 대만인이 짜파게티와 둥지냉면 5개 묶음제품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일본인이 김을 선호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만인과 중국인은 김 코너 주변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오후 10시가 훌쩍 넘었지만 서울역 롯데마트는 여전히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안내를 맡은 점원은 “폐점시간까지 관광객들이 쇼핑한다”고 말했다. 폐점 시간은 오전 1시. 대중교통이 끊기는 오후 11시쯤 돌아가는 손님도 있지만, 남아서 오전 1시까지 쇼핑하다가 택시를 타는 경우도 많다. 숙소가 매장과 가까운 명동에 주로 있기 때문. 매장을 나서는데 일본인 관광객이 삼삼오오 들어왔다.

롯데마트는 폭발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잡으려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다. 일례로 브라우니에 대한 여성 관광객의 요구를 파악해 브라우니 선물세트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이 선물세트는 현재 서울역 롯데마트에서만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외국인 안내 서비스, 인기 상품 관리, 킬러 상품 유치 정책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1.08.22 801호 (p42~43)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김대원 인턴기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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