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9

2010.10.25

고려인삼, 간암과 간경변도 치료한다!

이집트 모사드 박사팀 최초 규명 … 홍삼의 지방간 개선, 간 손상 예방 효과 밝혀져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0-10-25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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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인삼, 간암과 간경변도 치료한다!
    건강에 웬만큼 관심 있는 사람은 우리 인삼(고려인삼)이 지닌 치유 효과를 조금씩은 알고 있다. 항암, 혈류 개선, 면역력 강화, 항당뇨, 갱년기 개선, 항피로, 항스트레스, 정력 증진, 피부 미용, 숙취 해소, 멀미 방지, 뇌 기능 향상…. 이 같은 효능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동양의학 문헌에 씌어 있는 것들이 아니다. 현대과학이 지난 50여 년간 각종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해낸 결과들이다. 지금까지 인삼의 효능과 관련된 의미 있는 논문만 6000여 편. 이렇게 가다간 머지않은 장래에 ‘고려인삼’이란 단어 앞에 붙어 다니던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명약’이란 수식어와 인삼의 학명인 ‘파낙스 진생(Panax Ginseng)’의 원뜻이 사실로 밝혀질지도 모른다. ‘파낙스’는 그리스어로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이다.

    다양한 질환에 대한 인삼의 치료 효능을 여러 학자들이 연구했지만, 이상하게도 “인삼이 간질환을 치료한다”는 결과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일까. 혹자는 ‘인삼의 독성이 간에 부담을 준다’는 식으로 인삼의 간질환 치료 또는 예방 효과를 부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2010년 9월 중순 ㈔고려인삼학회가 주관하고 농림수산식품부가 후원해 개최된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놀라운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인삼(홍삼)이 일반 간질환도 아닌, 간암과 간경변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약물과 함께 병행 치료 효과 극대화

    고려인삼, 간암과 간경변도 치료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간암 발병률 및 사망률 1위 국가다. 사진은 암 검진 모습.

    인삼의 질환 치료 연구에서 또 하나의 획을 그은 연구진은 이집트 국립연구소 모사드 박사팀이다. 모사드 박사는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 수만 110편 이상에 달하고 20개 국제 학술지의 감수위원을 맡고 있는 세계적 석학으로, 2007년과 2009년 ‘올해의 세계 의학자(International Health Professional)’로 선정된 인물이다. 현재 5개 국제 학술지의 공동 편집자이기도 하다.

    연구진의 실험은 간암 환자와 C형 바이러스성 간경변을 앓고 있는 환자(C형 간염이 간경변으로 악화된 환자) 두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남녀 각각 30명씩 약물 치료 및 홍삼 섭취를 병행한 그룹과 약물 치료만 시행한 그룹으로 나눠 11주간 관찰했더니, 매일 홍삼 600mg을 먹으면서 약물 치료를 병행한 C형 바이러스성 간경변 환자는 약물 치료만 한 대조군과 비교해 혈중 바이러스 수가 남성은 91.8%, 여성은 4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 환자 그룹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간암 환자에게 약물 치료와 함께 매일 홍삼 900mg을 섭취하게 했더니, 간암의 지표가 되는 알파태아단백효소(α-fetoprotein·AFP)의 발현량이 남성은 47%, 여성은 71% 감소했다. 또한 혈중 빌리루빈, 단백질, 프로트롬빈 수치도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홍삼을 섭취한 두 그룹 모두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간경변과 간암 치료에서 홍삼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두 질환 모두 약물 치료만 한 경우에는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모사드 박사팀은 “간암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대중적인 악성종양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년간 발병률이 해마다 3~9%씩 증가하고 있는 무서운 질환인데, 기존의 약물 치료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던 환자를 고려홍삼이 치료했다. 이번 실험을 통해 고려홍삼이 C형 바이러스성 간경변과 간암 치료에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모사드 박사는 간암이 전 세계적으로 다섯 번째로 많은 암이라고 했지만, 국내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2008년 국가 암 등록 통계자료에 따르면, 간암은 폐암에 이어 국내 암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해 1만5000명의 환자가 간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 특히 간암은 위암, 폐암과 함께 남성에게 가장 자주 발생하는 3대 암으로 꼽히며, 40세 이상 남성의 암 사망원인 1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간암 발병률 및 사망률 1위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암이 발생해도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탓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국내 간암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B형 간염(간경변증과 만성 간염 포함·70%), C형 간염(10%), 알코올성 간질환(10%), 비만 등과 관련된 지방간염(10%)을 들 수 있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의 확대로 점차 환자가 줄고 있고, C형 간염도 대부분 수혈사고로 인한 감염자가 많아 혈액 안전 관리만 강화하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인삼, 간암과 간경변도 치료한다!

    고지방식이로 지방간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알코올성, 비만성 간질환 예방에 최고

    문제는 알코올성 간질환과 비만성 간질환이다. 이 둘은 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술과 비만에 따른 지방간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한간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지방간 환자는 1988년 7%에서 2007년에는 28%로 20년 사이 4배나 급증했다. 지방간은 치료받지 않거나 술을 계속 마시면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고려홍삼이 지방간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간에 지방을 축적하고 지방간을 유발하는 인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우리 인삼이 고지방식이로 인한 간지방증 및 간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를 지닌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한국인삼공사 R&D 본부 송용범 박사팀이 실험쥐를 대상으로 정상식이, 고지방식이, 고지방+0.5%의 홍삼식이, 고지방+1.0% 홍삼식이를 12주간 시행하면서 관찰한 결과, 고지방식이를 한 쥐들은 지방 축적으로 인해 간 지방 무게, 간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이 증가한 반면, 홍삼식이를 한 쥐들은 이들 인자가 확실하게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 박사는 “간 지방과 간 중성지방은 지방간을 유발하는 인자라는 점에서 홍삼식이가 간지방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삼의 종류

    가공 방법에 따라 수삼…백삼…홍삼


    고려인삼, 간암과 간경변도 치료한다!
    수삼 | 경작지에서 수확한 가공하지 않은 인삼을 말한다. 건조하지 않았다고 해서 생삼(生蔘)으로도 불린다. 수삼은 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해 일주일 이상 보관하기 어렵다. 유통 과정에서 부패하거나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장기간 보관하려면 가공을 해야 하며,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삼의 이름이 달라진다.

    백삼 | 수삼의 껍질을 벗긴 뒤 햇빛이나 열풍에 말려 수분 함량을 14% 이하로 낮춘 것이다.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말린 형태에 따라 직삼, 반곡삼(다리가 몸통 부분까지 절반 정도 구부러져 있다), 곡삼(다리는 물론 몸통까지 일부 말려 올라가 있다)으로 나뉜다.

    태극삼 | 수삼을 끓는 물에 찌거나 데쳐서 말린 것이지만,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홍삼 | 수삼을 껍질째 증기나 다른 방법으로 쪄서 말린 것이다. 겉모양이나 속의 상태에 따라 천삼(天蔘), 지삼(地蔘), 양삼(良蔘)으로 구분한다. 찌는 과정에서 성분이 변해 인삼 중에서 사포닌 성분의 종류와 양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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