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2

2009.09.08

흉터·통증 없이 ‘혹’ 제거 불임 걱정에서 탈출

삼성미래산부인과 조준형 원장의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근종 제거술

  • 최영철 ftdog@donga.com

    입력2009-09-02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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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터·통증 없이 ‘혹’ 제거 불임 걱정에서 탈출
    김경아(가명·27) 씨는 최근 몇 년 동안 심한 생리통에 시달렸다. 당장에라도 병원을 찾고 싶었지만 미혼이라 산부인과 드나들기가 꺼려져 망설였다.

    그러다 한 달 전부터 불규칙한 출혈이 있어 결국 산부인과를 찾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담당의사는 “자궁에 6cm가량의 큰 혹이 생겼다”며 “방치하면 생리통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물론 여러 질환을 불러올 수 있으니 자궁 전체를 적출하자”고 권했다.

    하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여성이 자궁을 적출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 수술을 차일피일 미루던 양씨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 혹을 제거하는 복강경 수술을 알게 됐고, 이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조준형 원장이 진료하는 삼성미래산부인과를 방문했다. 김씨는 이곳에서 복강경 수술로 자궁을 완벽히 보존한 채 혹만 제거했고, 지긋지긋한 생리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가임여성 20% … 미혼여성도 발병률 높아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혹 중에서 가장 흔한 질환으로 근종 또는 평활근종이라고도 불린다. 적게는 1개, 많게는 10개 이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여러 개가 한꺼번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자궁근종은 가임여성의 20% 이상에게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대부분은 근종의 크기가 작고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가 필요 없다.



    문제는 근종이 급속히 자라면서 불거진다. 각종 증상이 심해지면 불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미루다간 큰코다치기 십상. 자궁근종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매나 모녀 사이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미뤄 가족력이 주요 원인의 하나인 것으로 추측된다. 여성호르몬도 근종의 발병과 근종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짐작된다.

    초경 전과 폐경 후에는 발병이 드물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30~45세에 발병률이 높으며 근종의 성장속도도 그때 가장 빠른 편이다. 폐경 이후에는 근종의 크기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향도 관찰된다. 최근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출산 경험이 없는 미혼여성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보인다.

    자궁근종은 백인보다는 유색인종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산업공해나 인스턴트식품, 환경호르몬이 포함된 육류나 유제품, 심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 또는 생활도 자궁근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짐작된다. 또 비만인 여성의 경우 체지방이 지나치게 많으면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서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근종의 크기가 상당히 커져도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뚜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30~40%에 불과하다.

    흉터·통증 없이 ‘혹’ 제거 불임 걱정에서 탈출

    복부 초음파 검사(왼쪽 아래)를 거쳐 자궁근종이 확인되면 복강경 수술을 통해 이를 제거한다.

    주요 증상으로 생리통과 요통, 골반통, 성교통, 과다출혈이나 빈혈, 어지럼증 등이 있다. 근종이 방광이나 대장 등에 영향을 끼쳐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방광염, 피로, 소화불량, 변비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임신과 관련해서는 불임 외에도 유산, 조기분만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삼성미래산부인과 조준형 원장은 “자궁근종은 증상이 아예 없기도 하고, 골반통·요통·생리통 등의 증상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기 쉬워 병을 키우는 수가 많다. 가족력이 있거나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궁근종은 초음파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검사 결과 근종의 수, 크기와 위치, 조직의 유착 여부, 가임기인지 폐경기인지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증상이 없고 치료가 필요 없을 만큼 근종의 크기가 작으면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 근종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약물치료 등 비수술 요법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갑자기 근종이 커지거나 변성이 될 수도 있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으로는 근종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예전에는 근종 제거가 곧바로 자궁을 들어내는 것으로 인식됐다. 자궁은 여성성의 상징인 만큼 전체를 적출하는 결정이 쉽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미혼여성에게 자궁 적출로 인한 상실감은 너무나 크다. 하지만 최근 복강경을 이용한 시술은 근종의 크기에 상관없이 자궁은 그대로 두고 근종만 제거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부인과 복강경 수술 2000 사례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근종 제거술은 배에 0.5~1cm의 작은 구멍을 뚫은 후 특수 카메라가 부착된 내시경을 그 속에 넣어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법. 비디오 모니터로 직접 병변을 확인하고 근종만 제거하므로 개복수술에 비해 합병증과 통증이 적다. 또한 배를 절개하지 않기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미혼여성의 호응도가 크다. 시술 후 회복도 빨라 보통 일주일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조준형 원장은 “복강경 시술은 자궁을 건드리지 않고 근종만 제거해 시술 후에도 충분히 임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은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해내지 못할 만큼 까다로운 시술. 조 원장은 “복강경 수술은 짧은 시간 안에 작은 모니터만 보면서 근종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다시 꿰매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시술이라 의사의 풍부한 시술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세가 있건 없건 처음부터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미래산부인과는 2005년 개원 이래 부인과 복강경 시술을 2000례 이상 했다. 매년 500~600건을 시술한 셈이다. 이는 국내 여성전문병원 중 최고 수준의 수술 실적. 덕분에 국내는 물론, 해외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복강경 시술은 자궁근종 제거술 외에도 난소 종양 제거, 점막하 근종, 자궁경부술, 자궁적출술 등 부인과에서 실시하는 거의 모든 질환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중 자궁근종 수술은 이 병원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자랑한다.

    조 원장은 “복강경 시술은 첨단 의료장비, 실력 있는 집도의를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최고 수준의 수술팀이 완벽한 팀워크를 이뤄야 만족스런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시술마다 충분한 수의 의료진을 투입하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경험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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