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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2010 호랑이 날개 단 재테크 02

주식·펀드·환율 ‘맑음’ 부동산·채권·예금 ‘흐림’

7대 은행 10대 PB가 본 2010년 재테크 기상도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주식·펀드·환율 ‘맑음’ 부동산·채권·예금 ‘흐림’

주식·펀드·환율 ‘맑음’ 부동산·채권·예금 ‘흐림’
2008년 10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주요국의 적극적인 대응에 힘입어 올 한 해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다. 각종 경기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며, 한때 900선까지 떨어진 국내 종합주가지수도 16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동원해 급한 불은 껐다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비상조치였다. 일정 시점에서는 유동성을 회수해 시장의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칫 출구전략의 시기를 잘못 잡을 경우 간신히 살아난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 나타날 수 있다. 출구전략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재테크도 향후 경기전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주간동아’는 시중 7개 민간은행(국민, 기업, 우리, 신한, 하나, 외환, 씨티은행) 자산관리사(PB) 10명에게 2010년 ‘재테크 기상도’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주식, 펀드, 부동산, 채권, 예·적금의 전망은 물론 환율에 대한 예측도 들어봤다.

주식 “대체로 맑음. 때때로 천둥번개”

출구전략 대외변수가 관건

“주식투자를 하면서 수명이 10년은 줄어든 것 같아요.”



지난 11월 말 두바이월드 채무유예 소식을 접한 직장인 손재현(38) 씨는 패닉 상태였다. 하루아침에 주가가 75포인트나 빠지자 ‘다시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정도. 다행히 두바이 사태는 오래가지 않았고 주가도 곧 원위치를 회복했지만, 이렇게 대외변수에 크게 휘둘리는 주식시장에 투자를 계속해야 할지 회의감이 들었다.

2010년 증시의 화두는 ‘출구전략’이다. 질의에 응한 모든 PB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로 출구전략을 꼽았다. 이들의 예상지수 밴드는 최소 1400에서 최대 2300. 2010년 주식 시장 전망이 ‘대체로 맑음’으로 올해의 상승세를 이어갈 거라는 데 이견을 보이진 않았으나, 출구전략 시행 여부가 대세 상승의 변수인 ‘천둥번개’로 작용하리라 본 것.

2010년 증시의 호재로 대내적으로는 △국민연금 등의 본격적인 투자 △견고한 기업이익이 부각된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달러-캐리 트레이드 효과 △엔고로 인한 수출기업의 호재 △중국 내수부양정책의 영향 등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 정점에 오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PB들의 의견이 상고하저(上高下低)와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양분됐다. 출구전략이 상반기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은 ‘상저하고’를, 11월 G20 정상회담 이후로 보는 이들은 ‘상고하저’를 제시한 것.

‘상고하저’ 예상자들은 국내 증시가 뛰어난 회복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외국인 매수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반기에 고점을 형성하리라 내다봤다.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한상언 팀장은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저금리 지속 및 달러 약세에 따른 유동성 장세 등의 요인으로 상승장세가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세에 대한 조정국면이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반면 ‘상저하고’ 예상자들은 상반기에 최저 140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3분기부터나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은행 선릉역골드클럽 이재철 PB팀장은 “상반기에는 2009년 유동성 장세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정이 예상되고, 더딘 경기회복과 출구전략으로 반등이 지속되기 어렵다”며 “하반기에 들어서야 국내 기업 이익증가와 글로벌 금융불안의 안정세에 힘입어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 시장 호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코스피 2000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거시경제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 여건이 한국만 한 곳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기업은행 마포지점 조민희 PB팀장은 “2000 돌파를 하는 데 환율하락에 따른 기업이익 감소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펀드 “맑음”

국내 펀드 유망, 해외 펀드는 환매 고려를

“이놈의 애물단지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입니다.”

