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2

2008.07.01

가족맞춤 해수욕장, 오 여기구나!

서해 원산도

  • 글 · 사진 양영훈

    입력2008-06-25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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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맞춤 해수욕장, 오 여기구나!

    초전선착장 주변 바다와 하늘을 붉게 물들인 해질녘 노을.

    대천항에서 배로 40분 거리인 원산도는 충청도에서는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옛날에는 ‘고란도’라 불리다가 1914년부터 원산도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섬의 형태는 뫼 ‘산(山)’자 모양과 그린 듯이 똑같다. 그래서 북쪽 해안선은 들쭉날쭉하고 남쪽 해안은 동서로 반듯하다.

    행정구역상 원산도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의 한 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면적은 같은 리인 삽시도(3.78km2)의 두 배 가까운 7.04km2에 이른다. 여객선이 닿는 선착장만 해도 저두, 선촌, 진고지, 초전, 오봉산 등 5곳이나 된다. 그래서인지 실제 둘러본 원산도는 삽시도의 서너 배는 될 듯이 크게 느껴졌다. 내 차를 갖고 들어가야 제대로 둘러볼 수가 있다.

    원산도는 육지와의 교통편도 좋은 편이다. 주변에 우체국, 파출소, 해양경찰서 초소, 낚시가게 등이 들어선 선촌선착장은 안면도 영목항이 철부선으로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그리고 서쪽의 저두선착장과 대천항의 직선거리도 10리가 안 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영목항~원산도~대천항을 잇는 77번 국도 구간의 교량 가설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공사가 끝나면 원산도와 육지의 거리는 훨씬 가까워지겠지만, 섬사람들의 순박한 정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은 차츰 사라질지도 모른다.

    원산도해수욕장, 오봉산해수욕장, 사창해수욕장, 저두해수욕장 등 원산도의 네 해수욕장은 모두 남쪽 해안에 형성돼 있다. 남향이라 햇살이 풍부하고 조류의 영향이 적어서 수온이 따뜻하고 파도도 잔잔하다. 해수욕장으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더욱이 백사장이 넓고 경사도 완만해 노약자나 아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해수욕장마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깔려 있어 맨발바닥에 닫는 감촉이 아주 좋다.

    하반기 대천항 잇는 교량공사…내 차 갖고 들어가야



    원산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은 원산도해수욕장이다. 섬에 자리잡은 해수욕장치고는 해송숲이 울창하고 백사장 규모도 대단하다. 피서철 성수기에는 민박, 식당, 야영장, 화장실, 급수대 등 편의시설이 곳곳에 들어선다. 선착장이 있는 저두와 선촌에서 비교적 가까워 찾아가기도 쉽다.

    원산도 서쪽에는 오봉산이 있다. 말 그대로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진 이 산의 첫 번째 봉우리에는 봉화대가 있다. 잘 닦인 등산로를 통해 정상에 올라서면 바다 저편의 대천항과 안면도 영목항까지 건너다보인다.

    오봉산 아래에 자리한 오봉산해수욕장은 원래 산더미 같은 모래언덕이 있던 곳이다. 그렇게 많던 모래가 인천의 유리공장으로 팔려간 이후 모래언덕은 평평한 백사장으로 바뀌었다.

    오봉산해수욕장은 서해안의 여느 해수욕장들에 비해 조수간만의 차가 작다. 그래서 썰물 때도 해수욕하기가 수월하다. 해변 주변의 민박집과 식당, 펜션 등이 1년 내내 영업을 하기 때문에 언제 찾아가도 숙식이 해결된다.

    오봉산해수욕장과 원산도해수욕장 사이에 자리한 사창해수욕장은 비교적 작고 한적하다. 두세 곳의 민박집 이외에 별다른 편의시설도 없다. 그래서 오히려 인파에 시달리지 않고 호젓하고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저두선착장이 있는 저두마을 뒤편의 저두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이라 부르기도 어색할 만큼 옹색한 해변이다. 편의시설도 거의 없으므로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는 불편한 곳이다.

    여행 정보

    이것만은 꼭!

    1. 원산도해수욕장에서 야영하기 : 어느 해수욕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곳도 피서철에는 숙박비가 비싸며 방을 구하기도 어렵다. 그럴 때는 아예 야영장비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원산도해수욕장의 그린하우스민박 옆 솔숲이 야영이나 오토캠핑을 즐기기에 최적지다.

    2. 원산도해수욕장에서 조개잡이 : 원산도 개펄은 대체로 어민들의 생계가 걸린 양식장이다. 그러나 원산도에서는 누구나 조개잡이가 가능하다. 특히 한사리 때는 맛조개가 지천이다. 맛조개잡이에는 맛소금이 필수.

    숙박

    원산도해수욕장에는 그린하우스(041-936-6255), 삼우미니콘도(041-936-6006), 도레미펜션민박(041-936-0246) 등의 민박집이 많고, 오봉산해수욕장에는 대규모 단지형 펜션인 햇빛바다모래마을(041-936-4277)을 비롯해 대성콘도형민박(041-936-6381), 샘골산장(041-936-6069)이 있다. 사창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언덕에는 전망좋은집펜션(041-935-1567)이 자리잡고 있다.

    맛집

    원산도의 민박집들도 미리 이야기하면 식사를 차려준다. 그러나 비수기에는 선착장 주변에 자리잡은 나루터식당(041-936-6027), 원식당(041-936-6045), 터미널식당(041-936-8816) 같은 상설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 교통

    대천항→원산도/ 신한해운(041-934-8772, www.shinhanhewoon. com)의 카페리호가 대천항↔저두선착장(원산도)↔선촌선착장(원산도)↔영목항(안면도) 노선을 1일 5~6회 운항하고, 대천항↔삽시도↔장고도↔영목항↔선촌선착장↔대천항 노선은 3회 운항한다. 대천항에서 저두선착장까지는 약 30분 소요. 피서철에는 증편 운항되므로 정확한 출항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원산도해수욕장과 오봉산해수욕장까지 운행하는 원산도 마을버스는 카페리호 도착시간에 맞춰 선착장에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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