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1

2004.07.01

요통 환자의 운동 ‘藥’일까 ‘毒’일까

적합한 운동 잘 선택하면 치료 효과 높아 … 수영 적격이지만 ‘접영’은 허리에 무리 탓 피해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06-25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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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통 환자의 운동 ‘藥’일까 ‘毒’일까
    평소 활동적이던 사람들이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요통이다. 요통은 모든 산업재해의 20%를 차지하고,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0~50%에 이를 만큼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손실이 큰 질환. 아직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 있지는 않지만 건강보험료 청구 금액만으로 분석하면 전 국민의 80%가 요통으로 고생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보통사람들이 요통이라고 하면 무조건 디스크 수술을 생각하고 별다른 대안을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요통은 10% 내외에 그칠 뿐 대부분은 운동이나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요통 환자의 운동 ‘藥’일까 ‘毒’일까
    허리가 아픈데 무슨 운동을 하느냐고 반문하겠지만 몸에 맞는 운동을 잘 선택해서 제대로 하면 말끔히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방효과까지 볼 수 있다. 특히 증상이 초기단계일 경우나 허리 근력이 약해 요통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운동만 해도 완쾌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운동은 허리에 무리를 줘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지난 봄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고 수술한 고등학생 L군은 주변에서 허리를 강하게 하는 데 수영이 좋다는 말을 듣고 두 달 전부터 날마다 한 시간씩 해왔다. 어릴 때 수영을 배운 적이 있는 L군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영장을 찾았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수영법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요통 환자의 운동 ‘藥’일까 ‘毒’일까

    전문척추운동센터에서 근력 강화운동을 하고 있는 요통 환자.

    그런데 최근 어느 날 수술받은 허리 부근에 끊어질 듯한 통증이 재발했다. 통증의 원인은 다름아닌 수영 중 접영이었다. 병원을 찾은 L군은 의사한테서 “접영은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즉각 중단하라”는 충고를 들었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오명수 부장은 “수영이 요통 환자들에게 무조건 좋다는 식의 잘못 알려진 운동요법이 많은 요통 환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며 “자신의 허리나 근력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만이 허리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요통환자에게 적용되는 운동요법에는 허리근육 강화 체조와 여러 스포츠가 있다. 그러나 허리근육 강화 체조는 나이가 많은 환자나 수술 직후의 환자에게는 다소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허리근육 강화 체조가 무리라고 생각되는 환자는 수영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물속 걷기를 통해서 허리의 힘과 유연성을 먼저 기르고 난 다음 자유형이나 배영 등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아무리 허리가 강화됐다고 해도 피해야 하는 수영법이 바로 접영이다.

    물속 걷기 한 뒤 자유형 시도

    수중 걷기 방법은 물이 가슴까지 차는 수영장에서 25m 구간을 천천히 왕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쪽 손을 어깨 뒤로 넘긴 다음 팔꿈치 부분을 반대쪽 손으로 잡은 자세로 걷는다. 50m를 힘껏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조금씩 속도를 높여가며 걷는다. 또 나지막한 산길 걷기는 허리를 강화해 요통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허리수술 후 관리 차원에서도 걷기는 유익하다. 걷기는 관절운동과 함께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걷기는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5회 정도 실시한다. 걷기운동의 자세는 양쪽 팔을 보행속도에 맞춰 가볍게 흔들어주고 가슴을 펴며 아랫배에 힘을 주고 리드미컬하게 걷는다. 이때 어떤 신발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슬리퍼나 창이 너무 얇은 신발은 피하고 2~3cm의 굽과 탄력이 있는 신발이 좋다. 걷기 속도는 처음에는 천천히(시속 4km) 시작해 점차 속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산길에서 내려올 때 축 늘어진 자세로 터벅터벅 걷는 것을 피해야 한다. 평소 걸을 때보다 무릎관절을 더 구부린다는 기분으로 가슴을 쭉 펴고 걸어야 한다.



    척추운동센터 체계적 관리 ‘탁월’

    하지만 수영이나 걷기와 같은 방법의 단점은 온몸이 모두 운동되기 때문에 허리근육만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오랜 기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단기간에 허리근육을 강화하고 요통을 해소하고 싶은 사람은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전문척추운동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전문척추운동센터에서는 컴퓨터로 현재의 허리근력을 검사한 후 수치화된 근력 정도에 따라 개인별로 단계적 운동을 실시한다.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여러 장비로 운동하면서 유산소 운동과 관련한 체조를 병행하면 보통 2~3개월 만에 허리근력이 강화된 것을 느낄 수 있다.

    요통 환자의 운동 ‘藥’일까 ‘毒’일까

    전문척추운동센터에서 근력 강화운동을 하고 있는 요통 환자.

    2003년 한 해 세란병원 부설 세란척추운동센터에서 질환의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수술할 필요가 없는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허리근육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운동치료를 2개월간 실시한 결과 이들 모두에게서 요통이 상당히 호전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운동치료를 받은 사람은 남자 30명, 여자 40명으로 이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 허리운동이 가능한 7개 각도에서 허리근력 테스트를 받았고, 2개월 후 다시 허리근력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남자는 운동 전 107.20파운드의 근력을 보였으나 2개월 후에는 152.94파운드로, 여자는 62.80파운드에서 94.62파운드로 허리근력이 각각 상승했다. 또 본인이 통증을 느끼는 정도에 대해 10을 최상의 통증(사망 직전의 엄청난 고통)으로 표시한 후 운동 전•후를 비교해봤더니 남자의 경우 운동 전 통증의 정도가 4.53에서 2.62로 감소했으며, 여자도 5.58에서 3.74로 크게 줄었다. 전체적으로는 5.12에서 3.25로 통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요통을 해소하는 데 운동이 매우 중요하나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세란병원 오명수 부장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즉 원인질환이 있으면서 허리근력이 약화된 경우 원인질환을 먼저 치료하지 않고 무턱대고 운동부터 하면 운동 자체가 원인질환에 스트레스를 주어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에게 맞는 가장 좋은 운동은 나이와 근력, 병의 정도에 따라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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