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2

2009.09.08

골프의 성지(聖地)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 노수성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ool@golfdigest.co.kr

    입력2009-09-02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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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위적인 요소가 배제된 원형 그대로의 링크스로 ‘골프의 고향’ ‘골프의 발상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St. Andrews links)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자연이다. 1475년 조성된 올드 코스를 비롯해 뉴(1895년), 주빌리(1897년), 에덴(1914년), 스트래스타이럼(1993년)과 밸고브(1972년), 그리고 데이비드 맥레이 키드가 설계해 지난해 문을 연 캐슬 코스로 구성돼 있다.

    모두 18홀이지만 밸고브만 2개의 그린을 가진 9홀(1520야드) 규모다. 올드 코스는 자연 상태 그대로 아무렇게나 조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전략적인 치밀함, 당혹스런 벙커의 위치, 의도적인 그린의 굴곡 등과 같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은 현대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불명확한 타깃과 불규칙적인 바운드, 숨어 있는 벙커가 핸디캡으로 다가온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만큼 역사적 유산이 많은 곳도 드물 것이다. 우리가 파3 홀을 숏홀, 파5 홀을 롱홀이라고 부르는 것도 올드 코스의 유산이다. 올드 코스 8번 홀(175야드)의 별칭이 바로 ‘숏(short)’, 14번 홀(618야드)은 ‘롱(long)’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드 코스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적절한 수식(修飾)이다. 112개의 벙커, 끝없이 이어지는 언덕과 움푹 들어간 지형에 각각의 특징을 부여하면서 ‘성지순례자’들에게 또 다른 감흥을 제공한다.

    1번 홀 그린 전면을 가로지르는 개울은 ‘스윌컨 번(Swilcan Burn)’, 4번과 15번 홀에서 왼쪽으로 날아가는 티샷을 집어삼키는 벙커는 ‘서덜랜드 벙커(Sutherland Bunker)’, 눈에 띄게 솟은 15번 홀 언덕 2개는 ‘그레인저의 유방(Miss Grainger’s bosoms)’, 16번 홀 한가운데 있는 3개의 벙커는 ‘교장의 코(Principal’s Nose)’, 18번 홀 그린의 왼쪽을 따라 흐르는 저지대는 ‘죄의 계곡(Valley of Sin)’ 등으로 부르는 것이 그렇다.

    올드 코스는 브리티시오픈의 홈코스 중 하나이며 남녀 챔피언십의 주요 무대로 수많은 스타가 거쳐갔다. 올해 톰 왓슨이 2위에 오르며 회자됐던 브리티시오픈이 내년에 올드 코스로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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