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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중국시장도 녹일까

현지 철강 생산·판매망 선점 … 고용 창출 도우며 中 업체 따돌리기 ‘윈-윈’ 전략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포스코, 중국시장도 녹일까

포스코, 중국시장도 녹일까
1973년 6월9일, 1기 제철공장 용광로에서 쇳물이 흘러나오자 긴장된 표정으로 숨죽인 채 용광로를 바라보던 포항제철(현 포스코) 박태준 사장과 직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태양열로 점화로에 불을 지핀 후 21시간 만의 일이었다. 용암을 연상케 하는 시뻘건 쇳물은 그로부터 30년을 쉬지 않고 흘렀고, 포스코는 ‘연간 3000만t 철강 생산’을 눈앞에 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성장했다. 영일만의 모래펄에서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포스코가 1기 설비를 준공한 지 7월3일로 30년이 됐다. 30년 동안 포스코의 자산과 매출은 각각 125배, 287배 늘었고, 이런 포스코의 발전은 한국이 조선산업 세계 1위, 가전산업 세계 2위, 자동차산업 세계 6위의 산업국가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됐다. 포스코는 세계 언론으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포스코를 철강 부문 1위 기업으로 뽑았고, 또 다른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포스코를 5년 연속 철강 부문 최고 기업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제 갓 ‘이립(而立)’을 넘긴 포스코가 앞으로 맞닥뜨려야 할 과제는 적잖다. 우선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호시탐탐 추월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국 철강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게 급선무다. 당장 내년부터 WTO(세계무역기구) 합의에 따라 관세 장벽이 낮아져 싼값으로 무장한 중국 철강제의 시장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1990년대 초부터 일찌감치 중국 투자

포스코, 중국시장도 녹일까

포항제철소(위)와 광양제철소의 전경.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포스코의 주요 경쟁상대지만 미래의 성장 동력을 이끌어낼 ‘키 마켓’이기도 하다.



7월6일부터 13일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한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우시춘 중국철강협회장,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강철 시에치화 회장과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포스코의 중국 법인이 위치한 지역의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포스코의 미래에 있어 중국시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대(對)중국 전략은 윈-윈(win-win) 전략으로 요약된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국 내에서 생산해 중국의 산업발전을 뒷받침하고 고용을 창출하면서 최대 수출시장으로서의 중국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것. 현재 포스코는 경쟁사들보다 대중국 투자에서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투자 초기인 1990년대 초반부터 철저한 현지화와 일체화 전략으로 화북 화남 화동 3대 권역별로 생산 및 판매 거점을 경쟁사보다 앞서 구축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설비 신·증설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포스코는 중국 화북 화남 화동 3대 생산 및 판매 거점에 컬러강판 냉연강판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54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신·증설중이다. 포스코의 중국 내 법인인 다롄포금강판, 순덕포항도신강판은 올 상반기에 설비 증설 공사를 마무리했고,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올 9월까지 현재 14만t인 스테인리스 냉연 생산능력을 28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지난 4월 착공한 칭다오포항불수강 공장이 완공되는 2005년엔 추가로 연간 15만t의 스테인리스 냉연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시장으로 철강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급강 위주의 투자 확대로 중국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한·중 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을 성장 동력으로 이용하려는 포스코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서른 살 포스코가 ‘강철 체력’을 유지하는 데 중국시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394호 (p52~52)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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