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2

2008.07.01

영화 시사회·콘서트 생중계 똑똑한 3G 날개 달았다

2G보다 2배 빠른 전송속도로 영역 확장 … 통화장애 개선·콘텐츠 채우기는 과제

  • 황지혜 전자신문 기자 gotit@etnews.co.kr

    입력2008-06-23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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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시사회·콘서트 생중계 똑똑한 3G 날개 달았다
    “쇼(show)하고 있네”라는 빈정거림이 “쇼를 하라!”는 명랑한 권장으로 바뀌는 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7년 대한민국 이동통신업계를 달군 핫 아이템은 단연 영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G) 서비스’의 개시. 론칭 1년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시작은 매우 성공적이다. 이는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해보려는 소비자의 욕망과, 대규모 마케팅과 전폭적인 보조금을 투입한 업계의 노력이 만나 일궈진 합작품이라 하겠다.

    지난해 3월 SK텔레콤과 KTF는 유럽 방식의 WCDMA (광대역 코드분할 다중접속)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T라이브(Live)’와 ‘쇼(SHOW)’의 등장이다. 3G 시장에서는 기존 2G 시장에서 SKT에 밀렸던 KTF가 선전했다. KTF는 서비스 개시 넉 달 만인 그해 7월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5월 말 현재 가입자 기준으로 쇼는 578만9448명, T라이브는 533만2384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누적가입자 수 1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각 사업자가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주파수가 모자랄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가입자 유치 속도가 빠르다.

    론칭 1년 만에 1000만 가입자 돌파

    2007년 9월부터 3G 서비스를 시작한 LG텔레콤 역시 서비스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T는 WCDMA가 아닌 기존 2G망을 진화시킨 ‘리버전A’망을 통해 3G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3G 데이터서비스를 표방한 ‘오즈(OZ)’ 브랜드로 고객의 마음을 끌어 두 달 만에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SKT와 KTF를 긴장시키고 있다.

    3G는 네트워크 전송속도가 2G보다 최대 2배까지 빠르다. 덕분에 많은 양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끊김 없이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이런 속도를 기반으로 영상통화가 가능해졌다. 3G 네트워크를 통한 스트리밍 방송 수신도 할 수 있다. 최근 KTF는 인기가수 V.O.S의 콘서트를 3G망을 통해 생중계했다. 영화 시사회도 ‘휴대전화 안에서’ 열었다.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더욱 알차게 한다. 이동통신사들은 개인용 컴퓨터(PC)에서 보낸 웹 화면을 휴대전화에서 그대로 볼 수 있는 ‘풀 브라우징(Full Browsing) 휴대전화’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해외 자동로밍 서비스도 3G의 특징 중 하나. CDMA와 달리 3G는 유럽 방식의 GSM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동 로밍이 가능하다(전 세계 가입자의 86.6%가 GSM 방식을 사용한다). KTF와 SKT는 현재 140여 개국에서 글로벌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3G 서비스의 경우 2G 서비스와 달리 가입자인증모듈(USIM) 카드의 인증을 받아야 3G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USIM은 휴대전화에 내장되는 칩으로 가입자의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는 휴대전화 복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암호가 이중으로 걸려 있어 복제가 불가능하다.

    USIM칩 다양한 서비스 구현

    USIM칩 덕분으로 금융거래, 신용카드, 증권 조회, 교통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USIM에 가입자 정보와 금융 정보를 함께 담아 이를 바로 신용카드, 교통카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SKT와 KTF는 현재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과 함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3G에도 과제는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잦은 통화장애는 가입자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SKT와 KTF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잇따라 통화장애를 일으켰다. 이통사들은 3G 네트워크가 구축 초기단계인 만큼 설비 증설 등 작업 과정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 전국적으로 아직 3G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은 곳도 있어 ‘음영지역’도 만만치 않다. 인구 대비 90%까지 망을 구축했지만 지방 소도시 등에서는 통화가 안 되는 지역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 시사회·콘서트 생중계 똑똑한 3G 날개 달았다

    KTF의 3G 서비스 ‘SHOW’의 TV 광고 ‘한 살의 쇼’ 편.

