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4

2008.09.30

2집 앨범 ‘섬데이’로 한 뼘 큰 윤하

  • 염희진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salthj@donga.com

    입력2008-09-24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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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집 앨범 ‘섬데이’로 한 뼘 큰 윤하
    역경을 딛고 성공하는 소녀의 성장담은 언제 들어도 흐뭇하다. 가수 윤하(20·사진)가 그렇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떠났을 때가 열여섯 살. 피아노 연주와 노래실력을 밑천 삼아 처음으로 열었던 길거리 공연의 관객은 단 두 명이었다.

    일본 무대에서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가며 ‘오리콘의 혜성’이라 불린 그는 입소문을 타고 한국에 ‘역수입’됐다. 국내 팬들에게 생소했던 ‘피아노록’(강렬한 록음악과 화려한 피아노 연주를 접목)이라는 장르를 내세우며 한국에서 발표한 1집은 평단의 지지와 대중적 성공을 동시에 거뒀다. 특히 ‘하루에 4번 사랑을 말하고 8번 웃고 6번 키스를 해줘’라는 낯간지러운 가사로 요즘 10대의 연애공식을 표현한 ‘비밀번호 486’은 당시 가요계를 지배했던 ‘여가수 = 섹시함’이란 공식을 보란 듯이 깼다.

    1년 5개월 만에 발표한 2집 ‘섬데이’는 윤하의 음악적 성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앨범이다. 자꾸 마주치는 그에게 당당하게 사랑을 말하는 ‘텔레파시’와 완벽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소녀의 속내를 그린 ‘가십보이’는 1집에서 보여준 ‘틴록(Teen Rock)’ 그대로다. 대중이 원하는 10대들의 발랄함을 담은 가사도 여전하다. 1집에 비해 확연히 빨라진 비트와 화려해진 피아노 연주는 귀를 즐겁게 한다. 다른 댄스가수들이 많은 시간을 춤 연습에 할애하는 만큼 하루 8시간씩 피아노를 연습한 결과다.

    그러나 그뿐이었다면 윤하의 한계를 과소하게 잡은 걸지도 모르겠다. ‘히어로’ ‘섬데이’ 등 더 강렬하고 빨라진 록을 비롯해 타블로와 함께 부른 ‘기억’에서는 일렉트로니카, ‘빗소리’에서는 재즈, ‘스트로베리 데이즈’에서는 발라드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실험을 펼쳤다. 곡을 준 조규찬, 타블로 등의 틈새에서 그는 자작곡 두 곡도 실었다(‘포 카타리나’ ‘미워하다’).

    “음…. 앨범을 낼 때마다 한 뼘씩 자라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얼마 전 그는 앨범 작업을 마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깊이보다는 다양성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가능성을 실험하는 길을 택한 스무 살 윤하. 앨범을 통해 쑥쑥 크고 있는 그의 다음 앨범이 기다려진다.

    2집 앨범 ‘섬데이’로 한 뼘 큰 윤하
    ● 폴 인 러브

    찬바람이 살랑거리는 계절, 분위기 있는 재즈음악으로 가을을 타는 건 어떨까. 재즈 가수 웅산(35·사진)이 9월19일부터 3일간 서울 중구 문화일보홀에서 ‘웅산, 어텀 인 재즈’ 콘서트를 연다. 2집부터 매년 가을마다 새 앨범을 냈던 그는 올해도 가을에 4집 ‘폴 인 러브’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앨범을 통해 보여준 폭발적이고 강렬한 창법과 달리 새 앨범에서는 나긋나긋하게 속삭이는 ‘코지 재즈(Cozy Jazz)’를 표방했다. 앨범에는 자작곡 ‘돈 크라이’를 비롯해 퀸의 ‘크레이지 리틀 싱 콜드 러브(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등 익숙한 팝을 재즈 편곡으로 재해석했다. 또한 ‘어느새’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등 숨겨진 가요를 웅산 스타일로 부른 것도 들을 거리다.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면 주저 없이 가을을 꼽고 싶다”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새 앨범 수록곡과 함께 가을 분위기에 맞는 곡들만 선곡해 부를 예정이다. 금 오후 8시, 토 오후 4시·8시, 일 오후 4시, 공연 문의 02-720-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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