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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두 번째 위기 방송인 강병규

인터넷 도박 혐의 … 사법처리 절차 임박?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생애 두 번째 위기 방송인 강병규

프로야구선수 출신 MC 강병규(36·사진) 씨가 큰 위기에 빠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 호화 연예인 응원단 논란에 이어 억대 인터넷 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이다. 때마침 오랜 기간 진행을 맡아온 건강 프로그램인 KBS ‘비타민’에서도 하차했다. ‘첩첩산중’이다. 당분간은 연예계 복귀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이미지에 심한 타격을 입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최근 5000여 억원의 판돈이 걸린 인터넷 도박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강씨가 도박 사이트를 통해 상습적으로 바카라 등 도박 게임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자신의 계좌에서 모두 16억원을 도박 사이트 계좌에 판돈으로 송금했으며, 이 중 4억원을 잃고 12억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씨는 측근을 통해 “사실무근”이라 밝혔지만 검찰이 “물증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며 범행 입증을 자신해 곤란한 상태다.

방송 입문 8년 만에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거슬러 올라가 8년 전에도 강씨는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선수로 활약할 때만 해도 쓴웃음을 짓는 날이 그리 많지 않던 강씨. 1991년 성남고 졸업 당시 초고교급 투수로 명성을 날리며 OB(현 두산)베어스에 입단한 그는 프로에서 크게 빛을 본 것은 아니지만 1993년 10승, 1999년 13승을 거두는 등 10여 년간 56승63패를 하며 팀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다양한 변화구와 절묘한 볼 배합으로 수준급 성적을 냈으며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 게다가 언변까지 겸비해 특히 여성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앞만 보고 달리던 그의 인생에 제동이 걸린 것은 2000년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출범을 주도하면서다. 선수협의회는 일반 회사의 노조와 같은 조직. 당연히 한국프로야구연맹(KBO), 구단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결국 그는 의리를 택한 채 선수들을 대표해 선수협을 조직하고 대변인으로 이를 반대하던 세력과 맞섰다.



실리가 아닌 명분을 택한 탓에 그는 역풍에 시달려야 했다. ‘말썽꾸러기’로 낙인찍혀 9년여 간 몸담았던 두산을 떠나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 SK에 둥지를 텄으나 거기서도 보이지 않는 견제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전성기 나이에 유니폼을 벗었다.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한 당연한 자업자득.” 그라운드를 떠나자마자 마치 그러기를 기다렸다는 듯 터져나오는 주변의 냉소적 평가를 강씨는 가슴으로 견뎌냈다.

강씨는 위기를 기회 삼아 다른 분야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2001년 몇몇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끼를 선보인 것을 계기로 최근까지 여러 프로그램에서 MC로 활약하며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포츠 스타 출신 방송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올해 8월엔 KBO 홍보위원으로도 임명돼 야구장과 스튜디오를 누비는 제2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이젠 상승과 추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처럼 미운털이 박힌 처지. 검찰 수사와 맞물린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자존심이 누구보다 강한 그의 성격을 고려하면 쓸쓸한 퇴장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듯하다.



주간동아 2008.11.25 662호 (p15~15)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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