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8

2005.08.16

“박인회 씨 추가 테이프는 없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5-08-11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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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그 사람’ 강신옥 변호사가 오랜만에 취재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8월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만난 강 변호사는 10분 간격으로 기자들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그는 MBC에 안기부 도청 테이프를 넘겨준 박인회(58·미국명 윌리엄 박) 씨의 변호를 맡았다. 강 변호사가 X파일 사건의 중심에 선 건 박 씨와의 개인적 인연 때문이다. 박 씨는 강 변호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의 변호를 맡았을 때부터 강 변호사의 팬이었다고 한다.

    강 변호사는 “박 씨는 파렴치범이 아니라 권력과 자본의 치부를 드러낸 영웅”이라며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박인회 씨는 전 안기부 미림팀장 공운영 씨한테서 테이프를 넘겨받아 청탁과 공갈에 쓴 파렴치범이라는 시각이 많다.

    답: “그렇지 않다. 그는 영웅이다. 정의감으로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가장 먼저 잡혀 들어가 있다. 그 사람 인품과 살아온 궤적을 볼 때 안타까운 일이다.”

    문: 박 씨가 삼성에 돈을 얼마나 요구했다고 들었나.



    답: “직접적으로 액수를 정해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3억, 5억 하는 얘기들은 그쪽에서 퍼뜨린 것이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어려운데 도와달라고만 했다. 공 씨가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삼성에 액수를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코치해줬다고 한다.”

    문: 공 씨는 박 씨에게 이용당했다고 주장한다.

    답: “안기부(국정원)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불법감청팀 팀장까지 맡았던 사람이 ‘삼성 측으로부터 사업에 관해 협조받을 일이 있다’는 박 씨의 말만 듣고 테이프를 전해줬겠는가. 불법 감청의 당사자가 박 씨에게 모든 걸 덮어씌우려는 것이다.”

    문: 박 씨가 미국 집에 보관하고 있는 도청 테이프는 없는가.

    답: “MBC에 건네준 테이프의 내용을 CD 2장에 복사해뒀다. 그게 전부다. 집에 있던 건 아내가 검찰에 보내왔고, 은행에 맡겨놓은 건 박 씨가 가서 직접 찾아야 한다.”

    문: 녹음 테이프의 당사자들은 불법 감청의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답: “그런 쪽으로 몰아가는 건 잘못이다. 파렴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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