    이 밖에 3G 서비스만의 특화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다. 실제로 가입자들이 2G와 3G의 서비스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가입자들이 굳이 2G에서 3G로 옮겨갈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3G를 통해 ‘모바일 웹’으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3G에 어떤 서비스를 담을 것인지가 문제다. 빠른 망 속도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은 높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3G망을 개방해 다양한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영화 시사회·콘서트 생중계 똑똑한 3G 날개 달았다

    2007년 3월1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서 열린 SK텔레콤의 영상통화 시연 행사. 2007년 3월부터 KTF와 SK텔레콤은 3G 서비스를 개시했다.(왼쪽)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블랙베리’가 8월 국내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해외 사례는 의미를 던져준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내놓은 3G 서비스 ‘킨들(Kindle)’이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아마존의 디지털 책 9만여 권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휴대용 무선 북 리더기인데, 출시하자마자 매진 사례를 기록할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통사 스프린트넥스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회사에 직접 수수료를 지불한다. 스프린트넥스텔이 3G망을 개방했기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구글 역시 ‘구글폰’을 개방형으로 설계하고 있다. 구글폰이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모든 서비스가 유연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 등이 개방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혁신적인 3G 서비스가 줄을 이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스마트폰 시대

    언제 어디서나 e메일·멀티태스킹 “손안의 컴퓨터 잡아라” 경쟁 후끈


    영화 시사회·콘서트 생중계 똑똑한 3G 날개 달았다

    삼성전자가 6월9일 공개한 스마트폰 ‘옴니아’.

    “블랙베리로 e메일이 들어오지 않으면 너무 불안하다” “작은 ‘쿼티’ 자판으로 글을 쓰다 엄지손가락에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스마트폰 블랙베리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블랙베리 의존증을 뜻하는 ‘블랙베리 증후군’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정도다. 블랙베리는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사가 내놓은 스마트폰. 일반 휴대전화와 다른 입력 자판을 채택하고 네트워크 기능을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e메일을 확인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블랙베리 인기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경쟁이 불붙고 있다. 노키아, 삼성전자, 애플 등 유력업체가 앞다퉈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이 시장에 기름을 붓고 있다.6월9일 삼성전자는 3.5인치 풀터치스크린에 윈도 모바일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옴니아(OMNIA, SGH-i900)’를 전격 공개했다. 옴니아는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한다. 서로 다른 이동통신 방식인 GSM과 WCDMA를 모두 지원하고 16GB의 내장메모리도 탑재했다. 또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PPT) 등 다양한 문서 편집기능과 푸시 e메일(e메일을 휴대전화에서 바로 받아보는 서비스), 멀티태스킹 등을 지원한다. 이에 앞서 노키아는 올 초 4종류의 풀터치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손안의 컴퓨터’를 표방한 ‘N96’은 무선인터넷에 쉽게 접속하고 GPS와 다양한 첨단기능을 장착했다.

    이런 스마트폰 경쟁을 가속화한 주역은 애플이다. 수많은 마니아를 몰고 다니는 애플은 최근 3세대 ‘아이폰’을 공개했다. 3G 아이폰은 기존 단말기보다 데이터 통신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데다 1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돼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아이폰 1000만 대를 팔아 휴대전화 시장의 1%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세계 PC 시장 1위 기업인 HP가 3G 스마트폰 전쟁 참가를 선언했다. 휴대전화에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가 부각되면서 PC업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구글 등 인터넷 서비스업체도 휴대전화 시장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관련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 폭풍전야라고 할 만하다. SKT가 블랙베리를 출시하는 8월 이후에야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옴니아는 아직 국내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고, 시장에서 기대감이 큰 3G 아이폰은 국내 출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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