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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최대 690배 이득”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낮아

전문가 5人이 말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팩트’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백신 접종 최대 690배 이득”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낮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부작용에 시달리면 어쩌죠. 다른 백신보다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낮은 것은 아닌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과 예방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근육통, 발열 같은 부작용을 겪은 이들이 나오는 데다, 일부 접종자의 사망이 백신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 다른 제조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선호하는 기류도 있다. 이를 두고 의학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WHO(세계보건기구) 승인을 받았다. 부작용 우려가 접종 거부로 이어져 집단면역 형성이 지연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백신 접종, 코로나19 막을 최선의 방법”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예방 백신. [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예방 백신. [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이재갑 한림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코로나19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가족과 동료,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기도 하다”며 “백신을 맞은 이는 대부분 주변 사람들에게 접종을 권한다고 한다. 접종 후 부작용이 우려보다 크지 않다고 느끼고, 심리적 안정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가 5월 3~7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회원 의사 1704명(90%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8.2%가 “주변 사람에게 접종을 추천한다”고 응답했다. “몸살 기운 등 부작용이 심하지 않고 그 기간도 반나절 정도에 그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백신을 맞은 의사 중 약 3분의 2는 부작용 정도를 0~4단계(0이 가장 경미함) 기준 0~2단계라고 답했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우려는 주로 희귀 혈전(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피 덩어리)증에 대한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젊은 접종자에게 부작용이 일어날 개연성이 비교적 높아 네덜란드·스페인·아일랜드(60세 이상), 캐나다·프랑스(55세 이상), 영국(40세 이상), 한국(30세 이상) 등에선 일정 연령 이상을 중심으로 접종되고 있다. 다만 희귀 혈전증이 나타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이 4월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희귀 혈전증이 발생한 빈도는 100만 명당 3.5~6.5명꼴이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 검토에 따르면 5월 17일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19 백신 1·2차 접종자 약 470만 명 중 1명에게서 ‘뇌정맥동 혈전’이 발생했다. 이마저도 EMA가 제시한 희귀 혈전증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백신과 인과관계가 인정된 국내 사망 사례는 전무한 상황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혈전 부작용은 해외보다 국내에서 발생 빈도가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과 달리 한국은 국민의 의료기관 접근성도 높다.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이 있어도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리스크’보다 월등히 크다. 4월 11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위험 대비 이득’을 추산해 발표했다(그래프 참조).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았을 때 희귀 혈전으로 인한 예상 사망자보다 예방 가능한 코로나19 사망자가 얼마나 많은지 견준 것이다. 연령별 위험 대비 이득은 각각 80대 이상(690.3배), 70대(215.5배), 60대(42.1배), 50대(10.7배), 40대(3.1배), 30대(1.7배), 20대(0.7배) 순으로 높았다.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위험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가 최소 1.7배에서 최대 690.3배 높은 것이다.

취재에 응한 전문가들의 중론도 “혈전증 부작용에 대해 면밀한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지만 발생 빈도가 그리 높지 않다.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이점이 더 크다”는 얘기다.

최은화 국가예방접종전문위원장(서울대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혈전은 평소에도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생성될 수 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혈전은 평범한 혈전이 아닌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장애’ 등 희귀 혈전증”이라며 “희귀 혈전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전체 접종자 수에 비하면 극히 낮다. 희귀 혈전증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부각돼 백신 접종의 이점이 주목받지 못하는 듯하다”고 짚었다.

“위험성 지나치게 부각”

유진홍 대한감염학회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혈전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부인할 순 없으나 발생 비율이 100만 명 중 6.5명 정도로 추산되기에 접종에 따른 이익이 더 크다”며 “당장 아스트라제네카 위주로 백신을 확보했다면 그것에 맞는 현실적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 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고령자 접종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60대 이상 고령자는 26.9%이나 사망자 중 비중은 95%에 달했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60대 1.12%, 70대 5.77%, 80대 18.84%로 나타났다(이상 5월 17일 기준). 백신 접종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국내 60세 이상 백신 접종자 중 89.5%(아스트라제네카 86.3%, 화이자 92.8%)가 1차 접종 후 2주 이내에 감염 예방 효과를 보였다. 사망 예방 효과는 100%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과대학 호흡기내과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자는 코로나19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으로 중증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반면,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사망률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접종률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상혁 부회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면 통증이 심한 편이다. 원래 백신은 ‘조용한 면역반응 항체 형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정부가 접종 전 국민에게 이런 사실을 잘 알리고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교수도 “이스라엘의 경우 일부 보수파 유대교도가 접종을 거부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와 의료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 설득해 접종하도록 유도했다. 한국 정부도 백신과 관련한 국민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1290호 (p50~52)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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