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7

2016.07.20

기업

농협상호금융··· 新기술·新경영으로 금융 모범 되다

‘음성인식 송금’ 맞춤형 핀테크 ‘NH콕뱅크’ 출시…非이자이익 중심으로 수익구조 새판 짜기

  • 김민철 자유기고가 weekly@donga.com

    입력2016-07-19 14: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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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년 전통의 농협상호금융(대표이사 허식)이 첨단 금융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경영구조 개선 노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핀테크(FinTech)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와 선진적인 손익구조 개선으로 그동안 각 지역에서 굳어진 ‘시골마을 저축기관’이란 인식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것.  

    농협상호금융은 1969년 고질적인 농촌 고리채 문제를 해소하고자 설립된 이래 지난 47년간 전국 지역 농·축협의 금융업무 지도 및 지원, 농·축협 여유자금 운용 등의 업무를 담당해왔다. 2012년 농협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으며, 현재는 전국 1131개 농·축협, 4625개 지점을 통해 농촌밀착형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사업도 펼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 農心 담은 ‘NH콕뱅크’

    농협상호금융이 6월 22일 임직원 대상 시범 서비스를 거쳐 7월 9일 정식으로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한 ‘NH콕뱅크’는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첨단 금융서비스다. NH콕뱅크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꼭 필요한 금융서비스만 ‘콕콕’ 뽑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뱅크로, 콕(CoK)은 대한민국 농업협동조합(agricultural Cooperatives of Korea)이란 뜻을 가지며 국내 금융권에선 최초로 인공지능(AI) 핵심 기술인 음성인식기술을 스마트폰 금융서비스에 접목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농협상호금융의 NH콕뱅크는 농심(農心)을 담은 고객맞춤형 서비스이기도 하다. 농사일에 바쁜 농업인과 어르신 등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고객도 공인인증서 없이 핀번호만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 더욱이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5가지 서비스는 ‘인하우스 방식’을, 여타 범용서비스는 ‘오픈플랫폼 방식’을 채택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확장성과 범용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특히 ‘간편 송금’ 기능은 수취인 이름과 보내는 금액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송금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는데,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반의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다. 농사 일로 항상 바쁜 농업인에게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은행 업무가 가능하도록 한 것. 농협상호금융 측은 “농업인의 투박한 손을 생각하며 이 서비스를 개발했다”며 “좀 더 편리한 서비스로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농협상호금융의 고객 지향적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NH콕뱅크 출시 당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음성송금을 직접 시연해본 후 “말하는 것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이 농업인과 고령층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꼭 필요한 고객맞춤형 핀테크서비스”라고 입을 모았다. NH콕뱅크를 통한 간편 결제 및 간편 송금은 일일 30만 원까지만 가능하며, 고객의 전자금융거래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의심거래를 차단하는 ‘FDS(Fraud Detection System)’를 상시 가동하는 등 거래 안전성도 확보했다.

    농협상호금융은 농업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NH콕뱅크에 농산물 유통·결제 기능을 추가하고 지역사회 커뮤니티 기능을 개발해 지역밀착형,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으론 최신 핀테크 기술을 확장해 1100만 명이 넘는 농협스마트뱅킹 가입자를 대상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핀테크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한편, 지역 농·축협의 비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 노력도 성과를 보이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비이자이익이란 예대마진으로 벌어들이는 이자를 제외한 은행 수익을 가리키는데, 농협상호금융은 비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 작업이 저성장·저금리로 대표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지역 농·축협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과정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 금융기관들은 전체 손익의 35% 이상을 비이자이익 사업에서 창출하는 데 반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예대마진 의존도가 높으며, 특히 6월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1.25%)되는 등 장기화하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예대마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협상호금융은 이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2016년을 ‘상호금융 손익구조개선 원년의 해’로 삼아 비이자이익 사업을 중심으로 한 건실한 수익구조를 갖출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해 15% 수준이던 비이자이익 비중을 올해 말까지 20%로 늘리고, 2019년에는 40%로 확대한다는 게 목표. 



    2019년 비이자이익 비중 40%로 확대 목표

    비이자이익 사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전국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매월 전국 지역본부 및 지역 농·축협과 함께 전략회의를 갖고 교육도 하는 한편,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부서장 이상 임직원은 일선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시대 개인 금융자산이 보험자산으로 이동할 것에 대비해 보험자산 증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보험정책 변경과 카드수수료 인하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보험·카드·e금융 등 각 사업의 성장을 발판 삼아 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

    이런 노력 덕에 전체 신용손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올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6월 말 현재까지 비이자이익 실적은 6315억 원으로, 이는 올해 목표인 1조3700억 원의 46%에 해당하는 성과다. 5월 비이자이익이 전월보다 1155억 원, 6월에도 1136억 원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해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는 게 농협상호금융 측 분석이다.

    허식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는 “농협상호금융은 농업인을 비롯한 모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지난 47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관계형·지역밀착형 금융을 강화하는 한편, 업무프로세스를 더욱 개선하고 고객 니즈에 맞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인은 조합원들과 함께 계나 두레로부터 시작된 우수한 전통을 사업적으로 잘 계승해왔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 어렵게 키워온 시스템과 인적자원을 협동조합은 물론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에 공급해 금융산업 발전을 이끈 역사가 있다. 이러한 소명의식이 뉴노멀과 핀테크로 대표되는 오늘날 금융환경 변화 속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NH콕뱅크 출범과 수익구조의 선제적 개선을 기회로 농협은 새로운 환경으로 또 한 번 먼저 나아가는 선도 구실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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