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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광운대와 밀착 시정하겠다”

주간동아 보도 후 입장 변경 … 직원 단속, 광운대엔 “협정 연장 않겠다” 통보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방사청 “광운대와 밀착 시정하겠다”

방사청 “광운대와 밀착 시정하겠다”

방위사업청과 광운대가 맺은 ‘학술교류협정’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한 ‘주간동아’ 714호(12월8일자).

주간동아’ 714호(12월8일자)는 ‘방위사업청-광운대 이상한 커넥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방위사업은 공학의 여러 분야와 경영학, 법학 등 다양한 학문이 참여해야 하는 분야인데, 2007년 10월 광운대는 전산학을 전공한 정교수 3명을 두고 ‘방위사업학과’라는 단일 학과를 대학원에 만들었다. 그해 11월2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광운대와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매 학기 30여 명의 직원을 보내 학위 취득을 목표로 공부하게 하고 있다는 게 기사의 주요 내용.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학생의 60% 이상이 방사청 직원이고, 나머지도 군에 적을 둔 사람이거나 방산업체 관계자였다. 방사청과 관련된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절대 다수이기에, 광운대는 주말에만 한 번 학교에서 강의하고 매주 3차례 방사청에 나가 강의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방사청은 광운대로 보내기 위해 선발한 직원들에게 학비의 75%가량을 보조해줬다. 국민 세금으로 마련한 돈을 방사청 직원이 편하게 학위 취득하는 데 쓰게 한 것인데, 이는 ‘특혜’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

겸임교수 5명은 방산업체 간부

‘주간동아’의 이러한 문제 제기에 방사청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도 국회에서 같은 문제를 제기했는데, 방사청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응하는 형식으로 ‘시정하겠다’는 요지의 답변서를 보내온 것.

답변서에 따르면, 이 학과에 등록한 사람은 129명으로 그중 79명은 순수 방사청 직원이고 20명은 방위산업체 직원, 나머지는 군과 관련된 기관에 적을 둔 사람이었다. 이러한 학생 구성에서 염려되는 것은 방사청 직원과 방위산업 관계자가 동창 관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이 발견됐다. 이 학과는 자체 교수만으론 방위사업이라는 폭넓은 분야를 가르칠 수 없기에 여러 분야의 인사를 ‘계약교수’나 ‘겸임교수’로 끌어들였는데, 그중 방산업체 간부가 5명이나 된다. 이는 방사청 직원이 방산업체 간부에게 배워 학위를 받게 된다는 얘기다. 이 학과에 다니는 방사청 직원은 교수직을 맡은 방산업체 간부의 제자가 되고, 학생으로 등록한 방산업체 직원과는 동창이 되는 것이다. 방사청에 광운대 출신의 석·박사가 즐비해질 경우 과연 이들은 방산업체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광운대가 초빙한 교수 중 눈에 ‘확’ 띄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모(63) 씨다. 그는 2007년 방사청장 자격으로 광운대와 학술교류협정을 맺었고 퇴임 후 지금은 이 학과에서 ‘방위사업개론’을 강의하고 있었다. 방사청장을 지낸 사람이 재임 중 협정을 맺은 대학에서 퇴임 후 강의를 한다면 그가 청장 시절 협정을 맺은 의도가 의심받을 수 있다.

보도가 나간 뒤 방사청도 부담을 느꼈는지, 김 의원 측에 보낸 답변서에서 “장차 방사청에서 특정 학교 출신이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방사청은 즉각 재학 중인 직원들에게 순수 연구활동에만 주력하고 직무 수행은 공정하게 하라는 방사청장 명의의 서신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민간업체(방산업체) 임직원이 강의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수강을 자제하도록 하겠으며, 방사청 직원이 특정 대학 출신으로 편중되는 일도 막겠다고 했다.

