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0

2001.06.28

“종교인부터 환경 책임의식 가져야”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5-02-11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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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인부터 환경 책임의식 가져야”
    지난 6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동산불교회관 법당. 한 티베트인 승려의 유창한 영어가 나지막하지만 힘있는 목소리에 실려 강연에 초청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가슴을 채우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폭력에 대한 경계의식이 갈수록 엷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장난감 총과 칼을 들고 뛰어다니지만 이에 대해 염려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토회(대표 법륜)의 초청으로 방한해 이날 ‘보편적 책임성과 새로운 윤리’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진 라마 도붐툴쿠(60)는 내내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세 살 때 불교에 입문한 도붐툴쿠가 달라이 라마를 따라 인도로 망명한 것은 지난 1959년 중국의 티베트 점령 당시. 이후 인도의 고등티베트학연구소에서 학문을 닦은 그는 77년부터 달라이 라마의 비서로 5년간 일하며 세계를 순방했다. 현재는 ‘보편적 책임성을 위한 재단’(foundation for Universal Responsibility)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문화간·종교간 대화, 환경에 대한 종교의 책임 등을 역설하며,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보편적 책임을 위한 재단’은 96년 달라이 라마가 받은 노벨평화상 상금으로 발족한 기구다.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은 온 인류가 책임의식을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설립 취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보면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모든 만물에게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고 이해하라고 하는 불교의 가르침이야말로 환경문제 해결에 좋은 시사점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티베트 불교를 서구세계에서는 마치 현실 도피 수단인 것처럼 잘못 인식하고 있어 아쉽다는 도붐툴쿠는 “한국의 불교, 특히 젊은 단체들이 사회에 대해 강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어 대견하다”며 보다 적극적인 의식과 종교 간 화합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며 강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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