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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중국의 힘

‘발전의 쌍두마차’ 베이징이냐 상하이냐

정치·문화 vs 비즈니스 중심지 자존심 경쟁 … 오염 등 개발 후유증 고민은 똑같아

  • < 성기영 기자 / 베이징·상하이 > sky3203@donga.com

‘발전의 쌍두마차’ 베이징이냐 상하이냐

‘발전의 쌍두마차’ 베이징이냐 상하이냐
지난 7월13일,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베이징으로 확정된 바로 그 순간, 중국 국영 CCTV는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베이징이 호명되는 장면에 이어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숨죽이며 발표 장면을 기다리던 중국 인민의 열광하는 모습을 돌아가면서 비췄다. 그러나 생방송 카메라가 톈진(天津) 선양(瀋陽) 난징(南京) 광저우(廣州) 등을 돌며 열광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가운데 딱 한 군데 빠진 도시가 있었다. 바로 상하이(上海)였다.

상하이 사람은 베이징의 올림픽 개최에 유독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뿌리깊은 적대감에 기인한다는 것이 중국인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베이징 사람은 수도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고 전 중국의 정치적·문화적 중심지임을 강조한다. 반면 상하이 사람은 비즈니스 중심지임을 강조하고 전 중국을 우리가 먹여 살린다는 자부심을 앞세운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베이징 사람은 상하이 사람에 대해 ‘돈만 아는 약아빠진 녀석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상하이 사람은 베이징 사람에 대해 ‘쓸데없는 자존심만 내세우는 곰 같은 인간’이라는 배타적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이런 배타적 의식은 한걸음 더 나아가 베이징에서 상하이 말투를 쓰거나 상하이에서 베이징 말투를 쓰면 아예 주변 사람들이 ‘왕따’시켜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상대지역 말투 쓰면 ‘왕따’ 배타적 감정

외국인에 대한 태도 역시 베이징과 상하이는 다소 차이가 난다는 것이 두 도시를 모두 경험한 사람의 설명이다. 상하이에서 2년 간 근무한 후 최근 베이징으로 근무지를 옮긴 이종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베이징 무역관장의 경험담.



“베이징은 아직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위한 규제’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상하이는 다르다. 외국인이 사소한 불법행위를 저질러도 우선 그냥 두고 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외국인을 상하이 경제에 이바지하는 사람으로 봐준다는 이야기다.”

두 도시간 경쟁에 대해 푸동구 인민정부의 한 관료에게 슬쩍 질문을 던지자 그는 ‘숲이 커지면 없는 새가 없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경쟁이야말로 발전의 원동력이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대답 또한 상하이 사람다운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직까지 베이징과 상하이는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이 더 많아 보인다. 두 도시 모두 대기오염 문제로 골치를 썩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것이 있다면 베이징 시내의 공기가 서울보다 훨씬 탁하고 상하이 시내의 공기는 서울보다 조금 맑아 보인다는 것뿐. 그러나 정작 상하이에 사는 사람은 “최근 내린 비 때문에 조금 맑아 보이는 것일 뿐이다”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또 베이징이든 상하이든 간에 택시기사들은 여전히 영어로 몇 마디 붙여 보려는 기자에게 ‘노 잉글리시, 노 잉글리시’를 연발할 뿐이다. 운전기사 옆에는 베이징 올림픽 유치와 상하이 APEC 회담 등을 대비해 생활영어책을 늘 비치해 놓았지만 그리 요긴하게 쓰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길을 잘못 들었다 싶으면 어디서든 노란색 중앙선을 넘어 태연스럽게 유턴하는 택시기사, 심지어는 마주오는 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앙선을 넘어 내달리는 ‘간 큰’ 택시기사들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모두에서 눈에 띄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인종과 언어를 넘어 세계 젊은이의 문화 코드가 된 하드록카페(Hardrock Cafe)에서 리키 마틴의 음악에 열광하는 세계 젊은이 역시 베이징과 상하이를 가리지 않았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하루 8차례나 오가는 중국동방항공 기내에서 칭다오(靑島) 출신의 여승무원 인위링씨(殷宇玲)를 붙잡고 두 도시 중 어디가 더 살기 좋으냐고 살짝 말을 붙여 보았다. “베이징은 상하이보다 화장품이며 액세서리 등의 물가가 비싼 것 같아요. 세계를 향한 국제화 정도를 따지면 상하이가 앞서가지만요. 하지만 너무 경쟁관계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올림픽이 열리는 7년 후면 베이징도 이미 상하이 이상으로 국제화한 도시가 되어 있을 테니까요.”



주간동아 2001.09.06 300호 (p32~32)

< 성기영 기자 / 베이징·상하이 >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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