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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경쟁력은 ‘성장 잠재력’

영남 출신 개혁 이미지로 유리한 위치… 중량감과 안정감 부족 가장 큰 약점

  • < 소종섭 기자 ssjm@donga.com >

노무현 경쟁력은 ‘성장 잠재력’

노무현 경쟁력은 ‘성장 잠재력’
날씨가 풀리면서 여권 대선 주자들이 용틀임을 시작했지만 노장관은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직 장관이라는 신분이

그의 옷깃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는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인제 최고위원과 함께 2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노장관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총선에서 떨어진 뒤 더 인기가 올라갔다”는 평을 듣는다. 날씨가 풀리면서 여권 대선 주자들이 용틀임을 시작했지만 그는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직 장관이라는 신분이 그의 옷깃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그는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인제 최고위원과 함께 2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또 대선 후보로서 그가 갖고 있는 경쟁력의 실체는 어떤 것일까.

지난해 8월부터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한 노장관의 지지도는 12월을 기점으로 급상승해 이인제 최고위원을 맹추격하는 구도를 형성했다(그래프 참조). 민주당 대표가 된 5공 출신 김중권 대표를 겨냥한 “기회주의자는 포섭대상이긴 해도 지도자로는 모시지 않는다는 게 내 철학”이라는 발언(12월21일)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개혁성향 사람들이 이 발언을 계기로 노장관 지지로 급격히 돌아섰다는 것. 그러나 톡톡 튀는 발언만으로 노장관이 높은 지지도를 얻고 있다고 보기에는 뭔가 미흡하다.



때문에 “노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한 개혁작업을 완수할 수 있는 정통성을 갖고 있다. 김대통령을 승계할 자격을 갖고 있는 순수혈통이라고 할 수 있다”(민주당 문희상 의원)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젊은층한테 인기가 높다. 결코 방심할 수 없는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버거운 후보다”(유승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는 분석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현 정치구도에서 노무현이라는 ‘상품’의 기본적인 경쟁력은 그가 영남 출신이라는 데서 나온다”(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한 참모)는 지적이 가장 핵심을 찌른 듯하다. 영남을 대표할 수 있는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가 잠재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도 “노장관은 개혁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부산 사람으로 영남과 수도권 공략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경쟁력은 ‘성장 잠재력’
노장관 측에서도 이런 분석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지난 16일 노장관의 한 측근은 “김대중 대통령은 다음 대선에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역사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측근은 최근 보름 동안 도서관에 틀어박혀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김대중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샅샅이 훑었다고 한다. 그가 집중 분석한 테마는 ‘김대중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것. 이 측근은 김대통령이 신민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1971년의 연설문에서 상당한 시사점을 얻었다고 전했다.

“김대통령은 당시 정권교체, 인권문제, 여성문제, 복지-환경 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통해 대통령이 된 뒤 그가 말했던 주제들을 하나씩 실천했다. 여성부나 인권위원회를 만든 것 등이 대표적이다. 김대통령은 상당히 집요하게 자신이 생각한 것을 이루어 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김대통령에게 남은 유일한 과제는 지역감정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지역감정 문제를 풀기 위해 영남후보를 내세우는 역사적인 승부수를 던질 것이다.”

이 측근의 분석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진다. 지난해 10월 노벨상을 받은 뒤 10여일간 침묵하던 김대통령이 선보인 첫 행보가 ‘영-호남 방문을 통한 지역감정 비판’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2일 울산과 부산을 방문한 김대통령은 “세계가 지구촌으로 가고 남북이 교류협력을 해나가는 시대에 지역감정에 매달린다면 자멸행위”라고 언급하며 지역화합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노벨상 수상 이후 두번째 지방방문지였던 호남(11월7일 전남 여수)에서도 김대통령은 “같은 국민으로서 지역감정에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해결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또다시 지역감정 문제를 언급했다.

노장관의 한 측근은 “노장관이 인기를 얻고 있는 바탕에는 세대교체로 상징되는 변화에 대한 욕구와 경제 부흥과 맞닿아 있는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편법과 특권 등으로 상징되는 구질서를 거부하고 원칙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주류 세력이 형성되고 있으며 노장관은 이런 조류를 수용하는 새로운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생각은 같은 ‘영남후보’ 범주에 들어 있는 민주당 김중권 대표에 대한 비판론으로 이어진다. “그는 기본적으로 3김으로 상징되는 기존질서에 붙어 있다. 당장은 표심이 좀 움직일지 몰라도 성장 잠재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 노장관 측에서는 3김을 모두 통합하는 국민통합시대를 열어갈 ‘민주세력의 정통적자’라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노장관의 대선 경쟁력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른바 ‘대통령감’으로서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보수 기득권층의 신뢰감 획득을 장담할 수 없다”(민주당 동교동계 한 의원)는 분석이 가장 많다. “중량감과 안정감이 약하다”(한 여론조사전문가)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 이총재의 한 측근의원은 “되겠어요?”라고 반문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노장관의 한 측근도 “노장관이 이른바 ‘비주류’로 비치는 것과 ‘시원하긴 한데 지도자로서는 좀 믿음이 안 간다’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집중적인 검증을 받을 텐데 이때도 영남인들이 과연 찍어줄까. 그의 지지도에 거품은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의도 연구소에 있는 한 정치학 박사는 “노장관은 여권 후보가 되기는 힘들 것이다. 대신 그는 독자 출마를 통해 영남을 분열시켜 결과적으로 여권 후보를 돕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본다. 어떤 경우든 그는 주목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가 투표율이 낮은 20∼30대를 주된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20∼30대의 실제 투표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노장관의 인기가 ‘거품’에 그칠 가능성을 점치는 것. 한길리서치의 1월 조사 결과 노장관 지지층의 세대별 분포는 20대 21.8%, 30대 25.8%, 40대 20%, 50대 이상이 11%로 나타났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대표는 “그래도 이때는 다른 때에 비해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고 말했다.

노장관의 대선 캠프인 서울 여의도 자치경영연구원 염동연 사무총장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조만간 참신한 50대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킬 것”이라며 “드러나지 않게 상당한 조직력을 갖췄지만 노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주간동아 2001.03.29 277호 (p12~13)

< 소종섭 기자 ssjm@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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