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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떠나 인간 권노갑과 친할 뿐”

이해찬 총리 후보자 지상 청문회…“교육개혁은 불가피, 대부도 땅은 주말농장용”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권력 떠나 인간 권노갑과 친할 뿐”

“권력 떠나 인간 권노갑과 친할 뿐”
이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갈린다. 기획력이 뛰어나고 소신과 열정이 강하다는 평가는 이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경우에 해당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 후보자의 이런 점을 높이 산다. 노대통령의 이런 시각은 이 후보자가 대통령을 보좌해 국정을 감당할 국무총리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추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문희상 의원(열린우리당)은 여기에 이 후보자의 개혁성을 덧붙여 한 단계 더 높인다. “21세기형 총리상에 딱 맞는 사람”이라는 것.

반대의 경우도 많다. 장점으로 거론되는 기획력과 열정, 소신 따위가 부정적 평가의 출발점이라는 점이 아이로니컬하다. 기획력과 열정은 경우에 따라 독약이 될 수 있다는 가정이 반론의 출발점. 증상에 따라 적정량을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이주호 의원(한나라당)은 “이 후보자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갈등 조장방식”이라고 비판하고, 1998년 교원정년 단축파동 당시 대전교총 회장으로 ‘이해찬 교육부 장관 퇴진 25만명 서명운동’을 주도한 이군현 의원(한나라당)은 “대학 3학년 딸이 이해찬 1세대”라며 “장관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검증하면 국정 총괄 능력이 있는지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다.

‘주간동아’는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쟁과 의혹에 대해 지상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후보자의 국회 보좌진과 측근 그룹 등은 세간의 의혹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자세를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교원 13만23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1.3%가 이해찬 총리를 반대했는데, 교육부 장관 시절 추진했던 교육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교사정년 단축을 가장 서운해하는 것 같다. 이 후보자는 선생님들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불가피했다고 양해를 구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추진했던 교육개혁은 오래 전부터 연구돼온 정책이다. 일관성 유지를 위해 이를 실행했던 것이다.”



-이 후보자가 98년 교육부 장관으로 이런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딸에게는 과외를 시킨 것에 대해 말이 많다.

“서울대 대학원생에게 간헐적으로 과외를 받은 것이 사실이고 이는 당시 이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인정했다. 두 과목에 40만원을 준 것으로 이 후보자는 당시 과외 내역을 기억하고 있다. 딸은 98학번으로 교육부 장관에 취임하기 전 대학에 들어갔다.”

-임명동의안 첨부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모친 및 장녀의 재산을 포함해 총 9억6700만원의 재산을 보유, 지난 총선 당시 신고액 6억8776만원에 비해 2억7924만원이 늘었는데 배경은.

“본인과 배우자, 어머니와 딸의 재산이 9억6700만원이다. 총선 때는 ‘어머니’ 재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3남으로 어머니를 부양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모의 재산을 고지하지 않아도 되고 지난 총선 때는 이 원칙에 따랐다. 그러나 총리 후보로 지명되자 국회와 총리실에서 ‘직계존속의 경우 자료 요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으니 부모 재산을 한꺼번에 공개하자’고 해 합산, 공개했다. 이 후보자의 순수한 재산은 상속세 추가분 등으로 인해 총선 때보다 대략 3000여만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권력 떠나 인간 권노갑과 친할 뿐”

이해찬 교육부 장관 초청 조찬간담회.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이 후보자의 상황 인식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후보자는 수출이 호조인 데 비해 내수가 침체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앞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생각도 깊이 있게 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생각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이 후보자는 아직 원론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행정수도 이전을 천도로 보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행정수도 이전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2002년 8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수사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를 거론해달라는 요청을 누군가로부터 받았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언론은 특정인(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거론했지만 이 후보자는 그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적이 없다.”

