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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말 툭툭 ‘한국의 오바마’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엉뚱한 말 툭툭 ‘한국의 오바마’

엉뚱한 말 툭툭 ‘한국의 오바마’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우리의 ‘맨’들은 평소엔 얌전하다. 멋진 외모를 자랑하지만 언뜻 보기엔 일반 시민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소리소문 없이 나타나 해결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주위에도 그런 분이 적지 않다. 특히 평소에는 아프다가도 특정한 일만 생기면 투사로 변신하는 분도 계시다. 몸이 아프다던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11월10일 고등학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 참여해 투사로서 일갈했다.

“일부 교과서에서 역사교육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다뤄지고 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편향된 국가관과 역사의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물론 교과서에 역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 교육감이 직접 나서 교과서 재선정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오버(over)다. 특히 지난 임기에는 일언반구 없다가 지금에야 앞장서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지 않다. 이런 그에게 자랑스런 별명이 붙여졌다. 한국의 오바마. 하지만 그 속뜻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오바마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공 교육감! 엉뚱한 자리에서 제발 오바마(오버하지 마).” 물론 그의 말은 ‘몸이 좋지 않아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겠다. 오죽하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을 때 당뇨병 증세가 악화돼 출석할 수 없다고 거절했겠는가! 당뇨병보다는 대가성 후원금 논란에 속이 더 아팠겠지만. 공 교육감이 너무 무리해서 지병이 도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아픈 몸을 이끌고 고등학교 교장 연수에 참가한 그의 열정에 누리꾼(네티즌)들의 격려(?)가 쏟아진다. “공 교육감님, 아픈 몸은 다 나으셨나요?” “아프다고 국감 안 나오셨는데 이제 후원금 의혹을 국민 앞에 떳떳이 밝히시죠.”

공 교육감만큼 많은 국민에게서 쾌유를 기원받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아픈 자리를 털고 일어난 만큼 이제 그가 속시원히 지금까지의 의혹을 밝히리라 본다. 괜히 격에 맞지 않는 자리에 나가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보다는 그게 훨씬 낫지 않을까. 공 교육감에게 감히 한 말씀 올린다. 지족불욕(知足不辱)하시라.



주간동아 2008.11.25 662호 (p14~14)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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