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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記·충·천

청학서당 훈장님 말씀

  • 이설 기자 snow@donga.com

청학서당 훈장님 말씀

“환자는 내가 퇴근한 후에 죽어라.” “담당 환자가 죽어서 오늘은 편하게 잠잘 수 있겠다.”

한 중국 간호사가 ‘망언 종결자’로 등극했습니다. 광둥성 산터우 시 한 병원 내과 간호사가 오명의 주인공인데요. 2월 22일 그가 자신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관련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2년 전이었던가요.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부 간호조무사가 신생아들의 얼굴을 복숭아에 비유하며 장난을 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비난을 받았죠. 지난해 중국에서는 일부 의대생이 실습용 사체를 희롱하는 듯한 사진으로 충격을 줬고요.

물론 극히 일부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전에 없던 비슷한 뉴스가 연이어 보도되는 것을 보면 경시해서도 안 될 일이죠. 환자, 신생아, 사체 등 신체적으로 극한의 약자인 이들에 대한 우리네 시선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징후일 테니까요.

아울러 직업윤리도 생각해봅니다. 비단 간호사나 의사뿐 아니라, 대부분 직업은 그들만의 자부와 윤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례로 드라마 ‘싸인’에서 주인공 윤지훈 선생(박신양 분)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명한 소장(전광렬 분)은 사사건건 법의관의 직업윤리를 놓고 맞붙습니다. 직업윤리가 부족한 이 소장도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어 시청자도 함께 두 사람의 입장을 따져보게 되죠.



청학서당 훈장님 말씀
이번 주 이천에 있는 청학서당의 훈장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청학동에도 가본 적이 없어 훈장님은 처음 뵀는데, 정말로 하얀 도포자락 휘날리며 뒷짐 지고 걸으시더군요. 그의 입에서 나오는 ‘양반’ ‘상놈’이란 단어는 생경한 한편 친근했습니다. 극점에 놓인 두 감정을 동시에 느낀 건, 유교문화의 정수를 경험하지는 못했어도 그 토대 위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이겠지요. “점차 상식이 비상식이 되는 것 같다. 기본이 중요하다”는 훈장님의 말에 인간미를 회복할 답이 숨어 있지 않을까요?



주간동아 2011.03.07 777호 (p12~12)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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