-2002년 경기도 화성 대부도에 부동산을 매입한 직후 대부도가 생태도시로 지정돼 땅값이 올랐는데, 연고가 없는 이곳에 땅을 산 배경을 놓고 의혹이 일고 있다.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는 이 후보자를 눈여겨보던 장인어른이 4억원의 상속재산을 남겼다. 운동(골프)을 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농장이나 하나 사서 여유 있게 살라는 조건이었다. 이 후보자는 유산 가운데 1억8500만원으로 골프회원권을 샀고, 나머지 돈(1억6000만원)으로 대부도에 텃밭이자 주말농장용으로 포도밭(600평, 평당 25만원)을 샀다. 이 농장은 이후 지구당 사람들이 회비를 내고 야채를 심어 주말농장으로 활용, 관리했다. 생태도시로 지정된 사실은 최근에 알았다. 투기가 아니라 주말농장용 부동산을 구입했을 뿐이다.”

-NEIS 전 단계 교육정보시스템으로 추진됐던 CS(client server) 도입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특정 기업과 수의계약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

“왜곡된 얘기다. 확인해보니 CS는 이미 96년 12월 말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모기업에 낙찰됐고, 이 기업은 이후 97년 10월까지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했다. 이 후보자가 교육부에 갔을 때는 이미 상당수 학교에 CS 시스템이 보급된 상태였다. 당시 CS가 보급된 것은 각 학교에 인터넷망이 구축되지 않아 NEIS를 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CS는 지역 교육청에서 집행한 사업으로 교육부 장관이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

-권노갑 고문과 ‘골프 친구’라는 지적에 대해 해명해달라. 2000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권고문 등을 상대로 정풍운동을 벌였을 때 반대한 이유는.

“권고문과 친하다. 골프를 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동교동계 핵심, 권력 핵심인물이었던 권노갑과 친한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친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권고문 및 동교동과 밀월을 한 적이 없다. 동교동이 움직일 때 중심 없이 따라간 적도 없다. 정풍운동의 경우 취지에는 공감하나 방법이 잘못됐다는 게 이 후보자의 생각이다. 당내에서 충분한 토론을 통해 의견을 모았어야 했음에도 이런 과정이 생략됐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특정인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삼는 것을 이 후보자는 당내 민주화에 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정풍운동을 반대한 것이 아니다. 이 후보자가 걸어온 길을 역으로 추적해보면 답이 나온다.”

“권력 떠나 인간 권노갑과 친할 뿐”

1995년 10월1일 당시 조순 서울시장과 이해찬 서울시부시장(왼쪽)이 모임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교통위반 적발에 나섰던 마포경찰서 소속 의경을 때렸다(97년), 지역구 내 모 경찰관을 때렸다, 서울부시장 재직 때 부하직원을 때렸다는 등의 지적이 있다.

“알려진 대로 성격이 강해 말이 거칠어지는 경우가 이따금 있다. 그러나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97년 이 후보자가 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렸다. 단속에 나선 의경이 이 후보자의 얼굴을 알아보고 “싼 거로 끊을까요, 봐드릴까요”라며 계속 빙글빙글 웃었다. 이 후보자가 “규정대로 끊어달라”고 해도 웃으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화가 난 이 후보자가 “이 친구 안 되겠다”며 마포경찰서로 데려가 서장에게 인계한 것이 사건의 전부다. 관악서 경찰 뺨을 때렸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16대 총선 직전 관악구 신림10동에서 철거민들의 시위가 있었다. 이 후보자가 이 지역을 방문하려 하자 이 경찰이 “방문하지 말라”고 말렸다. 이에 이 후보자가 “미행하면서 선거를 방해하냐”며 경찰서장에게 전화해 항의를 했다. 서울부시장 재직 때도 부하직원을 때렸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일을 이렇게밖에 못하냐”며 호되게 야단을 친 것이 바깥에서는 때린 것으로 확대 해석될 때가 많다.”

-서울대 폐지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울대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의원’ 이해찬과 ‘총리’ 이해찬의 차이점은.

“국회의원은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총리는 일의 선후, 완급, 경중을 가려 부처에서 집행하는 것을 조정한다. 그리고 총리는 혼자서 하는 자리가 아니다. 복잡다단한 역할이다.”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추진력도 매우 중요한데, 다른 사람을 설득해 개혁의 대의에 공감하게 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후보자는 총리 후보로 지명된 후 측근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 비교섭 단체와도 충분히 대화하겠다.’ 측근들은 대화와 토론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겠다는 말로 이해한다.



주간동아 441호 (p26~28)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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