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3

2005.05.03

‘한국 바로 알리기’ 종횡무진 맹활약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5-04-28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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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바로 알리기’ 종횡무진 맹활약
    “세계 여러 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한국 바로 알리기에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권인혁 (68) 이사장은 최근 언론과 학계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정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와 역사 교과서 왜곡에서 촉발된 한-일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국가 홍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KF는 우리나라 홍보의 최일선에 서 있다. 1991년 한국국제교류재단법에 따라 설립돼 학술·인적·문화 교류 및 각종 출판 사업을 통해 한국의 참다운 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특히 세계 여러 대학에 한국 관련 강좌를 개설하는 데 공을 들여 현재 60개국 66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권 이사장이 역점을 두는 또 하나의 사업은 출판이다. 현재 계간지 ‘Korean’을 영어·중국어·스페인어·프랑스어 4개국어로 제작, 해당 국가에 무료 배포하고 있으며 앞으로 아랍어·러시아어·일본어로도 펴낼 계획이다. 또한 한국사에 정통한 외국 역사학자들이 한국 문화와 역사를 책으로 펴내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KF의 왕성한 활동이 최근 작은 벽에 부딪혔다. 넉넉하지 않은 재원이 걸림돌이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한국학 과정을 폐쇄할 뜻을 비쳤기 때문. 옥스퍼드대학의 한국학 과정은 KF가 92년부터 지속적으로 지원해왔으나 98년 외환위기 이후 지원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어렵게 운영돼왔다. 현재는 KF가 일정 부분 지원을 통해 2007년까지는 유지하기로 한 상태다. 그 이후 학교 측이 백기를 들더라도 KF 측은 지원을 통해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많은 일을 하려고 해도 예산 문제가 발목을 잡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와 같은 성격의 일본국제교류기금(JF)과 비교해볼 때 우리의 예산과 인력은 10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그러다 보면 해외에서 인식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은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JF는 현재 103개국 2300여 대학 및 기관에 일본학 과정을 개설했으며 한 해 예산은 530억원에 달한다. 37억원의 KF 예산과는 큰 차이가 난다. 거기에다 일본의 경우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액수도 많아 종합 비교한다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이 같은 재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 이사장이 발 벗고 나선 것이 바로 조세특례제한법의 부활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은 기업들이 기부금을 낼 경우 세제 혜택을 줌으로써 기부문화의 활성화를 꾀하던 제도. 이 법이 시행될 당시만 해도 삼성, 현대, 포스코, SBS 등 국내 기업들이 해외 유명 대학에 한 해 수십억원씩 기부를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아 기업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기부금이 끊겼고 조세특례제한법도 없어졌다. 다시 이 법이 만들어져 기업 지원이 활성화된다면 KF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권 이사장은 최근 한-일 독도 갈등 문제에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감정적 대응에서 벗어나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한 7월에는 문화센터를 개관, 여러 나라의 전통 공연 및 전시 등을 통해 그들이 자국 문화를 우리에게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토록 할 예정이다.

    61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뒤 66년 외무부에 들어간 권 이사장은 주(駐)알제리 대사, 주네덜란드 대사, 주프랑스 대사,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등을 역임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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