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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편법 의혹 대학 집중 점검 사정관제 바르게 정착 시킬 것”

양정호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

  • 이설 기자 snow@donga.com

“편법 의혹 대학 집중 점검 사정관제 바르게 정착 시킬 것”

“편법 의혹 대학 집중 점검 사정관제 바르게 정착 시킬 것”
“사정관 한 명이 서류 수천 장을 검토하는데, 기존 수시와 다를 게 뭐냐.”

“잠재력을 가진 학생보다 성적 우수자를 뽑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

올 하반기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는 입학사정관제(이하 사정관제)였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들은 여야 불문하고 그간 준비한 사정관제의 허점을 신나게 지적했다. 도마에 오른 주요 문제점은 △사정관제 전형이 기존 수시 전형과 다르지 않다 △사정관제로 입학한 특목고 학생과 내신 우수 학생이 비(非)사정관제 전형 입학생보다 많다 △사실상 특목고 학생을 우대하는 어학 특기자 전형 등이 다수다 △대학들이 사업 종료 두 달 전에 운영비 절반을 집행했다 등. 사정관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도 덩달아 높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주호 교과부 장관도 관련 발언을 했다. 이 장관은 10월 25일 “사정관제 관련해 비리가 적발되는 대학은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등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현재 예산을 지원하는 60개 대학 중 공통기준을 어기는 대학은 예산 지원을 중단하거나 지원 대상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올해 말까지 현장 점검을 실시한 뒤, 비리가 적발된 대학에는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이로써 어깨가 무거워진 단체가 있다. 바로 대학 운영의 공공성과 자주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다. 대교협은 이명박 정부의 대학 자율화 추진으로 2008년부터 대학입시 관련 업무를 교과부에서 이관받아 진행하고 있다. 사정관제에 대한 감독 관리도 대교협이 주도한다. 10월 27일 오후, 전국 대학의 사정관제 업무를 총괄하는 양정호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을 현장 점검 중인 A대학에서 만났다.



4개 분야로 나눠 실사 진행

▼ 교과부는 “대교협의 현장 점검이 마무리되는 대로 비리 대학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장 점검 진행 상황은?

“실사(현장 점검)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바로 공정성, 전형과 예산, 전형료 적정 수준, 표절·대필인데 이에 대한 실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형과 예산 부분 실사는 마무리됐고, 공정성 관련 실사는 다음 주까지 마칠 계획이다. 올해 예산을 지원받는 60개 대학이 점검 대상이다. 대교협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교과부가 각 대학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이다.”

▼ 부정 입학 등 공정성 부분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공정성 현장 점검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나.

“공정성 실사는 간단히 말해 사정관제로 들어온 교직원 자녀의 입학 과정을 살피는 일이다. 2, 3년치 교직원 자녀 입학생 명단을 확보한 뒤, 입학 과정이 공정했는지를 조사·판단하는 것이다. 10월 초부터 대학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했고, 이번 주부터 2주간 현장 점검을 한다. 대교협과 교과부 직원 5명 정도가 매일 2개 대학을 방문하고 있다. 모든 대학을 조사하는 것은 아니고, 자료 검토 결과 문제 학생이 있는 대학만 방문한다.”

▼ 교직원과 교직원 관련 입학생 중 조사대상 범위는?

“교수, 교직원, 기능직 직원 등 대학 관계자는 물론 병원이나 부속법인 직원 모두가 조사 대상이다. 입학생은 교직원 자녀를 우선으로 하되, 입학사정관들은 친인척에 대한 신고와 서약을 해야 한다. 건강보험, 학비 지원 등 교직원 관리 시스템으로 자녀에 대한 정보를 1차적으로 파악한 뒤, 사정관제 입학생 리스트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어떤 전형으로 들어왔는지, 합당한 이유로 합격했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한다. 교직원의 친인척, 지인까지 조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 조사 결과 편법·비리 가능성이 있는 입학 사례는 얼마나 되나.

“아직 조사 중이라 밝히기 힘들지만, 학교당 사정관제로 입학한 교직원 자녀는 많지 않다. 대부분 5명 미만이고, 그보다 많은 대학도 일부 있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대학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절차에 따라 입학했으므로 학생 개인에 대한 제재는 하지 않을 것이다.”

외부 기구보다는 강력한 자체 감사

“편법 의혹 대학 집중 점검 사정관제 바르게 정착 시킬 것”
양정호 실장은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다. 그간 주로 연구해온 분야는 학업성취도와 사정관제. 교육계 ‘뜨거운 감자’인 사정관제의 정착을 돕고 싶다는 욕심에 대교협에 합류했다. 대학 관계자들을 ‘괴롭혀야’ 하는 실사 업무와 기존의 교수 업무는 하늘과 땅 차이. 현장 점검 업무의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현장 점검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숨기려는 것을 찾아내야 하는데, 노하우가 있나.

“낯선 업무지만 교수라서 갖는 장점이 있다. 우선 대학에 있기 때문에 내부 행정에 밝다. 어떤 자료를 구비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기에, 점검 업무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또 교수로서 외부 평가를 받았던 경험도 큰 도움이 된다. 평가받을 때의 포인트를 역으로 활용하고 있다.”

▼ 대교협은 대학들의 모임이다. 사정관제 관리·감독이 ‘제 식구 감싸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외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입시에 대한 규제가 들어오면 대학들은 반발하고, 그러면 정부도 부담이 된다. 여러 번 그런 과정이 반복됐다. 외부 기구를 만드는 것보다 대교협을 통해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공정성을 갖춰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끌고 갈 수도 있지만, 공감대가 형성되면 대입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돼 있다.”

▼ 현장 점검 결과 발표 시기와 예상 제재 수준은?

“11월 10일 이후에 제재 방안과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발표할 것이다. 실사 결과 예산 운용 규정을 어긴 대학이 많았다. 입학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에게 중복 수당을 지급하거나 종결 시점에 예산을 몰아서 지급한 사례가 다수였다. 예산 삭감 대학은 최소 5개 이상 될 것이고, 정원 감축 등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사정관제가 성적 우수자나 특목고 출신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3년간 정부가 추진해온 사정관제를 평가한다면.

“초반에는 특목고 학생이나 성적 우수자에게 유리한 ‘한국형 입학사정관제’가 다수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토익, 토플, 경시대회 경력 등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한 조건을 배제하는 공통기준이 적용된다. 외고 학생에게 유리한 글로벌 전형이 2009년에는 사정관제에 포함됐지만, 앞으로는 사정관 전형에 외국어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사정관 전형을 줄이고 글로벌 전형, 과학 특기자 전형 등 특별전형을 늘리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올해 전형 규모는 줄지 않았다.”

▼ 사정관 자격증제 도입, 표절검색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시스템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사정관들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전문성에 대한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자격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1차 대상은 기존의 사정관 500여 명이다. 시험 형태는 아니고, 사정관제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에게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급수나 과정의 종류 등 세부사항은 논의 중이다. 또 개별 대학이 운영하는 표절검색 시스템을 통합해, 모든 서류를 크로스 체크할 방침이다.”



주간동아 2010.11.01 760호 (p62~63)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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