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2

2008.11.25

마케팅 박사님 첫 ‘KOSOMAR 저술상’ 받다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08-11-20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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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 박사님 첫 ‘KOSOMAR 저술상’ 받다
    “마케팅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마케팅에 대해 말할 때마다 얼굴이 웃음으로 가득 차는 사람, 바로 고려대 채서일(57·경영학) 교수다. 그는 마케팅 불모지이던 한국을 떠나 1980년 마케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으로서는 네 번째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라 두려움도 컸지만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대학생 때 마케팅 관련 동아리에도 들었어요. 당시 은사님도 처음에는 마케팅을 배우러 가는 것에 반대하셨지만 ‘일단 네가 배우고 돌아오면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마케팅 전문가가 될 것’이라며 격려해주셨죠.”

    이후 강단에서 마케팅만 33년간 강의했다. 어느 분야보다 유행에 민감하고 감각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는 마케팅 분야에서 그는 오랜 시간 명성을 지켜왔다.

    여기에는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그는 여행을 갈 때마다 가장 먼저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을 방문해 그 가게에 어떤 물건이 어떻게 진열돼 있는지를 꼼꼼히 살핀다. 이런 노력과 더불어 그는 이제는 고전이 된 ‘마케팅조사론’ ‘사회과학조사방법론’을 비롯해 끊임없이 책을 써왔다. 힘이 들 법도 한데 그에게 저술은 조교들과 토론하면서 진행해가는 교육의 한 과정이다.



    “조교들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눠요. 서로 충분히 납득할 때까지 토론하다 보면 우리가 전달하려는 목적에 점점 가까워지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책 내용이 만들어진답니다.”

    그는 최근 경제 불황 속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는 기업들에게 생각을 전환하라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호경기에는 마케팅이, 불경기에는 재무가 강조된다. 하지만 그는 선행지수의 개념으로 마케팅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정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이런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불경기 때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요. 남들과 다른 생각으로 행동하는 회사가 결국 성공하죠.”

    마케팅 분야 공헌과 관련해 11월7일 한국마케팅여론조사협회(KOSOMAR)는 채 교수를 ‘KOSOMAR 저술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기업 마케팅 못지않게 국가 브랜드에도 관심이 많아 국가 브랜드를 만들려는 현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매 정권마다 국가 브랜드를 만들자는 말이 나왔지만 모두 일회성으로 끝났어요. 최고의 국가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보이는 것 못지않게 내부의 힘을 기르는 것도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그는 기자에게 최고의 마케팅 기법을 귀띔해주었다.

    “최고의 마케팅은 바로 배려예요. 고객에 대한 배려, 종업원에 대한 배려, 경쟁사에 대한 배려. 이 모든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큰 성과를 가져다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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