회사원 송영성(29) 씨는 올해 일본 펀드 때문에 제대로 쓴맛을 봤다. 그가 가입한 일본 펀드는 해외 지역펀드 중 유일하게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못 벗어나고 있다. 곤두박질한 펀드를 볼 때면 속이 쓰리다. 특히 일본 펀드에 넣은 돈이 국내 펀드를 팔아서 마련한 것이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올해 국내 펀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한때 -40%까지 빠졌던 수익률도 거의 회복됐다. 지금이라도 펀드를 환매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다.

펀드 환매 여부는 펀드 운용능력, 실현수익률, 투자자산의 향후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PB들은 “현재는 환매보다 주가하락 때마다 추가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기”라며 펀드 시장 전망은 ‘맑음’이라고 진단했다. 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 정병민 PB팀장은 “1/4분기 중 1750~1800 수준에 이르면 일부 이익실현이 필요하겠지만 추가 투자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보유하는 게 낫다. 2/4분기 이후를 적극적 분할투자 시기로 잡아 3~5개월의 기간을 두고 분산투자하면 수익이 더욱 높을 것이다”고 봤다.

손실이 난 펀드라고 무작정 환매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신한은행 분당PB센터 김은정 팀장은 “손실이 난 펀드는 분석을 거친 뒤 선진국 펀드의 비중을 줄이고, 국내나 원자재 펀드 등으로 재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머징 펀드는 추가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펀드의 종류에 따라 희비도 엇갈린다. 국내 주식 펀드가 가장 선호되며, 원자재 부국인 브라질 및 러시아 펀드 등이 의외로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으로 봤다. 반면 부동산 펀드 등 특정 업종에 지나치게 집중된 섹터 펀드나 일본 펀드 등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일부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는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

씨티은행 올림픽지점 윤석헌 씨티골드팀장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투자하는 아시아 펀드는 바로 환매하는 것이 옳다. 홍콩 비중이 60% 이상인 차이나 펀드와 동유럽 및 중동을 포함한 펀드 역시 환매하는 게 낫다”며 “전액 환매한 뒤 국내 펀드 및 위안화 절상에 노출된 중국 본토 펀드 등으로 전환할 것”을 추천했다.

부동산 “대체로 흐림”

정책기조 변동 없지만 지방선거가 변수

“바닥인 줄 알았는데 거기가 바닥이 아니었나 봐요.”

2008년 말 직장인 이모(45) 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경기도 평촌에 4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한때 7억원에 육박했던 아파트 시세가 2008년 이후 계속 내리막이라 이씨는 아파트 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해 4억원에 샀던 것이다. 그러나 그 후로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3억원대의 급매물이 나올 때면 애꿎은 담배만 피워댔다. 집을 팔고 싶어도 거래가 워낙 얼어붙어 쉽지 않다.

질의에 응한 PB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2010년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흐림’이지만 지역에 따라 편차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조민희 팀장은 “전세가격은 향후 2~3년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2010년 주택가격의 하방경직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PB들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상승 요인으로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일시적인 주택공급 부족현상 △지방자치단체 선거 등 정치적 변수 △ 저금리 지속에 따른 부동산 투자 확대 가능성을 꼽았다. 그럼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가격 안정정책을 고려할 때, 일부 개발재료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올해의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는 △경기회복의 불확실성 △금리인상 가능성 △대출 시장 규제 등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민은행 평촌PB센터 박승호 팀장은 “2010년 하반기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이미 올해 고점 가까이 회복했으므로 주택가격 상승세는 다소 둔화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부동산 대세상승 가능성은 어둡게 보면서도 수도권 일부와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는 여전히 블루칩으로 꼽았다. 그 외 지역은 입주물량의 증가세로 약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은 지하철 및 경전철 개통 등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토지가격은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따른 그린벨트 해제로 상승하리라 예상했다.

채권 “흐림” 예금 “대체로 흐림”

금리는 소폭 인상 예상

“예금이나 적금도 잘 찾아보면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주는 것이 많아요.”

