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2

2005.09.13

‘옥수수’ 하모니카 건강 멜로디

  • 이원종/ 강릉대 식품과학과 교수

    입력2005-09-09 0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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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 하모니카 건강 멜로디
    옥수수 하면 가장 먼저 뻥튀기가 떠오른다. 뻥튀기는 값이 싸고 길거리에서 쉽게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이 허전해서 뭔가 먹고 싶을 때 안성맞춤이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내 아내가 좋아하는 군것질 거리 중 하나도 뻥튀기다. 그러나 나는 아내가 튀긴 강냉이를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내가 뻥튀기를 먹고 난 뒤 흘린 찌꺼기를 치우는 것은 내 몫이기 때문이다. 특히 차 안에서 먹다 흘린 뻥튀기 찌꺼기를 치우는 것은 무척 성가시다. 이렇듯 내가 싫어해도 아내는 튀긴 강냉이를 즐겨 먹는다. 아내는 뻥튀기는 무게가 별로 나가지 않아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뻥튀기 한 봉지(약 150g)의 칼로리는 330kcal로 그리 적은 편이 아니다.

    옥수수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료용으로는 맨 윗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간 마치종, 종자가 매우 단단한 경립종, 부드러운 연립종 등이 있고, 식용으로는 잘 튀겨지는 팝콘용 옥수수, 찰기가 있는 찰옥수수와 단맛을 내는 스위트콘 등이 있다. 옥수수를 텃밭에 심을 때는 맛이 좋은 찰옥수수나 스위트콘이 좋다. 옥수수는 5월 초에 파종을 한다. 옥수수 씨앗은 심기 전에 하룻밤 물에 불려놓는다. 30~40cm 간격으로 구멍을 내고, 한 구멍에 두세 알을 뿌리고 흙을 덮어둔다. 잎이 두세 개 나왔을 때 생육 상태가 좋은 두 개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옮겨 심는다. 두 개씩 키우는 이유는 바람에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옮겨 심기는 반드시 비가 온 뒤에 해야 살아남는다. 옥수수의 키가 50cm 정도 되면 퇴비를 뿌려주고, 흙을 돋워준다. 옥수수는 파종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

    옥수수수염 끓인 물 이뇨작용 탁월

    옥수수는 탄수화물이 약 70%를 차지한다.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이나 리신이 거의 없으며, 비타민 B군의 하나인 니아신이 적어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경우 ‘펠라그라’라는 피부병에 걸릴 수 있다. 그래서 간혹 옥수수로 연명하는 지역 아이들의 피부가 붉게 변한 모습을 보게 된다. 옥수수의 배아에는 신경조직에 필요한 레시틴이라는 물질이 1.5% 정도 들어 있으며, 비타민 E가 옥수수 100g당 100mg 정도 들어 있어 피부의 노화를 막아주고 피부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구실을 한다. 또 최근 미국 코넬대학의 류 박사팀이 세계적인 학회지인 농업-식품화학회지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단맛이 나는 스위트콘을 찌거나 삶아 먹으면 항산화물질인 페룰라산이 더 많이 생성되어 심장병과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자주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옥수수를 수확할 때는 옥수수수염은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따서 모두 버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옥수수수염이 하는 일이 있었다. 옥수수 열매는 껍질이 보호하지만 옥수수 위쪽은 계속해서 자라기 때문에 껍질이 없는 대신 수염이 있어 벌레들의 침입을 막아준다. 옥수수수염은 옥수수가 다 익어갈 때쯤이면 자기의 맡은 바 임무를 끝내고 서서히 말라죽고 만다. 하찮아 보이는 옥수수수염도 다 쓸모가 있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옥수수수염이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어 이뇨제로 이용한다. 옥수수수염을 끓인 물은 신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이뇨작용을 돕기 때문에 비만 치료에 좋다. 특히 몸이 붓거나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옥수수수염차를 만드는 방법은 마르지 않은 옥수수수염을 깨끗이 씻어 그늘에 말린다. 보리차를 끓이듯 옥수수수염 10g에 물 1ℓ를 붓고 물 양이 처음의 3분의 2가량 될 때까지 은근하게 달인다. 다 달인 차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수시로 마시면 좋다. 또 옥수수 가루를 이용해 구수하고 향긋한 옥수수 케이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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