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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부동산 살까 팔까?②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실수요자별 매매 및 투자전략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정부가 추락하는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8·29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이하 8·29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이 나오자 가을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적체됐던 매물이 소화되는 등 다소 거래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규제완화 조치로 반짝 상승을 넘어 전체 기조를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듯하다. 시장은 침체장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긴 안목으로 부동산시장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 노무현 정부 말기 상투 잡은 최 부장

1주택자면 리모델링하고 때 기다려야… 2주택자면 잘 팔리는 집 팔아 2라운드 대비

Q 최 부장은 노무현 정부 말기 경기 안양의 아파트를 5억 원을 주고 마련했다. 큰 빚을 내고 ‘상투’를 잡았지만 지금은 3억6000만 원에 내놓아야 집을 보러 올 정도. 최 부장은 ‘어떻게든 손절매를 해야 할까’ ‘꾸역꾸역 이자를 갚을까’ 하며 매일 밤 머리를 싸맨다.

A 최 부장은 운이 없었거나 욕심이 과했다기보다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경제학 용어인 정보의 비대칭은 시장 내에서 정보의 정확도와 판단에 따라 재화의 이득이나 손해를 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2006~2007년에 부동산시장에 큰돈을 묻은 이들은 재테크의 기본 커리큘럼에 조금 무지했거나 적은 확률에 베팅한 용기 있는 사람이다. 이미 세금을 포함한 각종 규제정책이 나왔고, 시장을 잠재울 만한 건축 인허가 물량이 윤곽을 드러낸 때였기 때문이다. 즉 새로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녹색불이 꺼지고 노란불이 들어온 상황이었다. 당시 여러 형태로 장을 띄우는 이들이 있었는데, 주로 아파트 판매자나 건설 관련 업자였다.

최 부장이 1주택자라면 그나마 다행스럽다. 1주택자는 보유세 부담 등 각종 상황에서 버틸 만한 여유가 있다. 또한 주택 목적을 주거공간 확보라는 근본 개념으로 돌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빚을 내서 집을 한 채 샀는데 그 시점이 나빴을 뿐이므로 그 후 가격이 내린 것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그저 생활공간으로 활용하다가 적정 가격을 회복하면 팔고 나온다고 쉽게 생각하면 되겠다. 주거 가치와 투자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한 아쉬움이 있더라도, 보유 기간 중 시시각각 바뀌는 집값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 기분전환을 위해 인테리어나 테라스 확장 등 리모델링을 권한다.

최 부장의 집은 9억 원 이하의 주택이어서 DTI규제 완화 등으로 머지않아 절반쯤은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이 아니더라도 집값 하락은 한계가 있다. 매년 조금씩 물가가 오르고 철근, 벽돌 등 건축재 가격도 올라간다. 정책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되는 종속적인 것이다. 정책이 바뀔 수밖에 없도록 시장 상황이 변해서 새 정책이 나오지만 이런 부동산 정책에 너무 민감한 것도 1주택자에게는 좋지 않다.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그러나 최 부장이 2주택자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의 시장 내 포지션이 달라지고, 투자용 레버리지로 사용한 대출금에 대한 고민은 건강을 해칠 만한 사유가 된다. 부동산 투자의 매뉴얼에 따르면 융자를 기반으로 추가 주택을 살 때는 그 주택이 대출금의 이자를 낼 만큼 투자 상품으로서의 기본수익은 보장됐는지 살펴야 한다. 투자용 주택 거래가 자리 잡은 미국에서는 월세를 받아 이자를 내는 선입선출의 균형을 중시한다.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는 자신의 돈이 들어가지만, 나머지 중도금과 잔금(전체 주택가격의 70% 정도)은 대출로 충당하고, 그 이자는 월세로 낼 수 있도록 자금계획을 짠다. 이런 구조 없이 무작정 시세차익을 얻고자 집을 사들이고, 그 주택을 낮은 가격으로 전세를 주며, 급여의 상당 부분을 대출이자로 낸다면 대단한 고통일 것이다.

