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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中 위안화, 국제결제 세계 4위 우뚝

11월 IMF SDR(특별인출권) 편입 유력…눈부신 글로벌 위상 강화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中 위안화, 국제결제 세계 4위 우뚝

“21세기를 지배할 결정권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다. 화폐를 통제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쑹훙빙(宋鴻兵) 중국 글로벌재경연구원장이 저서 ‘화폐전쟁’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화폐를 통제하는 국가는 기축통화(Key Currency) 달러화를 가진 미국. 미국과 더불어 주요 2개국(G2)에 올라선 중국도 자국 통화인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에 군사 개입하면서 미국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동안에도, 월스트리트는 위안화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 엔화를 제치고 세계 4위 국제결제통화가 됐다는 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각국 환거래 통신을 관장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위안화는 세계 국제결제시장에서 2.79% 비중을 기록하면서 엔화(2.76%)를 제쳤다. 달러화(44.8%), 유로화(27.2%), 영국 파운드화(8.46%)에 이어 세계 4위로 2010년 35위, 2012년 12위였던 것에 비하면 실로 격세지감이다.

바꾸고 고치고 속살 드러내가며

최근 수년 사이 각국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무역과 투자 등 각종 자금을 거래할 때 위안화를 훨씬 많이 사용했음을 뜻한다. 최근 들어 중국과 거래하는 각국 기업의 수출입 계약서엔 ‘필요한 경우 위안화로 결제한다’는 문구가 자연스럽게 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은 부쩍 높아졌다. 2012년만 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26개국 가운데 위안화 결제 비중이 10% 미만인 나라가 19개국에 달했지만 올해는 9개국으로 줄었다. 2013년 12월만 해도 중국은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 등 4개국에서만 위안화 청산 결제은행을 운영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11개국이 추가됐다. 전 세계에서 위안화를 사용해 결제하는 금융기관은 지난해보다 14%가 늘어난 1700여 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32개 국가와 지역의 중앙은행 또는 통화당국과 양자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앞으로 통화스와프 협정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런민은행은 10월 8일부터 국내외 19개 금융기관에 국경 간 위안화 청산·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에 참여하는 은행은 중국의 11개 은행과 HSBC(영국), BEA(홍콩), 시티뱅크(미국) 등 8개 외국 은행들이다. CIPS는 위안화의 결제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 각국이 위안화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유도하고자 런민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CIPS 도입은 중국이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SDR는 IMF 회원국이 외환 부족 등 위기에 직면했을 때 IMF로부터 무담보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일종의 가상 국제준비통화다. 금과 달러의 한계를 보완하는 제3의 세계화폐라고도 부른다.

IMF는 회원국들의 출자비율에 따라 인출할 수 있는 SDR를 배분한다. IMF는 애초 1SDR=금 0.888671g을 기준으로 가치를 매겼지만, 금의 기능이 축소되면서 1974년 16개 통화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을 만들었다. 하지만 무역결제 빈도가 낮은 통화들이 포함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자 81년 5개 통화(달러화, 엔화, 독일 마르크화, 프랑스 프랑화, 파운드)로 바스켓을 축소했다, 유로화가 출범한 후인 2001년부터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4개 통화로 바스켓을 운용해왔다.

통화 바스켓의 구성과 가중치는 IMF가 5년마다 표결로 결정한다. 2010년 말 정한 각 통화의 가중치는 달러화 41.9%, 유로화 37.4%, 파운드화 11.3%, 엔화 9.4%. 한 나라의 통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된다는 건 IMF가 이 통화를 국제적으로 공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정국가 통화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SDR 통화 바스켓 포함이 사실상 전제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2010년 IMF에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IMF는 위안화가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통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와신상담해오던 중국은 11월 중 열릴 IMF 집행이사회에서 위안화를 SDR에 편입해달라고 재차 요청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각종 개혁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중국이 IMF의 특별공시기준(SDDS)을 도입한 것을 들 수 있다.

오바마 향한 시진핑의 구애

中 위안화, 국제결제 세계 4위 우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운데)가 2014년 12월 1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열린 ‘원-위안화 은행 간 직거래시장 개장’ 기념식을 마친 후 모니터를 통해 원-위안화 거래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SDDS는 IMF가 국제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려고 1996년 회원국의 경제, 금융 관련 통계를 일정 형식에 맞춰 공시하도록 한 제도다. 중국은 그동안 주요 경제지표를 부풀리는 등 통계를 조작해왔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IMF에 외환 보유 내용(포트폴리오)을 사상 처음으로 보고하는가 하면 2009년 4월 이후 6년 넘게 공개하지 않았던 금 보유량을 월간 단위로 밝히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또 자국 외환거래시스템(CFETS)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를 연계해 미국 투자자들에게 외환시장을 개방할 계획이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다면 중국의 글로벌 위상은 한층 더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 전략의 1차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기 때문. IMF는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SDR 통화 바스켓 구성 변경 여부를 결정하되, 현 SDR 통화 바스켓을 내년 9월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하는 것을 지지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쪽이다.

IMF의 주요 의사나 정책 결정은 회원국 쿼터(출자할당액)별로 총투표수의 85%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미국이 19.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분율은 IMF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의 크기, 다시 말해 투표권 비중을 말한다. 투표권 비중을 보면 미국 16.74%, 일본 6.23%, 독일 5.81%, 영국과 프랑스 각 4.29% 등이다. 반면 중국의 투표권 비중은 아직 3.8%에 머물러 있다.

결국 IMF 집행이사회의 결정은 미국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렸다. 중국이 당분간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되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일단 지지한다고는 했지만 IMF 집행이사회에서 결정이 나올 때까지 속단하기는 이르다.

IMF가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하면 위안화 가중치는 전체 바스켓에서 14%를, 기존 통화를 대체해 들어올 경우 16%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되더라도 당장 기축통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위안화의 완전태환과 환율, 금리자유화 등 중국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통화전쟁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울렸다는 사실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주간동아 2015.10.19 1009호 (p60~61)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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