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4

2001.12.20

‘한인옥 파워’는 못 말려!

  • < 김시관 기자 > sk21@donga.com

    입력2004-12-08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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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옥 파워’는 못 말려!
    좀체 언론에 등장하지 않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부인 한인옥씨가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 5월 펴낸 ‘내 어머니’에 이어 최근 여류문인 7명과 함께 낸 ‘자식이 뭐길래’란 책과 러시아 방문이 화근.

    한씨는 이 책에서 1997년 대선 당시 장남 정연씨(38)의 병역의혹 논란으로 겪었던 마음고생을 소상히 담는 한편, 병역면제 사유가 된 ‘가벼운 체중’이 집안 내력이라고 주장했다. 병역 시비가 한창일 때 시어머니가 “모두 다 가볍게 타고난 조상 탓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는 것. 또 둘째 아들 수연씨의 경우 병원 단골손님이어서 ‘주변 사람들이 “저 집은 봉급 받아 병원에 다 갖다 준다”고들 했다’고 소개했다.

    한마디로 정치권에서 제기했던 “병역의혹은 없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는 내용들. 여당이 발끈한 것은 불문가지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잘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옛말이 하나 틀리지 않는다”며 한씨의 조상 탓을 비난하고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대비한 사전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20일 이총재 일행의 러시아 방문단 선정과 수행 과정에서도 한씨는 주변 사람들의 로비와 눈도장 찍기에 시달렸다는 후문. 대세론을 타고 있는 이총재의 러시아 방문단에 끼기 위한 당 소속 인사들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탈락한 인사들이 부인들을 동원해 한씨를 공략하는 우회전략을 구사했다는 것.

    이미 당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총재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한씨”라는 소문이 돌고 있던 터라 한씨 로비설은 설득력을 더했다. 당 소속 한 인사는 “한씨가 공식 채널은 아니지만 (이총재에게) 영향력은 크지 않겠느냐”며 “동료 의원 부인들의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도착한 방문단 활동 과정에서도 한씨의 환심을 사려는 ‘언행’들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한씨의 고향이 언급되는가 하면 “퍼스트레이디로 가장 어울린다는 여성지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재론하기도 했다는 것. 그렇지만 이총재 주변에서는 “한씨에게 로비한 의원 부인들은 없었다”며 로비설의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

    한때 “절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며 당내 불교신도회 성지순례단을 결성해 한 달에 한 번씩 유명사찰을 찾았던 한씨는 지난 11월 청주 한씨 종친회에 참석하는 등 조용한 가운데 내년 대선을 위해 ‘할 일’은 다 하는 내조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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