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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롯데백화점 강남점 임대료 좀 받아볼까

롯데리츠 상장 앞서 투자자 관심 증폭…“홈플러스 리츠 실패와 다르다” 주장

롯데백화점 강남점 임대료 좀 받아볼까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시장에 나온다. 롯데리츠가 상장되면 누구나 투자 가능하고 임대수익에 따른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박해윤 기자]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시장에 나온다. 롯데리츠가 상장되면 누구나 투자 가능하고 임대수익에 따른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박해윤 기자]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위용을 드러낸다. 강남구 대치동 한복판에 자리한 백화점답게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이곳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롯데슈퍼, 롭스 등 5개 법인을 거느린 롯데쇼핑의 핵심 자산 가운데 하나다. 

롯데쇼핑은 알짜 점포인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리츠 형태로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리츠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주식 배당금 등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통상 수천억 원이 넘는 대형빌딩 매입은 개인이 뛰어들기에는 덩치가 크다. 이때 리츠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가 함께 간접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 직접투자하는 것에 비해 관리가 용이하고, 세금 부담도 덜 수 있어 해외에서는 이미 리츠 투자가 활성화돼 있다. 또한 리츠는 결산 때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최소 90%를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된다. 

롯데쇼핑은 강남점을 롯데리츠(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한다. 현물출자 금액은 4249억 원 규모다. 롯데쇼핑은 강남점을 넘기는 대신 롯데리츠로부터 현금과 주식을 받는다. 롯데리츠는 강남점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과 주식시장 상장을 통한 신주 발행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확보한다. 이 자금으로 롯데쇼핑에 강남점 매입 자금을 지불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로부터 매각 대금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주식으로 받을 예정이다. 롯데쇼핑 측은 정확한 비율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의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매각 대금의 30% 안팎을 주식 형태로 보유할 것이라고 본다. 롯데쇼핑은 나머지 70%에 해당하는 3000억 원가량을 현금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깔고 앉은 부동산 자산, 리츠로 현금 유동성 높여

5월 14일 롯데리츠는 국토교통부(국토부)로부터 설립인가를 획득했다. 설립 자본금은 50억 원, 주주 구성은 롯데쇼핑 100%, 자산운용기관은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인 롯데AMC다. 롯데AMC는 이미 3월 26일 국토부 본인가를 받아 설립됐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강남점을 빌려 쓰는 조건으로 롯데리츠에 매년 임차료 약 220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 

롯데쇼핑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홍보기획실 관계자는 “투자자 처지에서는 어떤 매물이 나올지가 관심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롯데쇼핑 보유 점포 중에서도 알짜고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이번에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다면 추후 강남점뿐 아니라 백화점, 마트 등 여러 점포를 추가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은 쇼핑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과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 실시간 배송으로 무장한 온라인 쇼핑이 소비자를 흡수하다 보니 전통적으로 쇼핑 메카로 꼽히던 백화점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백화점에서 입어보고 온라인으로 결제하라’고 마케팅하는 의류회사도 적잖다. 백화점 매장을 쇼룸으로만 운영하는 곳이 늘 정도로 백화점의 위상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이러한 트렌드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77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가량 줄었다. 롯데슈퍼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3.2% 줄었고, 영업적자는 175억 원 발생했다. 롯데쇼핑이 백화점 점포뿐 아니라 마트와 슈퍼 등 알짜 점포를 추가적으로 현물출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롯데쇼핑 “확고한 오너 경영체제로 실패 없을 것”

5월 21일 찾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평일 낮 시간임을 감안해도 고객이 적은 편이었다. [정혜연 기자]

5월 21일 찾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평일 낮 시간임을 감안해도 고객이 적은 편이었다. [정혜연 기자]

5월 21일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찾았다. 자녀를 등교시키고 여유로운 낮 시간에 백화점을 찾아 쇼핑을 즐기는 주부가 많으리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여성의류 코너는 대부분 한산했고 남성의류, 아동의류 코너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나마 지하 식품 코너와 식당가를 찾은 주부들이 눈에 띄었으나 복잡할 정도는 아니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비교하자면 규모 면에서 작고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없어 타깃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강남구 일원동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주로 식사하러 가거나 급하게 아이들 옷이 필요할 때 찾는 곳이다. 명품을 보려면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 간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명품 브랜드라고는 토리버치와 코치밖에 없어 딱히 자주 방문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롯데리츠 수익률에 의문을 갖는 이가 적잖다. ‘리테일의 위기’가 도래한 시점에서 오프라인 임대 수익이 줄고 있는 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이익이 될까 하는 것.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쇼핑이 국내 3대 리테일 회사인 만큼 매년 임차료는 꼬박꼬박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 수익이 몇 %가량 나올지가 관건이다. 또한 임대계약 완료 이후의 향방도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강남점은 입지 자체는 좋기 때문에 빌딩 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도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츠가 ‘홈플러스 리츠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해 11월 홈플러스는 롯데리츠와 동일한 방식으로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했다. 홈플러스 리츠가 51개 점포의 부동산을 사들여 홈플러스에 임대하고, 투자자들에게 배당 수익을 분배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올해 3월 홈플러스 리츠는 최종 무산됐다. 1조7000억 원이 넘는 투자자금을 모으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 실제로 홈플러스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 예측 결과에서 예상 공모금액은 목표치의 절반인 8000억 원을 기록했다.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게 나오자 홈플러스는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홈플러스의 패배 원인은 지주사에 있었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사모펀드로 이미 국내에서 씨앤앰(현 딜라이브), 코웨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등 중견기업을 사들였다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홈플러스 역시 리츠를 통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고 홈플러스 펀드 만기인 2025년에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낮았다. 

반면 롯데쇼핑은 ‘오너경영 체제가 확고하다’는 점이 다르다. 롯데쇼핑은 홈플러스 리츠와 비교 자체를 거부했다. 홍보기획실 관계자는 “리츠는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장기간 보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롯데쇼핑은 경영 주체가 확실해 불안 요소가 없고, 이익 실현을 위한 회사 매각 가능성도 없다. 또 홈플러스는 마트만 소유하고 있지만 롯데쇼핑은 5개 법인을 거느린 만큼 포트폴리오도 훨씬 다양해 배당 수익 역시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9.05.24 1190호 (p20~21)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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