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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구 10걸

욕설… 독설… 막가파 입 10인방

여권 한영애 국창근 이원범… 한나라선 이부영 이신범 이규택 이사철 ‘4李’ 입 걸어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욕설… 독설… 막가파 입 10인방



앞으로 국회에서 수준 이하의 험한 말을 내뱉거나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는 의원들은 총선의 공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다. 저질 발언이나 한건주의에 입각한 막가파식 폭로발언 등이 우리나라의 정치를 후퇴시키는 주요인 중 하나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들의 저질발언은 그렇지 않아도 풀리지 않는 정국을 더욱 더 꼬이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개혁시민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은 12월께 ‘공천감시시민연대’를 발족시키고 ‘투자 부적격 의원’을 선정하는 등 각 당의 공천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 평가에서는 종합적인 의정활동과 함께 험구(險口)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치권 전체가 저질 언어에 휘둘려지고 있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나, 15대 국회에서 유독 이런 일이 많다. 일부에서는 이를 50년만의 정권교체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기도 한다. 15대 국회의 ‘험구 10걸’은 과연 누구일까.

●한영애의원

여권을 보자면 우선 한영애의원(국민회의)을 꼽을 만하다. 한의원은 지난 7월 국회의 대 정부 질의에서 한나라당 이원복의원이 현 정권을 ‘돌팔이 의사’에 비유하자 “대통령에게 돌팔이라니, 양심도 없어. 건방진 ×. 후레자식처럼…”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날 오후 한나라당 오양순의원이 다시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하자 한의원은 재차 야유를 보냈고, 이에 이원복의원이 “한영애, 너 때문에 국회의원 못해먹겠어”라고 말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가자, 한의원은 “싸가지 없는 ×. 양아치 같은 ×. 죽여버리겠어. 네 어머니뻘인데 ‘너’가 뭐냐”고 고함을 지르며 이의원에게 달려가 볼썽사나운 멱살 잡이까지 벌였다. 한의원은 지난 98년 10월 국회 재경위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도 한나라당 안상수의원 이 김대통령의 20억원 수수 사실을 들먹이자 “김현철에게 돈받아 당선된 주제에 양아치같은 질문만 한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국창근의원



국민회의 국창근의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국의원은 한의원의 추태가 벌어진 바로 다음 날 국회 정무위 국가보훈처 감사에서 광복회장 임명건으로 한나라당 이사철의원과 격돌, “어린 놈의 ××가. 여기가 아직도 검찰인 줄 알아?”(국의원) “이 ××야. 나이를 들먹이려면 나잇값 좀 해” (이의원) “이 ××가 말끝마다 ××야”(국의원) “이런 ××하고 국회의원을 같이 하고 있으니…”(이의원) 등의 육두문자를 주고받으며 10여분간이나 뒷골목에서나 볼 법한 난투극을 벌였다. 이보다 하루 전의 국회 교육위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는 국민회의 노무현의원과 한나라당 이재오의원이 “거지 같은 놈” “×만한 새끼, 너 죽어” 등의 말싸움을 벌였다.

●이원범의원

자민련 이원범의원은 막말이라기보다 독설로 이름을 날렸다. 이의원은 내각제가 유보된 지난 8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대의 사기극에 현기증을 느낀다” “팔다 남은 썩은 생선의 이름을 고쳐 파는 게 합당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때문에 이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우리 당으로 오라”는 ‘칭찬’을 받았지만, 이날 오후 김종필총리와의 만찬자리에서는 이를 변명하다가 같은 당 강창희의원으로부터 “나잇값 좀 하라”는 술잔세례를 받았다.

●이부영의원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부영 이신범 이규택 이사철의원 등 ‘4 이씨’가 입이 걸기로 정평 이 나 있다. 한나라당 총무인 이부영의원은 카운터파트인 국민회의 총무마다 ‘악연’을 만드는 중이다. 이총무는 지난 2월 한화갑총무 시절에는 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 문제로 싸움이 붙어 “여당이 되고 배에 기름이 끼더니…”라고 말했는가 하면, 지난 8월 박상천총무와는 김총리해임결의안 표결처리 문제로 인해 “이 ××, 나이도 나보다 어린데 그러면 안된다”(박총무) “부하 검사 데리고 총무회담 하느냐. 너 같은 ×× 때문에 정치 못하겠다. 혼자 다해 먹어라”(이총무) 등의 극언을 주고받았다. 또한 지난 3월에는 경기 시흥지구당 임시대회 축사를 통해 “고 제정구의원은 김대중대통령에게 억압받다가 속이 터져 얻은 ‘DJ 암’ 때문에 떠났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신범의원

이신범의원은 ‘국회 529호실’ 의혹을 제기한 이후 ‘총풍’ 사건에서 ‘장석중씨 현 정부 대북 밀사설’ ‘정부-현대 대북 밀착설’ 등을, ‘문건’ 사건에서는 ‘문일현씨 청와대 고위직 접촉설’ 등 수없는 ‘설’을 유포시키는 혁혁한 ‘전과’를 자랑했다. 이 과정에서 숱한 독설들이 나왔다.

