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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甲’ 무게중심 바통 터치?

민주당 한화갑 대표 떠밀리듯 조기 사퇴 … 권노갑 전 고문 “정치 재개” 명예회복 노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兩甲’ 무게중심 바통 터치?

‘兩甲’ 무게중심 바통 터치?

2월23일 민주당사에서 대표직 사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한화갑 대표(왼쪽)와 ‘정치 재개’를 선언하고 나선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2월23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4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 10개월 만의 조기 사퇴다. 하루 뒤인 24일 김대중 대통령도 5년 임기를 마치고 동교동 사저로 돌아왔다. 단선적으로 보면 한 전 대표의 퇴장은 권력창출과 집권이라는 ‘동교동의 임무’를 끝낸 아름다운 퇴장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민주당 신·구주류의 파워게임에서 패장으로 밀려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대표로서 소임을 다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대표직 고수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사퇴 배경으로 들었다. 밀려나는 데 대한 회한을 가득 담은 말이다. 한 측근은 “신주류의 압박에 대한 반발이 대표 사퇴로 이어졌다”며 “2월21일 김원기 고문과 정대철 최고위원 등 신주류측이 모임을 갖고 임시지도부 구성에 대해 논의했는데 모든 것이 한대표 사퇴를 전제로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전 대표가 사퇴 준비를 했다는 것. 한 전 대표는 대선 이후 신주류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고 수시로 물밑 신경전을 벌였다. 2월17일 한 전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신주류의 최근 행보를 ‘개혁 독재’라고 규정하고 “별말이 다 나도는데 당을 하려면 제대로 하지 않으려면 뜻 맞는 사람들끼리 단결책을 찾으라”며 신주류를 비난했다. 구주류 주변에서 “정면대결로 가는 것 아니냐”며 분당 시나리오가 터져 나왔던 시점이다. 한 전 대표 주변에서는 “갈라서자”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밟고 있는 땅은 너무 척박하다. 역사는 이미 신진세력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했고 한 전 대표는 비빌 언덕을 잃어버렸다.

한 전 대표의 사퇴로 민주당 신주류는 개혁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2월27일 당무회의에서 당 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세대교체 바람과 함께 본격적인 개혁작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하지만 임시지도부 구성부터 신·구주류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있어 양측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구주류측 정균환 원내총무와 김태랑 최고위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월19일 전격적으로 정치 재개 의사를 밝힌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등장도 민주당 진로와 관련,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다. 권 전 고문의 롤백 명분은 명예회복이다. 한 측근은 “DJ 정부의 공과에 따른 비판은 감수하지만 파렴치범으로 몰아 정치적 생명을 단죄한 것에 대해서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재개와 관련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치 노선과 지향점 공유 ‘반반’ 가능성



동교동계의 한 관계자는 권 전 고문과 한 전 대표가 예전처럼 정치적 노선과 지향점을 공유할 가능성에 대해 ‘반반’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의 목적이었던 정권창출이 끝난 상태로 서로의 갈 길이 다르다는 것. 권 전 고문은 “(신주류가 주장하는) 변화와 개혁에는 공감하지만 급진적으로 변화를 가져오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고 말하고 “(한 전 대표도 신주류에게) 나가라고 얘기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설득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신·구주류 양측을 비판한 바 있다. 권 전 고문의 한 측근은 “포스트 DJ 문제를 놓고 권 전 고문과 한 전 대표가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고 말한다. 권 전 고문은 또 “동교동계는 항상 존속하는 것”이라면서도 “해체하라 마라 할 것도 없고 할 수도 없다”며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해체 지시를 일축했다. 권 전 고문의 정치적 지향점이 분명히 드러난 대목이다.

그러나 회한에 가득 찬 노정객의 정치 재개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민주당 내에서는 ‘한풀이’로 매도되는 분위기다.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동교동계 두 가신의 이런 행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일절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로 일축했다.



주간동아 374호 (p20~20)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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