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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어느 사이 ‘홍석현 대망론’ 솔솔

주미 대사 내정 후 정가에 ‘나비효과’ 등장 … 중도 우파 ‘대선 잠룡’ 새 변수 될 듯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어느 사이 ‘홍석현 대망론’ 솔솔

어느 사이 ‘홍석현 대망론’ 솔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사진)이 주미 대사로 내정되면서 정가엔 ‘나비효과론(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작은 변화가 증폭되어 태풍을 몰고 온다는 이론)’이 오르내린다. ‘홍석현 대망론’, 즉 중도 우파를 끌어안을 ‘대선 잠룡’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나비효과는 벌써부터 감지된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이 당황하고 있으며, 대망론이 솔솔 피어나고 있기 때문. 태풍은 과연 불어올까.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나라당 전여옥 임태희 대변인이 서로 다른 논평을 발표했을 만큼 의견 정리에 애먹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안팎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 때문에 재벌 언론사 사주를 미국 대사로 임명한 상황이 솔직히 곤혹스럽다. 홍 회장의 꿈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우리당 개혁당 출신 의원)

청와대는 홍 회장을 ‘합리주의적 실용주의자’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력을 보면 그가 한국 중도 보수의 대표 인사라는 점을 부인키 어렵다.



홍 회장의 출신 배경은 삼성그룹. 부친이 고 홍진기 전 법무·내무부 장관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처남이다.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83년 재무부 장관 비서관으로 관계에 몸을 담았다.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일한 뒤 86년 삼성코닝 상무로 발탁되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94년 중앙일보 사장에 취임해 99년부터 중앙일보 회장을 맡아왔다.

유엔 사무총장 도전 성공할까

노무현 대통령이 홍 회장과 처음 코드를 맞춘 건 올 2월 단독 회견.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02년 초 중앙일보가 예산 1%를 대북 지원에 쓰자고 제안하기에 반가우면서도 ‘이거 중앙일보가 돌았나’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홍 회장 얘기를 들어보니 역시 근거 있는 얘기였다”고 뼈 있는 말을 건넸다.

청와대는 중앙일보의 우군화에 나름대로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홍 회장을 외교부 장관 또는 통일부 장관 후보로 검토했다고 한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10월 유럽 순방 중 동아·조선일보를 맹비난하면서 “중앙일보는 역사의 흐름에서 중심을 잡고,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느 사이 ‘홍석현 대망론’ 솔솔
노 대통령의 주파수 맞추기에 대한 중앙일보의 화답도 눈에 띈다. 홍 회장은 올해 ‘대북 10대 사업’을 추진하는 등 정부의 대북포용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중앙일보는 또 대북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중도 보수와 개혁 세력의 만남은 어떤 후폭풍을 일으킬까. 중앙일보는 12월17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홍 회장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지명될 수 있어’라는 제목을 달았다.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한 그의 행보는 자연스레 대권에서의 대망론과 연결된다. 97년 대선 당시 홍 회장이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을 때부터 큰 꿈을 꿨다는 설이 정치권에 파다하다. 그는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전략보고서’문제로 국민신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나비효과가 태풍으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홍 회장 대망론은 정국의 새로운 변수가 될 듯하다.



주간동아 2004.12.30 466호 (p18~18)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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