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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프로축구팀 창단 발동 걸렸네

축구협회 중심 100만인 서명운동 돌입·각계 인사 참여한 팀 창단 촉구위원회도 결성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 발동 걸렸네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 발동 걸렸네

7월26일 서울 대학로 에서 시작된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 거리 서명운동. 이날 행사에는 코엘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위 왼쪽에서 네 번째), 김호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참가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중심이 돼 추진중인 ‘서울 프로 축구팀 창단 100만인 서명운동’ 포스터.

일주일 동안 13게임을 치른 2003 피스컵 코리아가 악천우 속에서도 평균 3만명에 가까운 관중을 몰고 다니며 한국 클럽 축구의 부흥을 예고했다. 피스컵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대회 총 관람객 수는 37만3429명. 그 가운데 7월15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성남 일화와 베식타스 JK(터키)의 개막전은 입장객수 5만1500여명을 기록했고, 역시 서울에서 열린 7월18일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과 C.나시오날(우루과이)의 경기는 외국팀끼리 맞붙었는데도 4만2600여명이 관전했다. 축구계는 2003 피스컵의 열기가 K리그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면서도 경기당 최소 3만명 이상의 관중을 확보하고 있는 서울에서 경기가 열리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모처럼 달아오른 축구판을 눈물로 지켜보는 이들도 있다. 서울 프로축구팀 서포터즈 ‘레드파워’(붉은악마 산하 소모임) 소속 3000여명과 ‘서울구단 창단을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서창모, www.seoulutd.com) 1300여명은 누구보다 축구에 열광하지만 응원할 팀이 없어 서럽다.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8월15일 올스타전을 서울에서 열기로 결정하자 “팀도 없는 서울에서 왜 올스타전이 열리냐”며 지방팬들이 거세게 반발했을 때도 할 말이 없었다. 이들은 서울팀을 만들기 위해 2001년부터 자발적으로 서명운동과 설문조사 작업을 해오며 창단 지지 여론을 조성하고 시민구단 설립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가 서울시에 약속한 경기장 건설 분담금 250억원에 발목이 잡혀 서울팀 창단 논의는 2년 동안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그 사이 대구FC가 창단돼 K리그에서 뛰고 있고 올해 들어 인천시민구단이 창단선언을 한 데 이어, 고양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 창단추진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참다 못한 서울시민들이 나섰다. 먼저 7월7일 레드파워 이철원 회장이 서울팀 창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축구협회가 동참해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서창모 등 여러 커뮤니티들도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레드파워·서창모 전폭적 지원



우선 이번 일은 축구협회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여느 때와 다르다. 축구협회는 피스컵의 열기를 붙잡아두기 위해 7월15일부터 축구협회 홈페이지(www.kfa.or.kr)에서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장마가 끝난 7월26일부터 본격적인 거리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일각에서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이 서울팀 창단에 정치적 생명을 걸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으나, 어쨌든 서울팀 창단에 축구계 전체가 이처럼 의기투합한 적은 없다.

사실 새롭게 서명작업에 들어갈 필요도 없이 이미 서울팀 창단의 필요성은 널리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다. 2001년 8월 ‘서울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시민주주운동 준비위원회’(이하 시민주주운동 준비위원회·서창모의 전신)가 서울시민 6402명을 대상으로 서울구단의 창단 필요성에 대해 물은 결과, ‘반드시 창단해야 한다’가 57.4%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기 1년 전의 설문조사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지지율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시민주주운동 준비위원회를 이끌었던 장부다씨(현 서창모 기획홍보팀장)는 “창단의 필요성을 역설하거나 시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작업은 충분히 이뤄졌다. 지금은 보다 구체적으로 구단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우선 서울팀 창단의 최대 걸림돌인 250억원의 경기장 건설 분담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 지금까지 축구협회는 새로 창단되는 서울팀에게서 ‘연고권리금’으로 250억원을 받아 서울시에 전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창단비용을 최소 150억원으로 잡더라도 서울 연고권 250억원을 합치면 400억원이나 돼 월드컵 직후 적극적으로 창단 의사를 밝혔던 몇몇 기업들도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다행히 2002 한·일월드컵 잉여금이 이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했다. 문화관광부는 조직위를 통해 축구협회의 몫 230억원 중 100억원을 서울시에 내놓을 것을 권고했고, 축구협회도 기꺼이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나머지 150억원에 대해 서울시가 대승적 차원에서 면제해준다면 마침내 서울팀 창단은 날개를 달게 된다.

한편 서울시가 150억원을 면제받는 명분을 얻기 위해서라도 서울팀은 반드시 시민구단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현재 시민구단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서창모’측은 “K리그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지역 연고의 취약성”이라면서 “특정 기업의 구단이 아닌 서울시민 모두의 구단이 되기 위해 서울시와 시민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장부다 팀장은 일본 J리그가 기업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99년 이후 모든 클럽 이름에서 기업명을 빼버린 것은 지역 연고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J리그 클럽들은 요미우리에서 도쿄 베르디로, 미쓰비시에서 우라와 레즈로, 야마하에서 주빌로 이타와로 명칭을 바꾸면서 지역주민들의 팀으로 거듭났다.

사실 축구협회도 서창모와 뜻을 같이한다. 축구협회는 서울시민의 구단을 만듦으로써 250억원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즉 서울시민의 구단인 클럽이 서울시에 250억원을 내는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이제 서울팀 창단의 열쇠는 서울시가 쥐고 있다. 축구를 사랑하는 서울시민들은 이명박 서울시장을 향해 이렇게 외친다. “청계천만 복원하지 말고 경성축구팀(1933년 창단)도 복원해주세요.”





주간동아 396호 (p72~73)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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