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2

2005.09.13

운동하다 다친 부위 ‘통증 퇴장!’

관절내시경 수술 치료 각별한 노하우 … 전신마취 필요 없고 회복도 빨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9-09 0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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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하다 다친 부위 ‘통증 퇴장!’

    무릎관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초이스 정형외과 최정기 박사.

    스포츠를 심하게 하면 운동이 아니라 ‘고문’이 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운동 능력과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하는 스포츠는 운동이 아니라 병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관절과 인대, 힘줄, 근육 등 인체의 운동을 관장하는 기관들은 내구연한, 강도, 특성 등이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같은 스포츠를 해도 어떤 사람은 멀쩡한데 어떤 사람은 질병을 얻거나 손상을 입는 일이 일어난다.

    스포츠가 현대인들의 건강 유지와 스트레스 해소에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는 이즈음,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반복된 충격과 무리한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스포츠 신체손상’이 바로 그것. 문제는 스포츠 의학에 전문적으로 대처하는 병원이 우리 주변에 흔치 않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자리 잡은 초이스 정형외과는 스포츠나 신체기관의 반복적 사용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부상당한 유명 선수들 많이 찾아

    이 병원에서는 관절염은 물론이고 어깨 질환, 오십견, 어깨관절 탈구, 어깨근육 손상, 팔꿈치 동통, 수근관 증후군, 협착성 근막염, 손목 물혹, 방아쇠 수지(건초염) 등의 상체질환에서 무릎인대 질환, 반월상연골판 파열, 연골 손상, 발목 염좌, 족저염 등 하체질환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손상과 반복된 충격으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질환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만약 뛰고 싶은데 무릎이 좋지 않아 운동을 포기한 사람들이나 어깨 탈골로 수영을 포기한 사람이 있다면 이 병원을 찾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명 선수들이 치료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

    이 병원의 원장인 최정기·최희준 박사는 약물치료나 재활치료가 불가능한 스포츠 손상을 관절내시경(이하 관절경)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절경 수술은 피부에 0.5cm 정도의 구멍을 뚫어 그 안에 내시경을 집어넣은 뒤 관절에 생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수술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피가 전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회복이 빠르다는 면에서 현대 수술의 총아라고 불린다. 하지만 살을 크게 절개해 수술할 때보다 시야가 좁고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해 의사의 노하우와 경험이 수술 성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최정기 박사는 국내 개원가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반월상연골판 동종이식술을 관절내시경을 통해 하고 있다. 이 이식술은 무릎관절 연골과 뼈 사이에서 연골의 보호 구실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이 다 닳아 없어질 경우 다른 사람의 연골판을 대신 이식하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수술을 하는 사람이 손으로 꼽을 정도. 그러나 최정기 박사는 이와 관련해 논문을 낼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실력파다.



    운동하다 다친 부위 ‘통증 퇴장!’

    관절경 수술을 하고 있는 최희준 박사.

    역시 스포츠 손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무릎인대 손상. 운동을 좋아하는 만능 스포츠맨 김동철(32) 씨는 무릎의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계속 조기축구를 해오다 무릎관절을 지탱하는 십자인대 중 앞에 있는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6년 전 군대에서 축구를 하다 무릎을 심하게 다친 그는 응급조치를 받고 며칠 쉰 뒤 부기가 가라앉자 제대 후 이를 방치한 채 수년 동안 조기축구를 해온 것. 축구를 할 때 가끔 무릎이 어긋나며 부어오르는 현상이 있었지만 약 먹고 며칠 쉬면 가라앉는 생활이 반복되자 “괜찮겠지” 하며 이를 그냥 넘겼다. 하지만 점점 무릎 통증의 빈도가 잦아졌고, 급기야 일상생활 중에도 무릎이 자주 붓고 어긋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김 씨는 결국 다친 지 6년이 지나서야 초이스 정형외과를 찾게 됐다. 김 씨의 진단 결과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그는 이 병원에서 내시경을 이용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뒤 현재는 좋아하는 운동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십자인대 재건술은 파열된 십자인대 대신 자신의 신체 중 다른 힘줄에서 인대를 채취하여 무릎에 삽입해 고정하는 수술. 최희준 박사는 “이렇듯 무릎의 인대 부상은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아 심각성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며 “하지만 인대 부상을 몇 년씩 방치하면 무릎뼈 사이에서 쿠션 구실을 하는 연골이 파열되거나 퇴행성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는 등 후유증이 크므로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벼운 무릎 질환 방치 땐 관절염으로

    운동하다 다친 부위 ‘통증 퇴장!’

    연골판이 다 닳아 없어진 모습과 정상으로 회복된 무릎연골판 (아래). 초이스 정형외과 전경.

    반월상연골판의 경우도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게 흔히 올 수 있는 질환이지만 수술을 하는 개원 병원은 거의 드문 형편이다. 등산 마니아인 이일동(47) 씨는 5년 전 산에 오르다 넘어져 무릎 내부에서 관절을 보호하는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연골판이 파열되지는 않아 찢어진 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뒤 별 문제 없이 등산을 즐겨왔다. 그의 무릎에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통증과 함께 자주 붓는 증상이 나타난 것. 동네병원을 찾아가도 특별한 치료 없이 약과 물리치료만 받기를 여러 달. 하지만 부기와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이 씨는 초이스정형외과를 찾아왔다.

    운동하다 다친 부위 ‘통증 퇴장!’
    정밀검사 결과, 절제한 이 씨의 반월상연골판 부위에 맞닿은 연골이 모두 닳아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씨는 불가피하게 절제된 연골판을 복원해주는 ‘반월상연골판 동종이식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의 연골판을 관절내시경을 통해 무릎에 삽입하는 ‘반월상연골판 동종이식술’은 수술의 난이도가 높아 현재 몇몇 대학병원과 관절내시경 전문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수술. 이 씨는 수술 후 통증이 말끔히 사라진 것은 물론, 좋아하는 등산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스포츠에서 가장 흔하게 올 수 있는 이런 무릎 질환들을 방치하면 귀착점은 역시 관절염이 될 수밖에 없다. 초이스 정형외과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관절염을 자신의 연골을 배양해 이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병원의 최정기 박사는 배양해 이식할 수 있는 연골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고, 신체 조건이 허락한다면 대수술인 인공관절 치환술보다는 이식술을 권한다. 최 박사는 “병원을 전전하다 대학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 외 방법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50대 환자도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연골 이식을 해줬다”며 “이 환자는 수술 후 왼쪽무릎 통증이 말끔히 사라진 것은 물론, 올해 말에는 오른쪽 무릎에 대한 연골이식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포츠 과학은 진보한다’는 광고 문안처럼 스포츠 의학도 날로 혁신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스포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이 영역에서의 의학 발전은 인간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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