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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값인 줄 알았더니 임플란트의 꼼수

보험 적용해도 일반 가격과 7만 원 차이?…치과·재료업체만 어부지리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반값인 줄 알았더니 임플란트의 꼼수

반값인 줄 알았더니 임플란트의 꼼수

임플란트 제조업체의 할증 관습은 새로운 리베이트 방식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shutterstock]

7월 1일부터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임플란트 보험 적용 대상이 기존 70세 이상에서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 조정됐다. 또한 1년에 1개씩 평생 2개 치아에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동안 비용 부담 때문에 이 없이 잇몸으로 버텨야 했던 노인 환자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반값 임플란트 덕에 부모에게 효도했다”며 뿌듯해하는 이도 많다. 임플란트는 건강한 노년을 위해 꼭 필요한 의료기술로, 치아가 빠진 노인은 기억력 장애와 치매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4년 보건복지부는 만 75세 노인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식립치료재의 급여·비급여 대상과 급여 제품의 국민건강보험 적용 가격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임플란트 개당 보험 수가는 의사의 의료행위료(진료비) 101만3000원(의원급 기준)에 재료비 12만~27만 원을 더해 총 113만~128만 원으로 책정됐다. 결국 현재 65세 이상 환자는 보험 수가의 절반인 57만~64만 원을 내고 임플란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절반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치과에 지급한다.



처음부터 잘못 책정된 보험 수가

반값인 줄 알았더니 임플란트의 꼼수

임플란트 보험 수가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반값 임플란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 제공 · 보건복지부]

그렇다면 보험이 적용된 ‘반값 임플란트’는 정말 반값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국민건강보험의 허점으로 환자들이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 그 배경에는 잘못된 보험 수가 책정이 있다. 10년 전만 해도 임플란트는 300만 원 넘는 고가의 치과치료였다. 하지만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서 상당수 치과가 임플란트 시술비용을 크게 낮췄다. 싸게는 70만 원부터 비싸봤자 100만 원 안팎이다.

서울 동대문 소재 한 치과에 임플란트 가격을 문의하자 “보험 적용가는 62만 원, 일반은 80만 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울 마포구의 또 다른 치과 역시 보험 임플란트 가격은 65만 원, 일반은 90만 원 선이라고 밝혔다. 보험 임플란트와 일반 임플란트의 가격차가 20만~25만 원인 셈. 심지어 초저가로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치과는 보험 적용가와 일반가의 차이가 7만 원밖에 나지 않았다. 임플란트 비용의 절반이 아닌 보험 수가의 절반을 내는 것이라서 환자는 똑같은 임플란트에 대해 실제 비용과 상관없이 정해진 금액을 낼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을 모르고 무조건 반값에 치료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환자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보험으로 임플란트를 했다는 김모(67) 씨는 “아내가 먼저 일반 임플란트로 90만 원에 치료받아서 나는 45만 원이면 되겠거니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긴 했지만, 절반 가격이라고 광고해놓고 기껏 몇만 원밖에 차이가 안 나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험 수가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있다 보니 환자 부담금은 늘고, 치과는 어부지리로 이득을 챙기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더욱이 보험 수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의료행위료 역시 부풀려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치과업계 한 관계자는 “치아를 깎고 크라운을 씌우는 치료행위의 수가는 10만 원 정도인 데 반해 임플란트 진료비는 100만 원이 넘는다. 과연 임플란트 시술이 일반 치료에 비해 10배나 넘는 고도의 노동력과 기술력을 요구하는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4만 원짜리 재료가 3배 부풀려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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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의료진에 대한 신뢰와 서비스 만족도도 잘 따져봐야 한다. [동아DB]

