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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경호텔 건설 日 아소건설 참여

강제징용 악명 아소 총리 가문 묘한 여운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北 유경호텔 건설 日 아소건설 참여

北 유경호텔 건설 日 아소건설 참여

유경호텔은 높이가 323m에 달해 평양 스카이라인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북한 주민들은 20년 넘게 ‘공사 중’인 유경호텔을 ‘105호텔’이라고 부른다. 이 호텔의 공사 일꾼은 ‘105돌격대’. 2008년 1월 미국 남성지 ‘에스콰이어(Esquire)’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건물(The Worst Building in the History of Mankind)’이라며 이 호텔을 소개했다.

105층에 달하는 피라미드 형태의 유경호텔은 1987년 8월 프랑스 기업과 북한의 합작으로 건설을 시작했으나 자금난으로 공사를 중단하면서 흉물로 방치됐다. ‘에스콰이어’는 “앞으로도 완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에스콰이어의 예측은 빗나갔다. 지금 평양에선 105돌격대가 밤늦게까지 불을 켜놓고 외관공사를 벌인다. 2008년 3월부터 이집트 오라스콤그룹이 공사에 참여한 덕분이다. 완공 목표는 2012년인 것으로 알려진다.

유경호텔은 다국적 자본의 합작으로 투자 및 건설된다. 오라스콤 외에 아랍에미리트·홍콩·프랑스·일본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호텔 투자 및 건설에 발을 담근 일본 기업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 가문에서 운영하는 아소건설.

오라스콤은 북한에서 통신업(고려링크), 은행업(오라스콤체신합영은행)을 벌이고 있다. 북한의 상원시멘트에도 1억15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상원시멘트는 오라스콤의 투자를 받은 뒤, 사상·기술·문화에서 성과를 낸 곳에 수여하는 ‘3대 혁명 붉은기’를 받았다.



105돌격대 야간에도 외관공사

아소건설은 한반도와 인연이 깊다. 이 회사의 뿌리인 아소탄광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으로 악명이 높았다. 상당수 조선인은 이 탄광에서 불귀(不歸)의 객이 됐다.

아소건설이 유경호텔 건설에 끼어든 과정은 복잡하다. 프랑스의 라파즈가 오라스콤의 시멘트·건설부문 지분을 획득했는데(오라스콤은 상원시멘트 지분 50%도 라파즈에 팔았다), 라파즈와 아소건설은 투자 및 건설을 함께 하는 제휴사다. 두 회사는 라파즈아소라는 공동법인도 소유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납치자 문제 등으로 북일관계가 걸끄러운 상황에서 현직 일본 총리 가문에서 운영하는 회사가 북한과의 경협에 관계됐다는 점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일본 기업들도 대북투자와 북한 자원 획득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높이 323m의 유경호텔은 세계에서 22번째로 높은 건물. ‘버드나무의 도시(柳京)’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평양에 버드나무가 많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이 호텔엔 ‘평양 국제도시화 계획’에 따라 숙박시설, 국제회의장, 컨벤션센터,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유경호텔이 완공되는 2012년은 북한에서 유난스러운 해다. 김일성 출생 100주년, 김정일 출생 70주년이 겹친다. 북한은 2012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정했다. 유경호텔이 개혁·개방의 상징이 될지, 철 지난 이념의 선전물로 그칠지는 지켜볼 일이다.



주간동아 2009.01.06 668호 (p51~51)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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