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9

2003.01.23

“UFO 추락 … 이틀 뒤 또 나타났다”

영국 랜들섬 목격자 할트 중령 문서 공개 … 현장 목격 헌병 한 명 “외계인 봤다” 주장

  • 맹성렬/ 공학박사·한국천문우주과학회 부회장 slm221@etri.re.kr

    입력2003-01-16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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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O 추락 … 이틀 뒤 또 나타났다”
    1947년 미국에서 발생한 ‘로스웰 외계인 사건’은 미확인비행물체(UFO)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미국에 로스웰이 있다면 영국에는 ‘랜들섬’이 있다. 로스웰 사건 못지않게 충격적인 UFO 사건인 랜들섬 사건은 1980년 겨울 크리스마스 기간중 영국 동부 해안의 랜들섬 숲에 나타난 UFO 목격담이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된 영국 국방성 보고서가 정보자유화법에 의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의 목격자 명단에는 영국 민간인뿐 아니라 미군 사병들과 기지 부사령관까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UFO 연구자들도 신뢰도 면에서 이 사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2m 가량의 이상한 원뿔형 물체

    랜들섬 숲이 주목받은 것은 그 위치 때문. 이 숲은 벤트워터즈 공군기지와 우드브리지 공군기지 사이에 있어 군 관계자들의 눈에 쉽게 띄는 곳이다. 그리고 우드브리지 기지는 1980년대 말까지 미 공군이 임대해 쓰고 있었기 때문에 미군 관계자들도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국 국방성 보고서에 따르면 UFO가 처음 목격된 때는 1980년 12월27일 새벽이었다. 그날 영국 노포크의 레이더 기지에서 UFO가 랜들섬으로 추락하는 것을 맨 처음 발견했다. 또 우드브리지 미 공군기지를 순찰하던 헌병 두 명도 기지의 동쪽 문밖 숲에서 강한 섬광이 비치는 것을 목격, 곧바로 세 명의 수색조가 조사에 나섰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듯한 높이 2m 가량의 이상한 원뿔형 물체가 착륙해 있는 것을 목격했다. 원뿔의 꼭대기에서는 붉은 빛의 강한 섬광이 나오고 있었다. 그 물체에 다가갈수록 이들은 시간의 흐름이 늦춰지고 주변 환경이 이상하게 바뀌는 체험을 했다. 또 주변의 공기가 정전기를 띠는 것 같았고, 피부가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이날 밤 발생한 또 한 가지 중요한 사건은 수색조가 UFO에 다가가던 시각에 인근 농장의 동물들이 미친 듯이 날뛰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는 등 이상한 행동을 반복했다는 것. 이런 현상은 UFO가 지면에 접근할 때 흔히 보고되는 전형적인 징후라는 게 UFO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랜들섬 숲의 UFO는 유성이거나 인공위성의 추락 잔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6마일이나 떨어진 인근 해안의 등대 불빛일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당시 우드브리지 미군기지 부사령관이었던 찰스 할트 중령의 보고서는 이 모든 가능성을 배제했다.

    공개된 보고서에는 12월28일, UFO 착륙 지점에서 깊이 4cm, 폭 15cm 정도의 착륙 자국 세 개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보고서는 또 29일에 인근 지역에서 방사능 측정이 이루어졌는데 착륙 지점 근처에서 베타와 감마선이 검출됐다고 기록했다. 방사능 수치는 주변의 흙과 나뭇잎에서 0.06mm 뢴트겐 정도였고, 세 개의 착륙 자국에서는 0.1mm 뢴트겐으로 최고치였다. 이는 정상치보다 무려 25배 정도 높은 수치다.

    이번에 공개한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영국 국방성에서 이 현상의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마도 미군기지와 관련된 극비사항이라서 영국 정보기관에 ‘차단된’ 정보가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미 미국측 정보자유화법에 의해 공개된 내용과 대조해서 퍼즐을 맞추어보면,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뚜렷한 영상이 떠오른다.

    “UFO 추락 … 이틀 뒤 또 나타났다”

    랜들섬 숲에 나타난 UFO에서 외계인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스티브 로버츠가 그림으로 묘사한 당시 상황(왼쪽). UFO가 랜들섬 숲에 착륙하는 것을 목격한 영국 민간인 빅과 클라크 형제(작은 사진 위부터). 강력한 방사능으로 죽어버린 나무들(오른쪽).

    12월29일 밤 할트 중령은 UFO가 또 출현했다는 긴급보고를 받았다. 27일 밤의 사건을 보고받고 흥미를 갖고 있던 그는 이번에는 직접 수색대를 조직해 수색에 나섰다. 그는 당시의 긴박하고 생생한 상황을 휴대용 녹음기에 녹음해두었다.

    이 녹음에 따르면 할트 중령은 태양 같은 물체가 랜들섬 숲에서 빛을 발하는 것을 목격했다. 수색대가 가까이 가보니 UFO가 움직이면서 단속적으로 발광하고 있었다. 그들은 150야드 정도까지 접근했으며, 작렬하는 빛에 공포를 느꼈다. 그 물체에서는 반짝이는 쇳물 방울 같은 것들이 솟아나고 있었다. 잠시 후 그 물체는 소리없이 폭발하더니 5개의 하얀 물체로 쪼개졌고 곧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하늘에서 세 개의 별 같은 UFO가 관측됐다. 그 물체들은 급한 예각회전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찾는 듯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들은 각각 빨간색, 녹색, 청색 빛을 발했으며, 처음에는 타원형이었다가 점점 구체로 모양이 바뀌었다. 이 물체들은 대열을 지어 이동했는데, 그중 한 물체가 지면에 깔때기 형태의 빛을 비추는 것을 할트 중령이 목격했다. 그가 이 물체들이 레이더 상에 나타나는지 확인하려고 무전기를 열었을 때 공군기지 본부에서도 깔때기 형태의 빛을 비추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물체들은 2시간 정도 공군의 핵무기 저장고 근처 상공에 머물렀다.

    할트 중령이 목격한 내용 중에서 UFO의 폭발과 분열, 소멸, 그리고 형체 변형 등은 매우 기묘도(奇妙度)가 높은 UFO 사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은 높은 방사능 수치를 기록한 착륙 자국과 당시 상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 등의 물증, 공군 중령을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이 목격했다는 점에서 신뢰도, 기묘도가 모두 높은 대표적인 UFO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지면에 깔때기 형태 빛 비춰

    결론적으로 랜들섬 사건은 핵시설을 갖춘 공군기지 근처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UFO가 지면으로 추락했다는 점 등이 미국의 로스웰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 실제로 첫날 UFO를 목격했던 헌병들 중 한 명은 추락한 UFO 주변에서 외계인들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최면요법으로 되살려낸 그의 기억에 의하면 이 외계인들은 UFO를 수리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고 한다.

    랜들섬 숲 UFO 사건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브렌더 버틀러와 ‘하늘로부터 추락(Sky Crash)’이라는 책을 공동으로 펴내기도 한 제니 랜들즈는 랜들섬 숲 사건에 대해 이렇게 단언했다.

    “내가 지금까지 면담했던 목격자들의 목격담을 종합해보건대 이들이 뭔가 이상한 것을 보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들은 번쩍거리는 불빛, 뭔가 안개에 싸인 듯한 형태들과 주변의 전자기장 형성, 그리고 동물들의 동요, 물리적인 에너지와 정신의 왜곡을 체험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뭔가를 본 것이다. 그것이 문자 그대로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UFO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가까이 접근한 인간의 뇌파에 침투하여 지각을 왜곡시키는 자연적인 에너지였거나,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고도의 지적 존재가 꾸며낸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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