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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성장 트렌드 ‘그린 에너지’

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방식 혁신으로 산업경쟁력 강화 지원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글로벌 성장 트렌드 ‘그린 에너지’

[GettyImages]

[GettyImages]

무공해 에너지인 ‘녹색전력’이 글로벌 성장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RE100’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국가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녹색경쟁력을 추구하며 환경친화적인 시장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약속을 담고 있다. 2014년 국제 비영리 환경 단체인 The Climate Group과 탄소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ure Project) 위원회가 함께 개최한 뉴욕시 기후주간(Climate Week NYC 2014)에서 처음 발족했다. 

2020년 8월 기준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 242개에 달한다. 2018년 글로벌 컨설팅 업체 캡제미니의 디지털 혁신·전환 컨설팅 유닛인 Capgemini Invent가 발표한 ‘RE100 기업들은 어떻게 경쟁사를 뛰어넘었는가’ 연구를 보면 보다폰, 소니, RBS 등 당시 RE100에 가입한 152개 기업이 3500개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평균 이상의 재무적 성과를 거둔 사실이 확인된다. 순이익률과 세전영업이익 모두 높게 나타났는데, 두 그룹 간 실적 차이는 0.3%p에서 많게는 7%p 이상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RE100 재생에너지원과 재무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증명해내지는 못했지만 탄소 배출 감축이 에너지 비용을 감소시키고 기업 평판을 개선하는 등 폭넓은 사업적 이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100% 재생에너지 사용 약속

청정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산업과 기업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애플, 구글,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자 기업에 RE100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RE100 회원사는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원 사용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목표 달성을 위해 자가 재생에너지 발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간접 전력구매계약 또는 그린타리프(재생에너지 구입을 위해 유틸리티 기업과 체결하는 전력구매계약) 활용, 녹색 요금제 등의 방안 활용과 함께 공급자 기업에도 앞의 방식을 통해 재생에너지원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했다는 증빙 제출을 요구한다. 

지난 7월에는 애플의 공급자이자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가 2050년까지 전 세계 공장의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것을 발표했다. 애플이 2030년까지 탄소중립(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배출한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히자 일주일 만에 RE100 가입을 결정한 것이다. TSMC는 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920MW)의 PPA를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TSMC는 향후 20년간의 고정 비용을 보장받고, 200만톤 이상의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녹색전력은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적극적인 실천 노력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이끌면서 에너지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 솔라의 주가는 8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5년 만에 최고가를 갱신했다. 대만 시장에서도 TSMC의 지휘 하에 태양광 산업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8월 태양광 모듈과 셀 제조업체인 유안징의 주가가 8.5% 상승했다. 



또한 오늘날 PPA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이며 대형 기업들은 마이크로 그리드(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한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를 소지역 특성에 맞게 적용한 것), ESS(에너지 저장장치), DR(수요반응 자원) 같은 혁신적 솔루션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런 전환은 공급자 측에도 영향을 미쳐 유틸리티 기업 중 향후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곳이 디지털 혁명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과 산업의 청정에너지 전환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의 경우 에너지 집약적 산업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국제적 기후 보호 목표 달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독일의 기후 중립적 산업 부문 구축을 위한 혁신 전략 개발에 애쓰고 있는 IN4Climate은 독일 내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하고 전기 및 전기 기반 에너지 운반체 수입을 통해 산업 부문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반드시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것, 그리드 확장과 저장기술 등 개선을 통해 공급 및 시스템 안전성을 확보할 것, 정부의 지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 등 3가지를 산업 부문의 성공적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조건으로 제시했다.


산업부, 국내 RE100 이행 지원

우리나라에서도 그린뉴딜 성과 창출을 위한 재생에너지 제도 혁신이 추진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해외 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재생에너지를 선택적으로 구매하는 제도가 없어 RE100 캠페인에 공식적으로 참여 중인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에너지·자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2일 ‘그린뉴딜’ 정책간담회를 개최,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3020 이행 계획)을 점검하고 RE100 이행 지원 방안 등의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020 이행 계획은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7%대에서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임에도 3020 이행 계획 수립 이후 재생에너지가 속도감 있게 보급되면서 2019년에는 태양광 세계 9위(누적 11.GW, IEA)를 달성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7월까지 이미 올해 재생에너지 설비 목표치인 2.5GW를 보급하는 등 3년 연속으로 3020 이행 계획상의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이 같은 설비 보급에 힘입어 태양광 국산 비중은 2017년 73.5%에서 2019년 78.4%로 증가하고 셀 수출은 2017년 9800만 달러에서 2019년 3억6000만 달러로 확대되는 등 재생에너지 사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한 2018~2019년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국내 기업이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 최초 해상 풍력 단지인 제주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왼쪽)와 풍력과 더불어 주요 재생에너지원인 태양광.  [사진 제공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국내 최초 해상 풍력 단지인 제주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왼쪽)와 풍력과 더불어 주요 재생에너지원인 태양광. [사진 제공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도 재생에너지는 경기 부양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그린뉴딜 대책에서 2025년까지 태양광 및 풍력 설비가 2019년 12.7GW의 3배 이상이 되도록 목표를 상향했으며, 그린뉴딜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방식을 혁신하는 한편 시장 확대가 우리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기술혁신 지원 및 제도 개선에 힘쓰고 있다. 

정부는 국내 RE100 이행을 위해 크게 3가지 틀에서 지원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다양한 이행 수단을 마련해 기업 등 전기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녹색 프리미엄제, 인증서(REC) 구매, 제3자 전력거래계약(PPA), 지분 투자, 자가 발전 등 5가지 재생에너지 구매·사용 방안을 마련하며, 에너지공단이 RE100 지원기관으로서 이행 수단별 재생에너지 구매·사용 실적을 추적하고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경우 녹색 프리미엄제를 제외한 이행 수단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연계해 인정하기로 협의했다. 원래 RE100 캠페인은 연간 100GWh 이상을 소비하는 전력 다소비 기업이 대상이나, 정부에서는 연간 100GWh 미만을 소비하는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도 재생에너지 구매가 가능하도록 해 공공기관이 RE100 캠페인 확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주간동아 1260호 (p58~60)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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