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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증이 노화현상이라고?

생리적 증상이나 가족력 때문인 경우 더 많아 … 방치 땐 증세 심해져 큰 불편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수전증이 노화현상이라고?

수전증이 노화현상이라고?

파킨슨병으로 사망한 교황 요한 바오로2세. 파킨슨병에 걸리면 얼굴 표정이 없어지고 손떨림증 등이 나타난다. 정상인 사람(오른쪽 위)과 수전증이 있는 사람.

많은 사람들이 수전증(手顫症)을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현상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수전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노인성 질환이라기보다는 생리적 증상이거나 가족력 등이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누구나 한 번쯤은 걸리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수전증. 하지만 방치하면 증세가 자주 나타나면서 생활에 불편을 주게 된다. 특히 이런 증상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사회생활에까지 지장을 받는다.

수전증은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들의 9%, 여자들의 14%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흔한 현상이라 해서 별 것 아니겠지 하고 소홀히 여겼다간 자칫 큰 병으로 키울 수 있다. 진전증(震顫症·몸이 떨리는 현상)의 일종인 수전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손이 떨리는 증상을 총칭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수전증이 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바로 파악해야 한다. 또 이런 떨림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 목소리, 다리, 턱 등 몸의 여러 부위에서 동반되어 일어나기도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과장은 “흔히 수전증은 나이가 들거나 술을 많이 먹으면 생기는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수전증의 원인은 이런 뇌 손상 외에도 가족력, 약물 복용 유무, 갑상샘 질환 등이 있다”고 말한다.

시간 지나면서 다른 부위까지 떨릴 수도

수전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본태성 수전증이다. 본태성 수전증은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는 가족력에 의한 유전적 영향으로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자신이 수전증을 앓고 있다면 가족 중 누군가가 수전증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직계가족에 없더라도 방계가족 중 수전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이다. 본태성 수전증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정된 상태에서는 증세를 보이지 않으나 어떤 작업을 하려 하면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흔히 물컵을 들거나 글씨를 쓰려고 할 때 많이 나타나며, 가끔 술을 마시면 술기운이 도는 동안은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4~10Hz 정도의 미세한 떨림이 양손에 같이 나타나고 손·머리·목소리, 심하면 온몸이 떨리기도 한다.



수전증의 또 다른 원인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에 의한 수전증은 주로 50대 이후에 발생하는데 본태성 수전증과 달리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수전증이 더 심하게 나타나고, 손을 움직이면 증상이 감소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가만히 있거나 걸을 때는 손이 떨리는 증상을 느끼는데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을 들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증상이 없어지게 된다.

박 과장은 “수전증 이외에 다른 증세가 없는 본태성과는 달리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생성 뇌세포가 손상돼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악화되는 퇴행성 질환이므로 초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보아는 “지금도 무대에 서면 너무 떨린다. 자세히 보면 마이크를 잡은 제 손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면서 “친구들은 수전증 있냐고 놀린다”며 자신이 여전히 무대공포증이 있음을 털어놓았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리는 증상은 긴장되고 흥분된 상태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이런 증상은 병적인 원인보다는 단순히 생리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

60대 이상으로 평소 당뇨나 고혈압이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왼손이 떨리기 시작하면서 어지럽고 걸음걸이가 왼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일어난다면 소뇌성 진전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알코올 중독, 약물 복용, 말초신경 질환, 뇌의 이상 등에 의해서도 수전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20대 젊은 여성의 경우라면 갑상샘 항진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평소와 달리 수전증이 오고 지나치게 피곤하다고 느껴진다면 내과 진단이 함께 필요하다.

수전증 90% 이상 약물 치료로 조절 가능

그러나 증세가 심하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전증의 90% 이상은 적절한 약물치료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난치성인 일부 수전증의 경우는 증상에 따라 수술적 치료나 뇌 심부 자극술로 호전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수전증을 약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본태성 수전증이나 생리적 수전증의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

수전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지만 증상은 한 가지인 질환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원인을 파악, 제거해주는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간동아 2005.10.18 506호 (p96~97)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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