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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봄의 불청객 황사

구제역 중국서 유입 “물증만 없다”

산둥 옌지 등 곳곳서 창궐소식… 中정부, 공식확인 차일피일

구제역 중국서 유입 “물증만 없다”

구제역 중국서 유입 “물증만 없다”
한국 축산농가를 강타한 구제역이 중국에서 전파됐다는 결정적인 물증은 아직 없다. 그럼에도 이번 구제역 파동은 한국의 많은 축산농가들이 중국을 ‘신뢰할 수 없는 이웃’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공식적-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중국 당국의 이해하기 힘든 태도 때문이다.

한국 농림부 관계자는 지난 6일 “중국 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알려달라고 이미 석달 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농업부 한 관리가 일본언론에 “티베트와 푸젠성, 하이난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보고했다”고 공개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곳뿐일까. 한국 축산업계에선 중국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최근까지 구제역이 창궐했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 현지에 체류하고 있거나 올들어 방문경험이 있는 한국인 목장주인들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중국인 농장들에 사료를 대주고 있기 때문에 중국 현지 축산사정을 잘 안다. 최근 산둥성에까지 구제역이 퍼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중국 톈진 대한제당 관계자), “옌지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대단했다. 소 200마리를 도축했다. 올해 설 때까지 여파가 미쳤다. 정초에도 시민들이 고기를 아예 안먹었다”(양돈업자 구가회씨), “베이징에서 최근 구제역이 발생했다”(축산업자 임성주씨), “중국에선 북부 남부 동부 등 지역을 가릴 것 없이 구제역이 나타나고 있지만 구이린 광둥 등 중국남부가 가장 빈번히 발생한다. 대형 목장보다 일반 농가에서 많이 생긴다.”(돼지목장주인 김수남씨)

양돈컨설팅회사인 정P&C연구소 정영철소장은 “베이징이 위치한 화북성, 선양, 헤이룽강, 옌지에서 지난 1월 구제역이 발생, 배합사료 가격이 폭락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국은 이미 구제역이 매년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질병고시와 방역관리체제에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다. 다음은 구가회씨가 중국 지방정부 관리에게 직접 들은 얘기다.

“구제역이 발생해도 언론엔 기사 한 줄 안났다. 관청에서 공문으로만 이 사실이 돌았고 시민들은 나중에 소문으로 알게 됐다. 가축이 구제역 증세를 보여도 농민들은 신고하지 않는 분위기다. 도축하면 지방정부가 가축값의 30%, 중앙정부가 50%를 보상해 주도록 돼 있는데 중앙정부에서 6%밖에 보상금이 내려오지 않았다. 가축은 귀중한 재산인데 누가 신고하겠는가(한국에선 이번에 구제역으로 판명난 가축은 모두 매립하고 소유주에겐 시가 보상을 해줬다).”

구제역은 한 번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도 막대하다. 3월20일부터 4월8일까지 한국에선 ‘고작’ 4개지역 8개 농가에서만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는데 한국 축산업계 전체가 최소 5, 6개월 동안 소-돼지의 수출을 할 수 없게 됐다. 제2, 제3의 구제역이 발생한다면 한국 축산농가는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병원체인 아프토바이러스는 직경 25㎛의 가벼운 정이십면체.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으면 수주일간 생존하며 바람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강력한 전염성을 갖고 있다.”(경상대 축산학부 가축육종학교실)

농림부는 앞으로 축산물 검역과 밀수입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제역은 한 나라만 주의한다고 근절되는 병이 아니다. 질병발생을 ‘국가기밀’이나 되는 듯 쉬쉬하며 방치하는 풍토부터 국제사회에서 없어져야 범 국제적 재앙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축산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간동아 230호 (p6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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