●이규택의원

이규택의원 역시 지난해 9월 당의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76세나 되는 분이 사정, 사정하다가 내년에 변고가 생길까 우려된다”는 낯뜨거운 저질 발언으로 일약 ‘스타’ 대열에 올랐다. 이의원은 이후에도 잇따라 험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사철의원

한나라당 대변인인 이사철의원은 역대 야당 대변인 중 가장 입이 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회의 국창근의원과의 입씨름에서 보듯 그가 지금까지 한 국회발언이나 야당 대변인으로 내놓은 성명문안을 보면 극한적이고 선동적인 발언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김홍신의원

김홍신의원은 지난해 5월 지방선거 지원유세 중에 “김대통령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사람이 죽으면 염라대왕이, 잘못한 것만큼 그 사람을 바늘로 뜨는데 김대통령과 임창렬후보는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사람들을 너무 많이 속여서 공업용 미싱으로 더럭더럭 박아야 할 것이다. 거짓말의 인간문화재가 바로 김대통령이다”고 듣기만 해도 섬뜩한 독설을 내뿜었다.

●정형근의원

정의원의 ‘빨치산 발언’은 15대 국회 험구목록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문제발언. ‘문건 정국’으로 인해 파행중인 국회를 더 공전시키는 발언이라 할 수 있다. 11월4일 한나라당 부산 집회에서 정의원이 “없는 사실을 악의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무슨 수법인가. 공산당의 전형적인 선전선동 수법이자, 지리산 빨치산 수법이다”고 살벌한 독설을 내뿜었고, 이 독설을 놓고 이회창총재가 그 다음날 “아니면 됐지, 뭘 그러나”고 옹호발언을 한 것이 결국 여야를 극한 대치로 내몬 것. 물론 국민회의 이만섭권한대행이 정의원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을 의회정치의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 역시 여당대표로서 적합치 못한 발언이었다. 이 때문에 11월5일 국회 국방위에서는 “군이 빨치산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냐. 군과 통치권자를 그렇게 비난한 것은 미친놈의 말이 아니냐”(국민회의 안동선의원)는 맹비난이 터졌고, 이에 따라 “사과하라” “못하겠다”는 양측의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이 벌어져 결국 정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11월9일 한나라당 수원집회에서도 “대통령이 얼마나 거짓말을 많이 하면 공업용 미싱이 필요했겠느냐”(김문수의원) “공산당식이라고 해서 잡아 넣겠다면 히틀러식이라고 하면 어떨 것이냐”(이신범의원) 등 ‘막말’이 봇물터진 듯 쏟아졌다. 정치가 정책보다 감정적인 말싸움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한심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예다.

●김영삼전대통령

최근 들어 김전대통령이 김대중대통령을 향해 던진 말들은 그가 과연 대통령을 지낸 분이 맞느냐는 의문이 들 정도라는 비판이다. 그는 “김대통령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거짓말정권 독재정권 정치보복 부산죽이기 장기집권음모종말 등의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한다. 11월10일에는 언론문건사건과 관련해 “현 정권의 언론장악음모를 보면서 히틀러와 같은 파쇼 정권이나 스탈린과 같은 공산독재정권의 만행을 다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정권교체 직후 “요즘 교도소는 경상도 말이 표준어”(박희태의원) “서쪽의 서인이 동쪽의 동인을 마구 잡아들이는 무인사화(戊寅士禍)”(정형근의원) 등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하긴 전직 대통령들부터 ‘주막 강아지’ ‘골목 강아지’ 논쟁을 벌였던 형국이니, 정치권 선배로부터 배운 것이 무엇인지 알 만도 한 일이다.

지난 9월 ‘평화를 위한 국회 종교의원 모임’에서 여야 의원 30여명은 ‘평화 국회를 위한 10가지 제언’을 통해

△국회가 모든 회의의 모든 모범이 되도록 한다 △국회의원은 진실을 말한다

△정당한비판은 하되 상대방을 자극하는 발언을 삼간다 △국회 발언은 인내를 갖고 경청한다

△폭언과 실력행사를 삼간다

△스스로의 언행에 책임을 진다

△국민의 대표로서 품위있고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한다

등의 원칙을 결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파행과 정쟁으로 점철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15대 국회에서 이런 행동강령들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됐다.



주간동아 210호 (p22~23)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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