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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서울 in 서울, ‘新용산’ 뜬다

박 터지는 재개발 수주 전쟁

총 50조원대 규모 ‘노다지’ … 기업들, 공사비 깎아주고 과대선전까지 ‘총력’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박 터지는 재개발 수주 전쟁

박 터지는 재개발 수주 전쟁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된 용산역 전면 3구역 일대.

“대통령 선거판보다 더 치열했다.”

서울 용산역 앞 집창촌이 있는 2, 3구역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 시공권을 놓고 벌인 기업들 간의 수주전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전평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일까.

그동안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기업들이 기울인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직원들의 조합원 일대일 접촉, 홍보 도우미 활용, 조합이 금지한 현수막 설치, 상대 기업 눈치보기, 다양한 선심공약 등 갖가지 방법이 동원됐다. 심지어 자사를 시공사로 뽑아달라며 조합원들에게 골프 접대, 피부 마사지 향응 등을 제공했다는 소문까지 떠돌았다.

6개 업체 경합 끝에 3구역 사업권 삼성물산이 따내

2, 3구역 합해 조합원 178명에 실사용 면적이 6250여 평인 소규모 재개발 공사에 기업들이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인 이유는 한 가지. 2, 3구역은 앞으로 50조원대에 이르는 용산역 일대 개발의 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의 기대심리도 높아 4월 중순 현재 이곳의 재개발 대지지분 거래가는 20평 미만이 평당 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용산역 전면 구역은 3등분 돼 2011년까지 업무·판매·숙박시설(70% 이상)과 주거시설(30% 미만)을 갖춘 지하 9층~지상 40층 규모의 주상복합타운(모두 4개 동)이 들어선다. 평균 용적률은 960%.

최근 시공사가 결정된 3구역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애초 6개 기업이 경합을 벌였고, 이후 3개 기업으로 압축됐다. 그러다 4월4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삼성물산이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등을 제치고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102명 중 97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은 48명의 지지를 얻어 사업권을 따냈다. 현대산업개발은 32표, 대림산업은 16표를 얻었다.

오랫동안 이곳에 공을 들인 현대산업개발은 시공사로 선정되지 못하자 상당히 아쉬워했다고. 용산역사 개발에 건축비와 철도 대지 점용료로 1조2000억원을 들인 현대산업개발은 2002년 상징적으로 3구역 내 한 필지를 매입해 표를 확보하는 등 일찍부터 공을 들였고, 개발 예정 건물과 아이파크백화점을 연결하는 ‘오버 브리지’ 사업을 250억원을 들여 시공해주겠다는 제안까지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삼성물산은 3구역 개발 시 지하든 지상이든 용산역사와 연결되는 통로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 경우 용산역사와 광장 등에 대한 점용권을 가진 현대아이파크몰과 분쟁이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 자회사인 현대아이파크몰 하원호 상무는 “우리가 30년 넘게 용산역 터와 광장 도로의 점용권을 갖고 있는데, 우리와 상의 없이 어떻게 3구역 건물과 1호선 역사를 연결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장세준 상무는 이에 대해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용산역 전면부 구역 지정을 고시할 때 이미 언급한 부분이다. 또 토지는 건설교통부가 소유권을 갖고 있으므로 협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현대가 다소 우위에 있던 판세가 뒤집어진 것은 3월29일과 30일 용산구민회관에서 있었던 사업설명회에서였다고 말한다. 당시 삼성물산 제안서는 조합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삼성물산은 사업설명서에서 공사비와 기타 조건을 포함해 가구당 대림보다 1억8400만원 적게 제시했고, 현대산업개발보다는 2억4800만원이나 적게 내놓았다. 여기에다 분양대행수수료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용산 전면 2구역에서 대우가 제시한 분양대행수수료는 85억원에 이른다. 원칙적으로는 조합이 전문 분양대행업체를 선정하지만, 경쟁 기업들은 조합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분양대행 부분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선전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대림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대림은 분양이 안 될 경우 조합원과 의논해 분양권을 전량 매입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놓았다. 3구역의 조합원 박모 씨는 “대림의 제안이 가장 실익이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3구역의 경우 참여 기업들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기 어려웠던 이유는 2005년 12월 조합 내에서 개발이익 배분문제를 놓고 이견이 생기면서 사설 감시단을 만들어 서로를 감시했기 때문이다. 즉 조합 측이 조합원들에게 금품과 향응 수수 금지를 강조했을 뿐 아니라, 밤 7시 이후에는 업체 직원을 만나서는 안 된다는 규정까지 만들어 한 표라도 아쉬운 업체 직원들을 속타게 했다.