수도권 버블세븐 지역에서 ‘피크 가격’에 집을 산 사람 혹은 2기 신도시에 대형 평수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 상당수가 이러한 위기에 봉착했다. 그들 대부분은 ‘부동산 불패론’에 편승해 이런 구조적 계산을 간과했다. 기존 집이 안 팔려 이사도 못 가고, 차선책으로 새집을 전세 놓아야 할 처지가 됐지만, 전세 가격이 새 아파트의 20%인 잔금에도 못 미처 집을 비워놓는 등 난처한 상황에 몰린 사람도 많다. 만일 최 부장이 이런 경우라면, 시장이 조금 좋아질 때 2주택 중 1주택을 팔아 본래의 1주택자로 돌아가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그 시점은 가격과 상관없이 거래가 활성화되는 때다. 아쉽지만 2009년 9월 7일 정부의 수도권 DTI규제가 없었다면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에 적정선에서 매도하고 빠져나올 기회가 주어졌을 것이다. 당시 통화량 증가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고 앞으로는 자신이 손실을 감당할 만한 범위에서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한다. 최 부장 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자 8·29 부동산대책이 나왔고, 한시적이나마 서울 및 수도권 지역 DTI규제가 철폐됐다.

그러나 이 정책은 상황을 반전시킬 만큼 완전하지 않다. 집을 산 금액과 그간 내온 이자를 더한 가격에 팔 때까지 버티기에는 향후 수년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2채의 주택 중 잘 팔리는 집을 먼저 팔아 상황을 추스른 다음, 그간 실패와 마음고생으로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2라운드를 준비해야 한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부동산컨설턴트 drbong@daksplan.com

→ 10년 전세 생활 청산하고픈 김 과장

새집은 개발 가능성, 도심 지역, 역세권 3박자 확인 필수

Q 노총각 김 과장은 결혼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의 고민에 빠졌다. 최근 집주인이 ‘전세대란’을 틈타 전세 가격을 1억5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터. ‘전세금에 적금 부은 돈과 대출금을 보태 집을 살까’ 고민 중이다.

A “5000만 원이요?”

2년 전세계약 만료를 석 달 앞두고 집주인 아저씨로부터 걸려온 전화. “시세에 따라 5000만 원을 올리겠다”는 말에 김 과장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시세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전세금을 마련할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

“서대문구 충정로 근처 76㎡ (22평) 아파트인데, 전세 가격이 2억 원이에요. 다른 전세로 옮길지, 대출받아서 적당한 집을 마련할지 고민입니다.”

전세 메뚜기 생활 10년에 지쳐 그냥 눌러앉을까 했다. 하지만 가격도 집 상태도 ‘착한’ 곳이 없을까 하는 ‘전세 본능’이 도졌다. 부동산시장 전망은 엇갈리지만, 어쩌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일단 직장과 가깝고 물량이 많은 마포구 공덕동으로 향했다. 거기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김 과장의 질문에 차분히 답변을 이어나갔다.

“DTI규제 완화로 집값 절반 정도를 빌릴 수 있어요. 보금자리주택자금은 고정금리 5.2%로 2억 원까지 대출해주고요. 은행은 DTI규제를 폐지하더라도 신용등급을 고려해 대출한도를 정할 방침이에요. 공덕동은 역세권이고 실거주자가 많아 집값이 안 떨어져요. 이사 다니기 번거로우면 이때 집 한 채 사두는 것도 괜찮아요.”

공덕동 공인중개소 손님은 대부분 젊다. 여의도, 마포, 광화문 등 5호선 라인 직장인과 인근 지역 대학생이 주다. 물론 삼성래미안 아파트와 인근 빌라에 사는 기존 원주민도 있다. 공인중개사는 이수 브라운스톤 79㎡와 공덕1차 삼성래미안 83㎡(25평) 아파트를 권했다. 전세 가격은 각각 2억5000만 원, 2억3000만 원. 삼성래미안 83㎡의 매매 가격은 4억 원 선. 무리해서 대출받으면 장만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향후 부동산시장. 실거주 목적이라 해도 집값이 하락하면 대출이자 부담만 지게 된다. 현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상황. 매도자는 매수자가 움직일 것을 고려해 현재 집값을 고수하려 하고, 매수자는 대출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집값이 떨어진다는 쪽은 “정책이 나온 후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집값이 더 추락할 것”이라고 말하고,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 이들은 “변화가 없으면 3월 이후로 정책이 연장되고, 그러면 다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잘 모르겠다. 양쪽 모두 그럴듯하고, 양쪽 모두 미심쩍다.

