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3

2008.07.08

현재를 읽어야 미래가 보인다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www.gong.co.kr

    입력2008-07-02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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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를 읽어야 미래가 보인다

    <b>미래를 읽는 기술</b> 에릭 갈랜드 지음/ 손민중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318쪽/ 1만3800원

    ‘미래를 남보다 한발 앞서 내다볼 수 있다면….’ 누구든 이런 소망을 한 번쯤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소망을 소망으로만 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한 책이 에릭 갈랜드의 ‘미래를 읽는 기술’이다. 그 방법의 기본 틀은 세 가지다.

    첫째,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트렌드를 이해한다. 둘째,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미래 전망을 수용한다. 셋째, 이와 같은 정보를 토대로 미래가 어떻게 바뀌어갈지 나름의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다. 첫째 파트는 미래전문가인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를 읽는 기술이다. 저자는 시나리오 작성법을 이용해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미래를 읽는 도구와 테크닉’이다. 두 번째 파트는 ‘미래의 원동력’이란 제목으로 미래 세계를 움직일 8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래의 모습을 제시한다.

    세상이 혼란과 혼돈, 변화로 가득 차 있다면 이는 곧 기회의 가능성이 풍부함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떤 트렌드가 세계를 변화시킬지를 발견하고, 이 변화가 가져올 잠재적인 충격과 영향을 분석한 뒤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한다. 그렇다면 미래를 이해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저자는 넓은 시각, 과제 파악, 잠재적 위험과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의 강화, 그리고 자기 자신의 역사적 임무 이해하기 등을 든다.

    어떻게 하면 미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먼저 자신과 기업을 생태계의 일부로 간주하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생각할 때 아무리 복잡한 문제더라도 덩어리로 접근하지 말고 분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조건 잘게 분해하면 되는 것일까? 저자는 분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법을 소개한다. 그는 이를 거시환경(STEEP) 분석이라 부른다. STEEP는 모두 5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생태(Ecology), 그리고 정치(Politics)다. 예를 들어 초콜릿의 미래를 전망한다고 가정해보자. 사회에서는 당뇨병 확산이나 비만이, 정치에서는 소송문화, 경제에서는 환율변동, 환경에서는 열대우림 파괴, 그리고 기술에서는 지능형 포장기술과 같은 요인이 초콜릿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들일 것이다.

    요는 이런 요인 분석을 통해 트렌드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를 찾는 일은 쉽지만, 그 속에서 트렌드를 잡아내는 일은 어렵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트렌드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트렌드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트렌드는 예측이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트렌드는 수집한 자료를 보기 좋게 나타낸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트렌드에서 미래를 추론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이 책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인 시나리오 구성이 등장하게 된다. 시나리오 구성은 미래에 대한 그림 그리기라고 할 수 있다. 트렌드와 시나리오의 구분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트렌드는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추상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미래 속에서 한 개인이 자신이 처한 제약들을 고려해 결정 내리는 내용을 묘사한 것이다. 특히 딱딱한 보고서가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도 개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시나리오에 생동감을 더해주면 모든 사람들에게 미래가 더욱 현실감 있게 느껴질 것이다.”

    시나리오의 가치는 어떤 것일까? 우선 시나리오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방대한 트렌드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트렌드가 여러 방법으로 전개되는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시나리오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충격/ 확률 매트릭스’다. 이 매트릭스는 4가지 잠재 시나리오를 두고 각각의 잠재적 충격과 발행 확률을 비교한다. 여기서 충격이란 어떤 트렌드가 큰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확률은 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 정도다. 평면은 4분 면으로 나눠서 Y축에 높은 충격과 낮은 충격을 위아래에 표시하고, X축에 높은 확률과 낮은 확률을 좌우에 표시한다. 그렇게 하면 평면은 모두 4개의 작은 평면으로 나눠진다.

    높은 충격-높은 확률의 조합은 폭풍전야를, 높은 확률-낮은 충격은 현상유지를, 높은 충격-낮은 확률은 예측불가를, 마지막으로 낮은 충격-낮은 확률은 일시적 혼란을 뜻한다.

    미래를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높은 확률과 높은 충격의 경우다. 다가올 폭풍의 경로를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시나리오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미래를 100% 정확하게 내다볼 수 없다. 그러나 앞을 내다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행동을 바꿀 수는 있다. 행동이 바뀐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미래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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