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6

2009.03.10

남성은 와인을 모으고 여성은 와인을 즐긴다

  • 조정용 ㈜비노킴즈 대표·고려대 강사

    입력2009-03-04 1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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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은 와인을 모으고 여성은 와인을 즐긴다
    흥미롭게도 와인투자의 세계에는 여성이 없다. 방 하나에 셀러가 여러 대 들어 있다든지, 레스토랑에 좋아하는 와인 수십 병을 맡겨뒀다든지, 와인경매에 참여했다는 여성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딱지를 모으고, 모형자동차를 모으는 남성이 커서 와인을 모은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와인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쇼핑을 큰 즐거움으로 여기는 존재가 여성들이지 않은가. 하지만 그들은 와인에서도 일상생활의 범주를 넘진 않는다. 매일 마시는 용도 정도로만 와인을 소비한다. 여성들은 와인을 모으거나 소유하기보다는 즐긴다.

    왜 여성은 와인투자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번듯한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는 여성들이 가득한데 왜 그들은 와인 컬렉팅에 무관심할까. 먼저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 대부분의 돈이 남성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성공한 싱글 여성은 주로 오피스텔 등에 기거하므로 와인을 저장하기 힘든 면도 있다.

    예외도 있다. 경매회사 소더비에 애장 와인 4775병을 내다 판 미국의 한 여성 컬렉터는 매각 이유를 “내가 마실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이 모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그녀가 와인을 모은 이유는 일생일대의 와인을 만나 그 맛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여성 컬렉터는 찾기 힘들다.

    소더비 와인경매사 세레나 서클리프는 “와인투자는 ‘소년들의 장난감’ 같아 고객 대부분이 남성”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남성들의 독무대인 와인투자 분야에서 돋보이는 여성 와인경매사다. 자녀가 있는 여성들이 가끔 와인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 자녀 생일 등에 선물로 쓰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모성애의 발로로 보이며 투자 욕구라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와인투자의 세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남성은 모으고, 여성은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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