직장인 김수정(28) 씨는 2008년 증시가 불안해지는 조짐이 보이자 재빨리 펀드를 환매해 8~9%의 고금리 저축은행 적금에 들었다. 펀드손실 때문에 울상인 친구들과 달리 그는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올 한 해도 그의 주요 재테크 수단은 연 5%대 고금리 예금이었다. 지난해보다 금리가 낮아지긴 했지만 지지부진한 답보를 이어가는 증시에 비하면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지금 그의 최고 관심사는 금리가 얼마나 상승하느냐다.

질의에 응한 PB들은 2010년의 금리 추세를 ‘소폭 상승’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내년 1/4분기부터 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일반 채권투자는 ‘흐림’이다.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신규투자를 자제할 것을 권했다.

금리인상 여부 역시 ‘출구전략’이 관건이다. 경기회복에 따른 금융완화 정책에는 총액한도대출, 채권시장안정펀드, 신용보증비율 조절 등이 있지만 금리인상이 가장 효과가 직접적이고 빠르다.

이 밖에 △경기 동향의 왜곡 가능성 △초저금리에 따른 ‘자산 버블’ 우려 △인플레이션에 대한 사전대비 등도 금리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최봉수 PB팀장은 “금리가 단번에 대폭 상승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중 1~2차례 0.25~0.50%포인트 인상이 예상되며, 하반기에는 경기, 인플레이션 및 자산가격의 동향과 글로벌 출구전략 시기를 조율해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금리인상을 점치는 경우가 많았다. 박승호 팀장은 “실물경기 회복속도에 따라 한국은행에서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금리상승 폭도 1%를 넘지 않을 전망. 이재철 팀장은 “금리인상에 대한 심리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채권 시장의 불안 양상은 크지 않을 것이다. 금리의 변동성 또한 제한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예금에 대해서는 ‘대체로 흐림’을 전망했다. 조민희 팀장은 “1/4분기까지 예금과 적금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년 정기예금은 0.50%포인트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맑음’을 예상하는 PB들 역시 ‘대체로 맑음’이라는 전제를 붙여 예금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재철 팀장은 “예금금리는 금리인상에 맞춰 점진적으로 상승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전에 나타난 계절적 요인 및 연말효과 등에 의한 금리상승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환율 “대체로 맑음”

원화강세 지속될 듯

환율 “환율이란 괴물 때문에 피땀 흘려 이룬 기업이 송두리째 넘어가게 생겼습니다.”

2006년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 A사장은 키코(KIKO·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통화옵션 파생금융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900원대의 환율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1500원대까지 치솟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상한선으로 정한 환율을 넘어가면 약정금액의 2~3배를 은행에 내도록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는 키코 계약해지를 위해 지루한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잘못된 환율 예상으로 막대한 손해를 본 전례가 있던 만큼 환율 예측에서는 질의에 응한 PB들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심지어 환율 예상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는 이도 있었다. 2010년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 위안화 절상 등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도로 보면 ‘대체로 맑음’.

PB들은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매력 감소 △외화유동성 확충 △한국의 대외신인도 개선 등으로 달러 약세는 2010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우리은행 PB사업단 김인응 부부장은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에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정책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반기로 넘어갈수록 원화 강세는 두드러질 전망이다. 물론 원화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신흥국가의 부도사태, CMBS(상업용 부동산 담보부증권) 부실에 따른 금융회사의 부도 등 예상치 못한 글로벌 사태가 발생할 경우 달러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달러 강세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승호 팀장은 “주식 시장으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지속되고 미국이 약달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율은 상승요인보다 하락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두바이 사태에서 보듯 매우 일시적으로 몇 차례 환율상승이 나타날 뿐 달러화 하락세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

다만 그 하락폭은 제한적이다. 이재철 팀장은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고려해 일정 수준에서 정책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 투자자들 역시 추가적인 변동이 나타나면 안전자산인 달러를 선호하기 때문에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주간동아 2009.12.29 717호 (p22~25)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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