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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클리닉이 떴다(77)|천식치료 전문 푸른내과 www.medgreen.co.kr

오랜 기침? 천식을 의심해야죠

감기로 오인 방치해 병 키우는 사람 허다 … 천식 유발 원인 찾기 주력, 끝까지 치료 입소문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오랜 기침? 천식을 의심해야죠

오랜 기침? 천식을 의심해야죠

환자의 기도 상태에 대해서 진찰 하고 있는 푸른내과 이호준 원장.

경기 안산시 초지동에 사는 유진열(76) 옹은 올 2월에 시작된 기침이 한 달 내내 지속되자 협심증 치료를 위해 다니던 동네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30분 넘게 진찰이 아닌 ‘취조’를 했다. 유 옹은 물론이고 친가·외가의 알레르기 병력과 유 옹의 생활습관, 생활환경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러고는 천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유 옹은 손자 중에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에 입주한 지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새집증후군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유 옹은 서예가 취미여서 그의, 서재에는 수백 권의 고서(古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의사는 즉각 환경부터 바꾸라고 권했다. 유 옹은 의사의 권유대로 아내와 함께 4박5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떠났고, 그 사이 전문업체가 집 안의 고서를 모두 치우고 집먼지 진드기 방제작업 등을 벌였다. 유 옹은 의사가 처방한 흡입용 천식치료제도 충실히 투약했다. 환경 관리와 본격적인 약물 치료를 한 지 한 달 만에 유 옹의 기침은 멈췄다.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심했던 기침이 잠잠해진 것이다. 의사는 유 옹에게 자신의 치료를 믿고 따라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유 옹도 성심 성의껏 진료해준 의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종합병원 수준 진료 제공 자부

오랜 기침? 천식을 의심해야죠
천식 환자를 ‘취조’했던 의사는 안산시 고잔동 푸른내과 이호준 원장. 이 원장은 ‘동네의원의 편리함과 푸근함으로 종합병원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는 동네의사’임을 자부한다. 그는 의대에서 심장내과를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근무하며 미국 뉴욕 코넬대학 심장센터 연수까지 했다. 그러나 안산에 병원을 개원하면서 천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유는 진료하는 환자 중 천식 환자의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 안산은 공단도시인 데다 매립지 위에 세워져 공단에서 내뿜는 대기오염과 신축 아파트의 환경호르몬 등이 천식 유발 인자로 작용해 천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가 천식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딸 아이 둘이 모두 천식 환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환절기면 응급실을 찾는 두 딸 때문에 천식 환자를 대할 때 가족을 대하듯 애정을 갖게 되었다.

천식 환자로 의심되는 환자가 내원하면 그의 평균 진찰 시간은 약 30분. 큰 병원에서 하는 각종 검사보다는 철저한 환자 상담을 통해 천식 유발 원인을 찾는 데 주력한다. 진찰 환자의 수가 수입과 직결되는 동네병원에서 이런 식의 진료는 병원 재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천식은 철저한 환자 상담을 통해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병이란 철학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의 정성이 입소문이 나면서 환자도 많이 늘었다.



오랜 기침? 천식을 의심해야죠

천식 진단 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 원장.

그는 천식을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고 말한다. 가끔 기침이 나는 정도에서부터 발작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거나 사망하는 경우까지 천식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그가 말하는 이 병의 치료 전략은 ‘평화 시 전쟁 준비하기’. 천식은 증상이 없을 때 꾸준히 염증 치료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염증이 계속 진행되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래서 그의 천식 진단 기준은 다른 병원들보다 매우 엄격하다. 천식 유병률이 30~ 40%에 달하는데,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면 천식 진단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 이러한 천식 진단과 치료법은 제대로 훈련받은 의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로 통한다.

많은 천식 환자들이 본인의 천식을 감기로 알고 방치하는 것이 이 원장은 정말 안타깝다. 그는 가족 중에 감기에 걸린 뒤 기침이 오래간다는 느낌이 들면 지체 말고 전문클리닉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감기로 인한 기침은 2주일 이내에 멈추고 기침 이외의 열·콧물 등의 증상이 수반되지만, 천식에 의한 기침은 수개월간 지속되며 아침보다 밤에 심해진다. 또한 천식을 감기로 알고 아스피린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 급성 천식 발작, 두드러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천식은 ‘공공의 적’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심각한 병으로 여기지 않고 있지만, 천식은 연간 2조원의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병이란다. 평소에 천식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아낄 수 있고, 천식 환자의 삶의 질 또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동네의사

그는 천식 환자를 두 부류로 나눈다. 하나는 본인의 천식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관리를 게을리 하는 환자, 다른 하나는 본인의 천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 ‘천식=질식’으로 판단하고 공포심에 불안해하는 환자. 두 부류 모두에게 이 원장은 적절한 치료 목표를 제시하고 환자를 안심시킨다. 환자와 신뢰를 쌓으면 치료의 반은 이미 성공한 것이라는 것이 이 원장의 천식 치료 철학이다. 그는 항상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의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본인을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동네의사’라 부르는 이 원장은 환자 치료를 위해 최신 의학 지식을 찾아다니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각종 심포지엄이나 세미나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고려대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출강하며 공부도 열심히 한다. 그뿐이 아니다. 그는 현재 안산시 내과의사회 총무이사로, 안산이 ‘천식의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천식 치료의 모범 도시로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는 환경단체 등과 함께 안산의 생활환경 개선 활동도 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푸른내과가 종합병원 수준의 치료 시설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의사와 환자가 파트너가 되어 천식을 함께 관리해갈 수 있는 병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와 의사가 치료를 위해 의미 있는 만남을 이어간다면 천식은 반드시 치료될 수 있습니다. 대형 검사장비로 환자를 겁주기보다는 환자와 신뢰를 쌓는 데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환자가 기다린다며 총총히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에 진정한 동네의사의 모습이 보였다.





주간동아 2005.07.05 492호 (p70~71)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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