여자친구가 사는 양천구 목동으로 발길을 돌렸다. 추후 결혼하게 되면 처가가 가깝고 교육환경이 좋아 살기에 더없이 좋은 지역이다. 지하철 5호선 역세권이어서 직장이 있는 광화문을 오가기에도 편하다. 역시나 문제는 가격. 전세 가격은 비슷하지만, 매매 가격은 말도 안 되게 비싸다. 역세권인 7단지에 자리한 공인중개소 사장은 “66㎡ (19평) 전세 가격은 1억8000만~2억3000만 원이고, 매매 가격은 5억~6억 원”이라고 말했다. 단지 규모가 작은 성원1차아파트는 69㎡ (20평) 매매 가격이 4억 원 전후다. 10년간 치솟은 집값이 제자리를 찾을 날이 올까.

“목동은 교육특구잖아요. 요즘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소형 평수 전세는 내놓기 무섭게 나가요. 지금은 비수기인데 학기가 끝나면 전세 거래가 활발하죠. 전세 수요가 많으니 지금까지 그랬듯 집값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이처럼 목동, 공덕동, 용산구 이촌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하나같이 “가을 지나서 분위기가 잡힐 것”이라면서도 “우리 지역은 소형 평수로 손해 볼 일은 없다”고 장담했다. 매입 지역으로는 공덕역, 대흥역, 광흥창역, 아현역과 도봉구 창동·쌍문동 등 실거주자 비율이 높은 도심 역세권을 추천했다.

서울 권역에서 20평형대 아파트 전세 가격은 대동소이하다. 오래된 아파트는 1억5000만 원 이상, 지어진 지 5년 이내 새 아파트는 2억 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지금 사는 아파트 전세 가격도 2억 원. 이사 비용과 수고를 고려하면 그냥 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이촌동 ‘부동산1번지’ 이종호 공인중개사는 “대출이 늘어나도 월급이 그대로인데 빚을 왜 지나. 대출을 받더라도 적정 범위에서 받고, 올해 사기보다는 내년 초까지 추이를 보고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상가 투자로 한숨만 남은 골드미스 이 대표

상가 성공 확률은 10~20%, 2000가구 배후 아파트 상가 잡아야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Q 골드미스 이 대표는 2억 원을 상가에 투자했다. ‘수익률 12% 보장’이라는 분양회사의 말만 믿고 투자를 감행했지만, 1년 8개월 넘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쌓여가는 관리비와 대출이자에 늘어나는 건 한숨뿐. 상가·오피스텔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A 부동산시장은 투자자의 움직임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그들은 실수요자처럼 요란스럽지 않다. 부동산에 관심이 없는 듯했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산짐승을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시장으로 파고든다. 올가을 부동산시장 역시 투자자의 움직임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대표처럼 상가 투자에 관심 갖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는 아파트보다 적은 금액으로 임대수입을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임대수익과 자본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흥 상권을 제외한 오피스텔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상가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큰손이 뜨면 개미가 손해 볼 확률이 커진다. 개미는 종자돈이 적은 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물건에 유혹되기 쉽다. 그래서 소액 투자자일수록 상가 투자의 기술이 필요하다. 노련하고 단련된 기술이 없다면 상가 투자는 포기하는 편이 백배 낫다.

현재 기존 상권과 신흥 상권에 상가 건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성공 확률은 10~20%. 단순히 유동인구만 보고 상가에 투자하는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과 남대문 상가의 임대수익률이 낮은 반면, 청담동은 유동인구가 뜸해도 임대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가에 투자해야 할까. 경제 규모가 커지고 업종이 다양화해지면서 상가 구분도 세분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투자종목도 다른 부동산에 비해 많다. 상가 종류를 보면 재래 상가, 근린 상가, 테마 상가, 복합테마 상가, 아파트 상가, 주상복합 상가 등으로 나뉜다.

