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5

2003.10.16

인터넷 스타 ‘딸녀와 얼짱’ 신드롬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3-10-09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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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스타 ‘딸녀와 얼짱’ 신드롬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는 딸녀를 모델로 한 패러디 사진이 다양하게 올라와 있다(위).‘얼짱’스타 1호 박한별.

    ‘딸녀를 찾습니다!’

    최근 ‘딸녀’란 닉네임을 가진 미모의 여성 사진에 네티즌이 열광하고 있다. 딸기밭에서 두 손에 딸기를 든 채 야릇한 표정을 짓고 있는 ‘딸녀(딸기소녀)’가 등장한 패러디 사진이 하루에도 수십 장씩 업데이트돼 인터넷 게시판을 떠도는 중이다. ‘딸녀 눈뜨던 날’ ‘딸녀 결혼하는 날’ ‘격투기 링 위의 딸녀’ 등 패러디 시리즈에 등장한 ‘딸녀’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네티즌의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상태. ‘농촌활동에 참여한 여대생이다’ ‘일본인이다’ 등 각종 설이 분분한 가운데, ‘딸녀’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네티즌들은 아예 ‘딸녀 팬카페(http://cafe.daum.net/ddalgirl)’를 개설해 그를 찾아 나섰다. 포털사이트인 엠파스와 네이버에선 ‘딸녀’가 단연 인기검색어로 떠올랐다.

    이처럼 네티즌의 지대한 관심과 호응 속에서 탄생하는 ‘인터넷 스타’가 늘고 있다. ‘딸녀’와 필적할 만한 주인공은 바로 ‘얼짱(얼굴 짱)’들이다. 특히 10, 20대의 네티즌들이 콕 찍은 미남, 미녀 ‘얼짱’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얼짱’이 되는 과정은 단순하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뜬 인물사진의 주인공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될 경우, 네티즌이 다른 사이트에도 퍼뜨리는 것. 이렇게 해서 인터넷 상에 빠르게 퍼진 사진은 평범한 사람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실제로 SBS 드라마 ‘요조숙녀’에 출연한 박한별의 경우 선화예고 재학 시절 올린 작은 학생증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며 화제가 된 케이스. 한양대학교 앞 롯데리아에서 근무한 남상미는 “학교 앞에 진정한 미인이 떴다”는 입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 유명해진 경우다. 또 포털사이트 다음(daum)은 9월16일부터 10월6일까지 카페에서 눈길을 끈 남자 얼짱들 중 누가 최고의 미남인지에 대한 투표를 해 네티즌의 관심을 모았다. 후보에 오른 주인호, 김경록, 박동훈 등은 이미 수천명의 팬을 거느린 예비스타다. 이렇듯 얼짱 출신들이 연예계에 진출하는 일이 늘면서, 연예기획자들 또한 인터넷을 통해 탄생하는 ‘얼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의 스타가 매스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졌다면, 최근의 스타는 네티즌을 통해 탄생하고 있다. 인터넷 스타에 열광하는 최근 풍토에 대해 고려대 사회학과 김문조 교수는 “얼짱 신드롬이나 딸녀 신드롬은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스타 탄생의 메커니즘을 보여준다”며 “최근의 스타는 젊은이들의 임의적이고 돌출적이며 표층적인 심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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