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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초미니 선거 호된 민심에 “뜨끔”

민주당▶ 텃밭 광주서 3등 충격의 10·27 패배 한나라당▶ 4곳서 승리 불구 부산 표심 흔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초미니 선거 호된 민심에 “뜨끔”

초미니 선거 호된 민심에 “뜨끔”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서대석 후보의 선전으로 야권연대에서 유리한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이다.

10·27재보궐선거 결과 민주당이 텃밭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해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게 됐다. 서구청장 선거는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등 민주당 간판이 총출동해 김선옥 후보의 지원유세를 벌인 곳. 유세에 나선 손 대표는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정권교체론’까지 꺼내들며 김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여러분이 김선옥을 구청장으로 만들어주면 민주당에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한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김선옥 후보(24.03%)는 민선 3기 서구청장을 지낸 무소속 김종식 후보(37.88%)에게 구청장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 국민참여당 서대석 후보(35.38%)에게도 큰 표 차이로 졌다. 6·2지방선거에 이어 연거푸 고배를 마신 것. 민주당 대표 경선 당시 ‘잃어버린 600만 표를 되찾아오겠다’는 기염에 전략적으로 손 대표를 선택한 광주, 그것도 광주의 중심부인 서구에서의 3등 성적표는 민주당에겐 충격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국회의원 선거구 없이 전국 6개 지역에서 치러진 ‘초미니 선거’여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애써 덤덤한 표정이다. 이춘석 대변인은 “달리는 말에 주시는 아픈 채찍으로 알겠다.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진중하게 고민하겠다”는 논평을 냈다.

정권교체 vs 민주당 대안 정당



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심 동향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10·27 초미니 선거’는 선거 규모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구청장 선거 투표율이 26.4%임을 감안하면 조직력이 탄탄한 민주당 후보의 대패는 더욱 뼈아프다. 물론 손 대표로선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만큼 언제든 선거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시절 공천권을 행사한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 지역 국회의원인 조영택(서구 갑), 김영진(서구 을) 의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후보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무소속 전주언 후보에 진 뒤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선거 무대에 올랐다.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경윤호 객원교수의 분석이다.

“아무리 민주당 후보라지만 지역민들에겐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 6·2지방선거 때에도 광주·전남지역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기초단체장 후보 7명 중 6명이 당선되지 않았나. 지역민들도 민주당 후보가 수권정당 후보로서 ‘부족하다’면 대안을 찾는다. 민주당도 호남지역을 더 이상 주머니표로 생각하면 안 된다. 19대 총선에서도 인물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으면 냉정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경고음이다.”

당 대표로서 첫 시험무대에 올랐던 손 대표는 대선주자로서도 밑진 장사였다는 평이다. 이번 서구청장 선거는 민주당과 야4당 단일후보 간 대결로 부각되면서 ‘손학규 대 유시민’의 대리전 성격을 보였다. 선거운동 기간 손 대표는 ‘정권교체’를 내세웠고,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민주당 대안 정당’을 강조했다.

“민주당 못지않게 김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는 참여당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

결과는 국민참여당 서대석 후보의 승. 그것도 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야권 대선후보 선두를 다투는 유 원장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어서 손 대표의 ‘내상’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국민참여당은 이 틈새를 파고들면서 야권연대 협상에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양순필 대변인의 말이다.

“광주·전남에서 민주당 후보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깨졌다. 민주당도 낡은 지역주의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 혁신하고 다른 야당들을 존중하며 더 큰 야권연대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야당 후보 30% 득표에 긴장

초미니 선거 호된 민심에 “뜨끔”
민주당의 한 관계자의 말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선거 민심은 경쟁력 없고 검증되지 않은 인물은 민주당이라고 해도 찍어주지 않는다는 거 아니겠나.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면 손 대표는 현재의 당권 분점체제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을 것이다. 야권연대 협상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결국 손 대표의 손에 작은 가시가 박혔다고 볼 수 있다.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은근히 신경 쓰인다. 방치하다가는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선거 결과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야당을 끌어안아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향후 협상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중심의 연대 과정에서 ‘민주당만으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동시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참여당의 약진이 돋보인다면 민주당의 야권연대 방정식은 복잡해진다.

반면 한나라당은 지난 7·28재보궐선거에 이어 연승을 거두면서 당분간 정국 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6·2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는 물론 18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6곳을 무소속 후보에게 내준 지역에서 텃밭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특히 무소속 후보에게 내리 3번을 내준 의령군수 자리에 당선자를 배출했고, 광역의원을 뽑는 경남 거창 제2선거구와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부산 지역 2곳에서도 당선자를 냈다. 선거를 지휘한 안상수 대표는 6·2지방선거에서 ‘경남의 악연’을 청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고민거리도 동시에 안겨줬다. 부산 기초의원 선거에서 야당 단일후보들이 30% 이상 득표함에 따라 부산에서 비한나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 6·2지방선거에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45%라는 ‘경이적인’ 지지를 받아 한나라당 텃밭도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더 잘하라는 격려로 이해하고, 더욱 국민과 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평가의 성격도 있다고 보고 4대강 사업 등을 원활하게 추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10·27재보궐선거는 초미니 선거였지만 결국 대한민국 1, 2당에 많은 고민과 숙제를 남겼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보궐선거 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체 유권자 37만2324명 가운데 11만 5053명이 투표를 마쳐 30.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34.1%)와 지난해 10·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율(39.0%)보다 낮은 수치다. 선거구별로는 경남 의령군수 선거 70.9%, 광주 서구청장 선거 26.4%였다.



주간동아 2010.11.01 760호 (p12~13)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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