3억~5억 원 사이 소액 투자자는 아파트 상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2000가구 이상 배후단지를 가진 아파트 상가는 안정적 수입을 보장한다. 소형 또는 대형 평형보다 중형 평형 아파트 단지가 유리하고, 주변에 대형 쇼핑센터나 백화점이 없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초보자는 상권 형성이 진행되는 곳을 잡아야 하며, 독점적 업종이 보장돼야 한다.

이와 함께 상가 투자 때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상가는 상권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임대수익과 자본수익이 달라지므로, 상권의 미래가치를 살펴야 한다. 기존 상권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 상권이 좋다. 또 자금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시장이 불확실할 때는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대출을 끼고 투자할 때는 금융비용을 제하고도 4~5%의 임대수익이 보장돼야 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부동산학 박사) koj888@hanmail.net

→ 여윳돈 3000만 원 들고 경매시장 탐색하는 엄 소장

서울 강북구, 은평구 일대 빌라 노려볼 만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법 입찰법정 앞에서 기다리는 경매 참가자들. 부동산 침체로 최근에는 경매 참가자가 많이 줄었지만 8·29대책 발표 후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Q 지난해 ‘경매 열풍’이 불면서 경매 공부를 시작한 엄 소장. 올해 초 직장 선후배와 3000만 원씩 만들어 ‘공투’(공동투자)하기로 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로 선후배는 ‘공투’를 포기했다. 내친걸음, 3000만 원으로 경매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까. 올해 경매시장은 어떨까.

A 지난해 각종 동호회와 강연회, 스터디모임 등으로 경매 열풍이 불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경매시장도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평균 낙찰가율은 꾸준히 줄고 있다. 응찰자 수는 지난 4월 4.5명을 저점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급매물 가격과 경매 낙찰가의 차이가 거의 없는 데다 예년에 비해 감정가가 많이 올랐고, 부동산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논현동의 한 부동산 경매법인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는 감정가가 많이 올랐다. 지난해 초 1억 원 하던 건물이 지금은 2억 원에 나와 경매로 사나 공인중개소를 통해 사나 비슷하다. 수도권 아파트는 시세 대비 감정가가 80%에 이르니 급매로 사는 게 더 싼 경우가 많다. 시세가 좋을 때는 시세보다 낮게 낙찰받아 재미를 봤지만 요즘은 ‘개점휴업’ 상태다. 일부 소액 ‘꾼’만 활동할 뿐 ‘강남 전문가’들은 다른 곳으로 눈 돌린 지 오래다.”

‘경매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도권 임야에 투자했고, 현재는 대전 지역 노후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한 뒤 임대하거나 되팔면서 경매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위기는 기회. 경쟁자(응찰자)가 준 만큼 싸게 경매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생생경매성공기’의 저자 안정일 씨는 “이런 때가 오히려 기회”라고 말한다.

“작년에는 ‘공투’한다고 일반인과 직장인이 대거 경매시장에 몰렸지만 요즘은 ‘경매꾼’만 나온다. 그래서 한 번 입찰하면 낙찰받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는 낙찰받으려 20회 이상 입찰해야 했다. 매매 가격보다 더 싸게 낙찰받아 불황기를 견디는 게 관건이다.”

그는 직장인이 소액으로 ‘재미’를 보려면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다가구주택 등을 눈여겨보라고 권했다.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지도를 펴놓고 볼 때 수도권 외곽순환도로 안쪽 부동산이 주요 관심사다.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어 손절매를 하더라도 빨리 ‘털고’ 나올 수 있다. 서울 강남 지역은 투기지역인 데다 금액이 커 ‘비추천’이다. 빌라는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을 경우 자기 돈 3000만 원이면 충분히 1억2000~1억3000만 원짜리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도심 접근성이 좋은 서울 강북구 수유동, 쌍문동, 미아동, 은평구 일대를 눈여겨보라.”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더욱 ‘보수적인 투자’가 요구되게 마련. 집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는 만큼, 낙찰받은 빌라는 세입자의 월세를 받아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좋다. 은행 빚 갚을 능력도 안 되면서 낙찰받았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때’(부동산 대세상승기의 매도 타이밍)를 기다릴 수 있는 ‘체력’(이자상환 능력)부터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은 올해 2~4월경 경매 신청된 물건. 이후 부동산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진 만큼 ‘알짜 경매 대기 상품’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 물론 응찰자가 준 것은 그만큼 경매시장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정부의 DTI 완화에 힘입어 경매시장 투자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경매 참여자가 부동산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저가 물건에만 응찰하고 있어 낙찰가율 반등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 집 안 팔려 이사 못 가는 조 부장

