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8

2005.08.16

희망 돋는 北-美 끈끈한 대화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5-08-11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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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북한의 ‘물리적 거리’가 2003년 8월 1차 6자회담이 시작된 이래 최고로 가까워졌다. ‘끝장 토론’을 방불케 한 4차 6자회담은 옥동자를 낳는 계기가 될 것인가. 6자회담 막바지에 북한이 또 몽니를 부렸으나 북-미 양자 접촉이 이렇듯 치열한 건 처음이었다.

    1차 6자회담 때 미국과 북한은 사실상 대화를 하지 않았다. 서로의 생각을 다른 참가국들에 떠벌렸을 뿐 대화 노력조차 없었다. 2004년 2월 2차 6자회담 때는 ‘의장 성명’이 나왔으나, 북한과 미국은 서로를 소 닭 보듯 했다. 양측은 3차 6자회담에서 비로소 대화다운 대화에 나선다.

    7월26일 시작된 4차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의 끈끈한 대립으로 난항을 거듭한 건 고무적인 일이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역사’가 이뤄지는 법. 북한과 미국의 대립점은 간단하다. 핵 폐기 범위와 북-미 수교가 최대 쟁점으로, 각각 “핵을 버려라”(미) “북한 정권을 인정하라”(북)며 맞서고 있는 것이다. 김계관 북한 외부성 부상은 8월4일 “딱 한 나라가 평화적 핵 이용까지 막으려고 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에 대해 미국이 언질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벼랑 전술’에서 양쪽 다 물러설 명분이 없다는 데 있다. 한쪽이 양보하면 다른 한쪽은 자연스레 풀리지만, 외교에서 양보는 국가의 위신과도 관련돼 있는 문제다. 북한이 원하는 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다. 김정일 정권을 유지하면서 북핵 문제를 연착륙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믿지 못한다.

    어쨌거나 북한과 미국이 진솔하게 대화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리적 거리가 짧아진 만큼 ‘한반도 비핵화’라는 ‘옥동자 출산’에 좀더 가까워진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그동안의 6자회담은 북한과 미국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면서 “북-미 수교로 핵 문제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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