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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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면 에너지 소비등급 올려라

‘기초대사량’ 신체조건 따라 천차만별 … 식생활 개선·운동 등 활동량 늘리기가 최선책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도움말/ 한양대 구리병원 박용수 교수

    입력2003-07-18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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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 빼려면 에너지 소비등급 올려라

    기초대사량 계산법<br>655+{9.6×체중(kg)}+{1.8×키(cm)}-{4.7×나이(세)}

    본격적인 노출의 계절이 왔다.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 없던 사람도 여름만 되면 살을 빼야겠다는 둥 운동을 시작했다는 둥 하며 갑작스레 마음이 바빠진다. 강이나 바다로 휴가를 떠나면 그동안 꼭꼭 숨겨온 속살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 그래서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기 한두 달 전은 1년 중 헬스장이 가장 잘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굶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살 빠진다는 약도 먹어보는 등 그야말로 ‘별짓’을 다해보지만 체중계 바늘은 더디게만 움직인다.

    죽을힘을 다해 살 빼기에 도전해본 사람들이 쏟아내는 불만의 대부분은 바로 이것. ‘도대체 왜 나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고, 운동을 해도 쉽게 살이 빠지지 않는 걸까.’ 이는 자조를 넘어 하늘에 대한 원망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런 현상을 설명해주는 개념이 바로 ‘기초대사량’이다. 기초대사량이 많은 사람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소모하는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똑같은 양의 운동을 해도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어 살이 쉽게 빠진다.

    사람은 24시간 동안 계속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때 소비되는 에너지의 일부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즉 세포막 사이의 나트륨과 칼륨 같은 물질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게 하기 위해, 단백질을 포함한 세포 구성성분의 대사작용을 위해, 그리고 혈액순환과 호흡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말한다. 이런 기본적인 대사 활동량을 기초대사량이라 한다.

    나이 들면서 매년 1%씩 급속 감소



    이 밖에 육체적인 활동이나 일을 수행할 때도 에너지를 소비한다. 음식을 섭취할 때도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이를 ‘식사성 열 발생(Diet-induced thermo-genesis·DIT)’이라 한다. 식사성 열 발생은 위장기관이 운동할 때, 영양소를 분해, 흡수, 저장할 때 필요한 에너지다.

    한 사람이 24시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기초대사량과 육체적인 활동에 소모된 에너지(운동대사량), 식사성 열 발생에 소모된 에너지를 합한 것이다. 에너지 소비량은 수면 중에는 기초대사량보다 적고 일상생활 중에는 기초대사량보다 많은 것이 보통이다.

    기초대사량은 쾌적한 환경에서 공복 상태로 가만히 누워 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1일 기초대사량은 남자의 경우 1.0kcal×체중(kg)×24(시간), 여자는 0.9kcal×체중(kg)×24(시간) 정도.

    문제는 기초대사량이 일반적으로 사람의 성, 나이, 키, 체표면적, 지방 이외의 조직량 등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남자의 기초대사량은 여자에 비해 9% 정도 높다. 기초대사량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감소하는데 매년 1%씩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다. 소위 나잇살이 찌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기초대사량은 같은 몸무게일 때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이 키가 작고 뚱뚱한 사람보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 이는 기초대사량이 전체 몸의 표면적에 비례하고 근육이 소모하는 열량이 지방이 필요로 하는 열량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기초대사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체 부위에서 골격근육을 움직일 때 소비하는 에너지가 전체의 약 38%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간장 12.4%, 위장 7.6%, 신장 6.3% 순이다.

    ‘살’ 빼려면 에너지 소비등급 올려라

    평상시 계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기초대사량을 늘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섭취하는 에너지가 많을 때 살이 찐다. 따라서 에너지를 가능한 한 많이 소비하면 체중을 줄일 수 있다. 또 에너지 섭취량을 줄여도 살을 뺄 수 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절식이나 단식을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몸은 체온이 1℃만 올라가도 지방이 분해되면서 체중이 줄기 시작한다. 그래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열이 많이 나는 감기를 오래 앓거나 소모성 열병을 앓으면 살이 빠진다.

    기초대사량은 개인 차가 매우 커서 운동이나 다이어트 효과가 사람에 따라 아주 다르게 나타난다.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사람은 기초대사량이 적은 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반대로 많이 먹어도 여간해서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은 기초대사량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을 늘릴 수 있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더 이상 살이 찌지 않게 하거나 살을 뺄 수 있다. 반대로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면 아무리 애를 써도 체중을 줄이기가 어렵다.

    기초대사량의 증감은 요요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아주 유용하다. 단식이나 절식으로 체중을 줄인 경우 음식 섭취량을 다시 그 전과 같이 늘리면 단시간에 체중이 원상태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나타난다. 체중을 줄이느라고 애썼던 기간보다 훨씬 짧은 기간 안에 쉽게 체중이 복원되는 것. 한양대 구리병원 내분비내과 박용수 교수는 “절식이나 단식을 하면 기초대사량이 줄어들어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본 에너지의 소모량이 감소하는데 이때 정상적으로 식사하면 잉여 에너지가 증가해 체중이 급속히 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체온 1℃ 상승해도 지방 분해

    기초대사량을 높이려면 우선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자신에게 알맞은 식사량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단은 영양학적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다양하게 짜야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 질 좋은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에너지를 방출시키는 적당히 매운 식품(고추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사를 거르거나 지나치게 적게 먹지 않도록 하고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것도 삼가야 한다. 과식이나 폭식도 물론 피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칼로리를 너무 많이 줄이거나 영양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운동을 해도 기초대사량을 높일 수 있다. 박교수는 “일주일에 3회 이상 반드시 운동을 하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평상시에도 계단을 이용하거나 가능한 한 걸어다니는 등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따뜻한 물에 오래 몸을 담가 체온을 높여주는 것도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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