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8

2009.10.27

고개 숙인 20대 ‘초식남’

  •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입력2009-10-21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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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 숙인 20대 ‘초식남’
    최근 온라인 쇼핑몰의 급성장세 배경에 ‘초식남(草食男)’이 있다는 뉴스를 봤다.

    ‘초식남’은 일본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가 명명한 용어로, ‘남성다움’을 내세우는 대신 관심 분야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고 결혼과 연애에는 소극적인 남성을 일컫는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먹을거리며 각종 자기관리 물건을 구입하면서 이 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에선 국가 경제가 남성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일본의 경우 경기호황기에 태어난 남성들은 섹스에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육식성)인 반면, 침체기인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성격적으로 초식남이 많다는 것. ‘고개 숙인 아버지’의 모습이 연약한 자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리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처럼 ‘88만원 세대’가 판을 친다. 그들에게 연애와 결혼은 딴 나라 이야기일 뿐. 주머니에 여유가 없으니 연애에 들어갈 비용은 자연히 취미생활에 들어가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들 대부분이 실제는 고기를 좋아하지만 돈이 없어 풀을 뜯는 ‘비자발적 초식남’이라는 것.



    그 때문일까. 최근 비뇨기과를 찾는 20대 발기부전 환자 중 자위행위에선 문제가 없는데 여성 앞에만 서면 자신이 없다는 이가 유독 많다. 혼자 노는 데만 적응된 탓으로, 심인성 발기부전에 해당한다. 약물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국가 차원에서의 좀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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