시장 상황 보며 재빨리 갈아타라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Q 자녀 교육과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사를 가고 싶은 조 부장. 한데 7년 전에 산 집이 안 팔려 고민이다. 가격을 더 낮출까, 그냥 참고 살까. 6억 원대 아파트의 대출금도 아직 다 못 갚은 상황. 조 부장의 전략은?

A 집이 안 팔려서 이사 못 가는 것은 전 국민이 겪고 있는 불편 사항이다. 더 잘 살고 싶은데 집에 묶여 나은 삶을 추구하지 못하는 경우는 상업화가 진행되거나 대형 개발 이슈가 있는 특정 지역을 빼고는 10년 전이나 10년 후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동산의 약점은 현금화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집을 팔려면 “비수기에는 마이너스 1억 원이 시세다”라는 말처럼 시장가보다 한참 양보해야 하고, 활황기에는 적정 가격에 매수 문의가 오면 미련과 욕심을 버리고 도장을 찍어야 한다. 현실과 타협하려면 조 부장은 전세 놓고 전세 가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근래 들어 입주 중인 새 아파트가 많아져 전세 얻기는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추가 대출을 통한 주거 이전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부동산 가격 대비 상당한 대출금이 있는데 잘못 움직이면 오히려 평지풍파를 맞을 수 있다.

‘더블 딥’이 안 온다면 앞으로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예측된다. 대출금액을 늘리기보다 기존 대출금액의 원리금을 지속적으로 갚는 상환작업이 필요한 때다. 조 부장처럼 집을 팔고 싶지만 개미 한 마리 안 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8월 29일 회심의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수도권 9억 원 이하 아파트를 거래할 때는 그동안 해오던 DTI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집을 살 의지와 능력은 있지만 대출규제로 길이 막혔던 실수요자의 매수로 시장이 조금 활성화될 것 같다. 조 부장의 경우 매기가 살아나면 재빨리 갈아타기를 해야 한다. 이번 DTI규제 완화가 내년 3월까지 한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부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 반전을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저금리에 깔아놓은 과잉유동성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생각할 점은 조 부장의 이사 이유가 교육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있는 대단지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입시 준비를 위해 교육특구로 가려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교육 인프라가 좋은 곳은 지금 사는 곳보다 주택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거래 활성화기에 가격이 먼저 오른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집을 팔고 새집을 살 때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진다. 자기 자본이 충분치 않은 조 부장은 원하는 집을 세심하게 점검해뒀다가 자신의 집이 팔리는 순간 새집을 계약하는 동시 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매수 수요가 지역에 따라 차등이 있으므로 수요 집중지역 등 우월과 열등의 격차가 있다면, 조 부장의 집이 팔릴 때까지 가격 차이는 예상보다 벌어져 있을 것이다.

이 밖에 생각할 점은 앞으로 수년간은 빽빽하고 과밀화된 지역이 군데군데 공터가 보이는 지역보다 팔기 좋고 오르기 쉽다는 것이다. 공급 과잉으로 건설사들이 공터를 개발할 여력이 없으며, 이미 계획된 각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도 파행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과밀화된 도심 아파트를 팔고 공터가 보이는 외곽이나 신도시 지역으로 옮겨가려 한다면 시장조사를 한 번 더 해야 한다. 집을 늘리거나 비싼 집으로 옮겨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월수입이다. 근본적으로 월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찾는 한편, 시간이 걸리더라도 능력 범위 안에서 넓혀가는 정석 플레이를 해야 한다. 전체적인 시장 상황 불안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높고 집값이 오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부동산컨설턴트 drbong@daksplan.com

→ ‘가을 이사철’ 역세권 1억 원대 전세 아파트 찾는 홍 주임

가양 6단지, 중계동 주공 2단지, 봉천동 일대 노크를

부동산 침체 터널에서 웃는 비법은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매물 정보를 살피는 수요자.