‘방사청 직원을 보내겠으니 교육을 해달라’가 주요 내용인 방사청-광운대 학술교류협정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 방사청은 이 사실을 적시하면서 광운대 측에 ‘2010년 10월 말로 이 협정 시한이 만료되면 더 이상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협정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방사청 사무실을 광운대의 교육장소로 제공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학위장사’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광운대와의 밀월관계를 청산하겠다는 것.

국방부나 방사청 직원들은 학비를 지원받는 대신 정해진 기간 안에 학위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각종 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를 쉽게 해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광운대가 방사청의 승인을 받아 방위사업연구학회를 만든 것. 이는 방사청 직원들의 학위 취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학회를 만들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방사청 “광운대와 밀착 시정하겠다”

광운대와 맺은 학술교류협정 문제를 시정하겠다는 변무근 방사청장.

‘학위장사 의혹 사는 밀월관계’ 청산

학회 결성을 승인한 방사청은 뒤늦게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광운대에 입학한 방사청 직원들은 이 학회 활동을 자제하라”는 요지의 청장 명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방사청은 ‘주간동아’가 보도한 문제점을 모두 인정하고 ‘백기투항’한 셈이다. 방사청이 이렇게 쉽게 굴복한 데는 보도 직후 기무사령부, 청와대 등이 관심을 갖고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인 듯하다.

학위가 있어야 전문가이고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실질보다 감투로 능력을 판단하는 풍조가 살아 있기에 ‘이상한 학과’가 만들어지고 이 학과를 중심으로 한 ‘방사청-대학-방산업체의 유착 가능성’이라는 커넥션이 생겼다.

노무현 정부는 방위산업을 투명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방사청을 만들었는데, 노 정부 말기인 2007년 11월 방사청은 광운대와 이상한 협정을 맺었으니 청 개설 취지가 퇴색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9월 교육부 중앙인사위원회는 광운대에 이 학과의 교육 및 학위 개설을 승인했다. 청렴을 핵심 이념으로 삼은 노 정부의 교육부는 무슨 이유로 이 과정의 개설을 승인했을지가 새로운 의혹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사청, 무기 수출은 잘 하고 있나?

A-37 무상 양여하고도 항공기 판매는 지연


방사청 “광운대와 밀착 시정하겠다”

페루 수출이 지연되고 있는 KA-1 경공격기.

노무현 정부가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을 만든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방산물자를 수출하기 위해서다. 올해 중반 우리나라는 공군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이 사용하던 것과 같은 기종인 A-37 경공격기 ○대를 페루에 무상 양여했다. A-37 수리 부속을 수출하고, 장차 페루가 도입하는 무기 조달선의 일부를 한국으로 돌릴 요량으로…. 그런데 이 문제와 관련해 12월8일 AP통신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페루 국경일에 펼쳐진 군사 퍼레이드에서 페루 국방장관이 “중국으로부터 30대의 전차를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것. 그는 88전차와 신형 흑표 전차를 개발한 한국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페루는 경공격기 도입 사업도 벌이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이 A-37을 잇기 위해 개발한 KA-1은 언급하지 않은 채 브라질의 슈퍼 투카노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비행기를 무상 제공하고도 아무것도 못 챙기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방사청 관계자는 “페루에는 전차 수출을 시도한 바 없다. 한국이 전차 수출을 추진하는 나라는 페루의 인접국이다. 우리는 먼저 인접국가와 접촉했다. 국경을 맞댄 두 나라에 같은 무기를 공급할 수 없기에 페루 시장은 두들기지 않았다. 우리가 도전한 나라에서는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페루가 브라질의 슈퍼 투카노 도입을 결정했다는 것도 낭설이다. 아직 페루는 경공격기 입찰을 시작하지 않았다. KA-1 수출은 좌절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A-37을 무상 양여한 만큼 KA-1 수출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방사청이 주도하는 해외 무기 수출은 언제 성사될 것인가. 내부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고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그날이 빨리 올 듯하다.




주간동아 2009.12.29 717호 (p70~71)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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