보험 수가를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인 임플란트 재료비에도 꼼수가 숨어 있다. 똑같은 종류의 임플란트 재료가 보험환자 치료용으로는 보험 수가 상한가인 12만 원에, 비보험환자용으로는 4만 원에 판매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유는 치과계에서 관행으로 이뤄지는 ‘할증’ 때문이다. 할증이란 흔히 대형마트에서 하는 ‘1+1 이벤트’처럼, 치과에서 임플란트 제조업체로부터 재료를 100개 구매하면 300%를 더 주는 식이다. 결국 치과가 받는 재료가 총 400개일 때 개당 정가는 12만 원이지만 실거래가는 4만 원으로 떨어진다. 치과업계 관계자는 “할증은 업체와 구매 수량에 따라 다른데 보통 200~400%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결국 재료비 보험 수가는 실제 가격에 비해 3배나 더 비싸게 책정돼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재료비 보험 수가를 책정할 당시 치과와 재료업체로부터 거래명세서를 받아 금액을 산정했기 때문이다. 즉 거래명세서에는 개당 재료비를 12만 원으로 표기하되 할증 퍼센티지를 따로 적는데, 표기된 금액만 보고 보험 수가를 책정한 결과다. 더욱이 일부 임플란트 제조업체는 치과를 상대로 똑같은 재료를 보험용으로 따로 구매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비싸게 청구해달라고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용 임플란트 패키지’라고 이름 붙여 보험용은 할증이 아닌 정가 그대로 판매하는 것.

치과로선 보험 수가 상한가인 12만 원만 넘지 않으면 100% 보험으로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의 부탁을 들어줘도 손해 볼 게 없다. 치과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 배불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는 새로운 형태의 리베이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치과에 해당하는 얘기이지만, 제조업체의 부탁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값비싼 의료기기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식”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부풀려진 보험 수가는 결국 환자와 국민의 부담을 가중한다. 보험 수가가 높을수록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덩달아 올라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나머지 금액 또한 세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국민 모두가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재료비 상한선은 올해 안에 낮출 예정이고 전체 보험 수가는 좀 더 철저한 시장조사 끝에 추후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임플란트는 국내산 제품에만 보험이 적용되는데,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고 질적인 부분까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일반 임플란트에도 해당하는 얘기로 시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수입 임플란트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대학병원급에서나 제한적으로 시술되던 20년 전은 말할 것도 없고, 10년 전에 비해서도 국내 임플란트 제조 기술은 해외 기술력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는 “흔히 ‘나사’라고 부르는 티타늄 재질의 금속을 턱뼈에 얼마나 안전하게 심는가(생착률)가 기술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데, 수입품의 생착률은 97% 정도이고 국산은 95%에 달해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안전성을 강조하며 국산보다 2배 정도 비싼 수입산을 권하면서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는 치과도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바가지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산과 국산의 원가 차이는 20만~40만 원인 데 반해 최종 시술비는 100만 원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차액은 고스란히 의사의 의료행위료로 책정된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턱뼈에 박는 티타늄만 수입산으로 하고 나머지 부품은 호환이 가능한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치과도 있다. 서울 동대문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한 의사는 “요즘 치과는 대부분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국산을 선호하는데, 간혹 VIP 심리를 이용해 수입산을 권하는 병원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치료 전 과정에 어떤 재료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믿고 시술받으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저렴하면서도 안전하게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을까. 한 대형 치과 대표원장은 “치료기간이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걸리는 만큼 부담 없이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집 근처 치과를 몇 군데 선정한 뒤 가격과 서비스를 꼼꼼히 비교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병원 상담을 시작하기 전 미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언제 시술을 시작하는지, 전체 시술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의사를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의 서비스 정도도 잘 살펴봐야 한다. 간혹 턱뼈 이식 수술이나 나사를 박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 경우 수시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나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서비스다. 이 대표원장은 “임플란트 비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조금 비싸더라도 마음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임플란트 시술에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병원 가기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치주염을 앓는 경우라면 임플란트 시술 전 반드시 치주염부터 치료해야 한다. 치주염이 있는 상태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식립이 제대로 되지 않고, 뼈 이식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당뇨 환자는 혈액의 당 수치가 올라가면 염증 관련 인자가 증가해 치주질환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임플란트 시술 후에도 치주질환이 생겨 고생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는 자연 치아와 달리 임플란트에는 신경과 인대가 없어 통증이나 시린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주변 치아에서 시작된 치주질환이 건강한 임플란트 주변으로 번지기도 하므로 자각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치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칫솔질을 열심히 하고 치간 칫솔, 치실을 이용해 임플란트 주변을 잘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 조언은 의사에게 환자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라는 것이다.  이 대표원장은 “임플란트를 한 번 시작하면 나이가 들수록 치료 개수도 늘어난다. 보험이 적용되는 2개를 제외하고도 몇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드는 만큼 의사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나이 드신 분은 궁금한 게 있어도 물어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의사와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6.09.14 1055호 (p60~61)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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