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0

2001.04.17

“중국인 조상은 아프리카인”

상하이 푸단大, 남성 1만명 염색체 분석…“모든 표본서 아프리카인 특유의 인자 발견”

  • 입력2005-02-28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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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조상은 아프리카인”
    중국 베이징 부근의 저우커디엔(周口店)에서 1929년에 발견된 베이징 원인의 두개골은 인류가 아시아에 서 기원했다는 유력한 증거로 그동 안 알려져 왔다. 중국의 각급 학교 에서는 베이징원인이 중국인의 선 조라고 배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 가설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 국 과학원이 최근 펴낸 ‘과학통보 ’에 “중국인의 기원은 아프리카 ”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

    상하이의 푸단대학 유전공학연구소 는 중국 각지에서 1만 명에 달하는 남성표본을 추출, 그 Y염색체에 대 한 분석을 통해 모든 Y염색체에 M1 68G라는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있음 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인자는 지 금으로부터 7만9000년 전에 아프리 카에서 발생한 것이었으며, 동시에 일부 아프리카인에게만 나타나는 독특한 인자라는 것.

    “우리는 하나씩 배제해 나가는 방 식을 사용했다. 정말 그 많은 중국 인 표본 중 단 한 명에게서라도 M1 68G 유전인자가 없는 경우가 나타 나길 희망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사례도 없었다.” 이번 연구의 책 임자이며 국가인류유전인자팀 남방 센터의 팀원이기도 한 푸단대학 진 리 교수는 이번 조사가 중국인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정설은 ‘베이징원인설 ’

    아프리카 기원설은 중국인을 포함, 세계 인류가 10만 년 전 내지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으며, 이후 그들이 세계 각지로 이동해 현대 인류의 선조가 되었다는 학 설. 반면 중국인의 선조는 중국에 거주하던 직립원인이 진화한 것이 며, 40만∼50만 년 전의 베이징원 인이 중국인의 선조라는 게 중국 기원설이다. 사실 ‘베이징원인 기 원설’을 부정한다는 것은 중국인 의 자존심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으 로, 중국 내에서는 거론 자체가 껄 끄러운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 터 진 진리 교수의 발표는 그 자체로 중국인들에겐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유전학자들은 이미 지난 19 87년 DNA 연구를 통해 인류의 기원 이 아프리카인이라는 주장을 처음 으로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아시 아 동남부 지역은 아프리카에서 이 동한 인류들의 주요한 정류장이었 으며, 그중 일부의 아프리카인들이 북으로 장강(長江)을 건너 현재의 화북지방과 동북아시아 방면으로 진출하면서 현대 중국인들의 조상 이 되었다는 것. 이들은 인체에 존 재하는 23쌍의 염색체 중 부계유전 성염색체인 Y염색체가 유전과정에 서 결코 중복되지 않는 특성 때문 에 인류의 유전정보를 가장 안정적 이며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고 주장 해 왔다. 따라서 Y염색체의 연구만 이 인류 기원과 그 변화과정을 연 구하는 데 가장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다는 게 이들의 신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국의 많은 고고 학자들은 그 가설에 동의할 수 없 다는 분위기다. 중국에는 온난하고 한랭한 기후변동의 교체 흔적이 있 는 신생대 지층이 광범위하게 존재 하며, 이 지층에서 이미 대량의 고 등 포유동물 화석 등 영장류 화석 이 발견되었다는 반박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장수성과 산시성에서 400 0만 년 전후로 추정되는 고등영장 류 화석이 발견되면서 이들의 주장 은 더욱 힘을 얻었다.

    하지만 중국의 고고학계에서도 의 견은 분분하다. 중국과학원 고인류 연구소 연구원인 쉬싱은 “중국기 원설을 증명할 수 있는 화석 증거 는 적은 반면, 아프리카 기원설은 현재 시점에서 볼 때 그 가능성이 더 큰 게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22쌍의 염색체와 여성의 X염색체, 그리고 DNA에 대한 연구 를 계속할 것이다.” 푸단대학 진 리 교수는 ‘중국인의 기원이 어디 인가’라는 수수께끼를 풀어낼 수 있는 ‘열쇠’는 유전인자밖에 없 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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