Q 지난해 초 해운회사에 입사한 홍 주임. 회사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니 하숙생 신분을 벗고 나만의 공간으로 독립하고 싶다. 그가 꿈꾸는 집은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한강을 바라보고 조깅하던 한 연예인의 집. 하지만 지금으로선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전세 1억 원대 집으로도 충분하다.

A “1억~1억 원 중반 전세에 평수도 좀 널찍하면 좋겠습니다. 회사가 있는 여의도를 포함한 도심지역을 오가기에 교통도 편리해야겠죠.”

하숙생 탈출을 결심한 홍 주임은 지난 8월 ‘부동산 투어’를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발품을 팔면서도, 새 보금자리를 떠올리면 웃음이 났다. 하지만 조건에 맞는 전세 구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 부동산시장이 ‘갸웃’하면서 소형 평수 매입자가 전세로 돌아섰고 그러면서 20평형대 전세대란으로 전세 가격이 훌쩍 뛰었다.

“서울 도심 역세권 20평형대 전세는 대부분 2억 원 선이에요. 노후한 건물은 2억 원 전후, 깨끗한 건물은 2억 원대 중후반이죠. 1억 원대로 가격을 낮추려면 평수를 좁히거나 외곽으로 나가야죠.”

퇴근길에 들른 여의도 공인중개소 김 사장은 이렇게 말하며 매물 2개를 추천했다. 52㎡(15평) ‘여의도자이’는 전세 가격이 1억2000만~1억5000만 원, 73㎡(22평)인 ‘여의도대우트럼프월드’는 1억 원~1억2000만 원이었다. 김 사장은 “자이는 입주 3년, 트럼프월드는 8년 됐다. 오피스텔은 건물 노후 정도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1억 원대 방 하나짜리 집을 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5호선 역세권인 마포구 공덕동과 광화문은 어떨까. 강남·강북 모든 지역과 접근성이 우수하고,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몰려 있는 공덕동은 직장인에게 인기가 좋다. 하지만 전세 가격 1억 원 미만으로 계약 가능한 곳은 ‘디오빌’ ‘오벨리스크’ 등 24㎡(7평) 오피스텔 정도였다. 역세권인 광화문도 마찬가지.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2단지 52㎡ 전세 가격이 1억1000만 원 전후였다.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눈을 돌리면 더욱 저렴한 전세를 구할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관악구, 노원구, 도봉구 등에 괜찮은 조건의 1억 원 이하 전세 가격 물건이 몰려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정보분석실 양지영 팀장은 “생활 여건이 좋고 도심 접근성도 좋다. 다만 건물이 오래돼 전세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가양동의 가양 6단지는 15층 15개 동 1476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59㎡(17평) 전세 가격이 9000만~1억 원이다. 1992년에 입주했지만, 인근에 학교가 많고 지하철 9호선 가양역이 5분 거리에 있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바로 옆에 위치한 관악구 봉천동의 ‘관악캠퍼스타워’는 59㎡ 원룸형 아파트 전세 가격이 7000만 원이다.

노원구 중계동은 학군과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중계동 주공2단지는 4호선 상계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으며, 총 1800가구로 단지도 크다. 1992년 입주한 주공2단지 59.5㎡(17평) 전세 가격은 7000만 원 전후. 지하철 1·4호선 역이 가까운 도봉구 창동 주공3단지도 62.8㎡(18평) 전세 가격은 8000만 원 선이다.

양 팀장은 “보금자리주택이 연기되고 공급물량이 줄면서 소형 평수 전세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나 젊은 직장인은 저렴한 전셋집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주간동아 2010.09.06 753호 (p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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