건설업체 연합전선 구축 등 ‘적에서 동지’ 변신도

삼성물산의 3구역 승리는 사실 2구역 수주전에서의 참패가 전화위복이 됐다. 삼성물산은 오래전부터 2구역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왔는데, 지난해 말 ‘올인 전략’으로 뛰어든 대우건설에 패하고 말았던 것. 삼성물산은 조합원 73명 가운데 22표를 얻는 데 그쳤지만, 대우건설은 51표(70%)를 얻었다. 대우건설은 공사비를 삼성물산보다 평당 23만원 적은 445만원, 이주 철거기간도 삼성보다 2개월 짧은 4개월로 제시했다. 또 상가와 오피스 책임 분양, 월 3000만원의 조합비 지원 등을 약속했다. 대우건설은 2구역에 35층 업무동과 37층 주거동 2개 동을 지을 예정이며, 수주금액은 2300억원 정도.

용산역 전면 2, 3구역 개발사업 수주전은 시작일 뿐이다. 용산 일대 건설 프로젝트 사업비는 50조원에 달해 기업 간 각축전이 예상된다. 인천 송도 사업비가 24조원, 청계천 세운상가 일대가 6조원, 상암동이 2조원대로 추정되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규모다. 용산 일대에서는 국제업무지구에 최고 620m ‘랜드마크 빌딩’ 건립, 용산 역세권 개발, 집창촌에 주상복합건물 신축, 국제빌딩 주변과 원효로·서빙고·한남지역 재개발 사업, 민족공원 사업 등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경쟁 관계에 있는 건설업체들은 경우에 따라 ‘적에서 우군으로’ 작전 전환을 할 수밖에 없다. 국제빌딩 주변 4구역 시공사 선정도 그런 경우다. 조합 측이 시공사를 정하기 위해 국내 건설 수주 10위권 내의 기업들에 응찰요청서를 보내자, 마감 당일 오후 4시 1분 전에 삼성물산 대림 포스코 3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만들어 입찰제안서를 들고 조합 사무실을 찾아왔다고 한다.

“상위권 3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뤘으니 조합 측에서도 이견이 없었습니다.”(4구역 총무 정우철 씨)

용산역 일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따내려는 기업들 간의 2차, 3차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에 시공권을 따낸 기업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탈락한 기업들은 향후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 용산역 주변 재개발·재건축 사업 현황
사업지명 면적(평) 용적률(%) 조합원(명) 인허가 여부 시공사
용산역 전면 1구역 3387 960

2구역 2630 960 76 조합인가 대우건설
3구역 3622 960 102 조합인가 삼성물산
국제빌딩

특별구역
1구역 1519 800 태평양

지분 30%
조합설립

추진 중
2구역 3554 국제빌딩 존치지역
3구역 2185 700 97 조합인가 동부
4구역 7884 750 327 조합인가 삼성 물산·대림·

포스코 컨소시엄
5구역 1080 800 추진위 준비 중

한강로1가 지역주택조합 5000 180 추진위 결성
한강로2, 3가 일대 9800 추진위 준비 중

한강로3가 40번지 3만 추진위 준비 중
한강로1가

전쟁기념관 옆 부지
1500 80 추진위 승인




주간동아 2007.05.01 583호 (p40~41)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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